장안사.
아침식사후 설겆이를 하는 중에,전화를 받았다.
내일 장안사 놀러 가자고.
나물반찬이 맛있는 식당이 있단다.
일단 찬성을 해놓고,
만나는 시간은 단체방에서 조정을 하다가 10시 반으로 신자네 집앞에서 만나기로 정했다.
추석 전 한달간 일정으로 미국여행을 간다고 서울에서 출발전날 통화를 했었는데,
언제 돌아왔는지 연락도 없더니,이제야 만나자고 하네.
직장 다니는 아들은 연휴 후에 곧장 귀국하고,며느리와 손자 손녀를 데리고 돌아다녔단다.
신자는 1988년에도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아들 딸 데리고 한달간 미국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다.
세계 곳곳 많이 다녀서 프로 여행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베테랑이다.
신자,애숙,순희 그리고 나.
학생때부터 서로 집에도 놀러 갔으니,무척 오래된 사이다.
결혼할 때, 미모가 큰 몫을 차지했던 세사람과는 달리
지극히 평범했던 나는, 같이 있으면 피해를 보는 존재였는데,
60대 중반을 넘긴 지금은 비슷하게 늙어가는 얼굴이 되었다.
처녀의 똑똑함과 외모만 보겠다는 시아버지의 조건에 가장 잘맞는 신자는,
(아버지 안계시고 집안은 어려웠지만)시모부와 총각의 맘에 들어,선을 보자마자 청혼이 들어왔었다.
자수성가해서 회사를 운영하시던 시아버지 덕분에 평생 풍족하게 산다.
영화배우 같았던 애숙이는,
고등학생때부터 대문앞에 꽃을 들고 선 남자들 때문에,
대학생이 되어서도 데이트도 못해보는 남자 기피증이 있었다.
내가 소개팅을 두번이나 주선했건만,남자가 너무 매달리는 바람에 사귀지 못했다.
키 크고 무척 잘생긴 남자를 만나 결혼했는데,
딸과 아들이 서울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할 정도로 미녀 미남이다.
딸은 미모로 결혼을 잘했다.
아들은 대학 다니면서 삼성휴대폰 광고에 조연으로 출연한 적도 있다.
순희도 자기 미모에 자신감이 충만한 젊은시절을 보냈고,
어려움 없는 평탄한 생활이어서, 지금도 외모에 자신 있는 듯.
남편은 은행지점장으로 퇴직했으나, 상속을 받은 김해 논밭이 주택지가 되어,노후가 편하다.
내일 만나면,
어떤 이야기가 쏟아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