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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있은 일.

그레이스 ~ 2020. 1. 2. 13:01



1월 1일부터 수영장에서 재활운동을 할꺼라고 결심했으니,

어제 오후 4시 40분 쯤 집을 나섰다.

호텔에 가서 가방에서 수영복을 꺼내다 보니 새로 산 킥보드를 안가지고 왔다.

발차기가 주 운동인데 킥보드를 안가져 왔으니... 망했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물속에서 걷기라도 해야지 싶어서,

래쉬가드(긴팔과 반바지)안에 요가복 긴바지도 입고,수영장에 갔더니 왠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지...

안내요원에게

겨울에 야외 수영장에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했더니,

1월 1일이라고 호텔 객실손님이 많아서 그렇단다.

전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엄마와 아빠들이다.

아주 드물게 아가씨와 청년도 있었지만.


물속에서 걷기 15분을 하고,

여자 사우나로 가서 목욕을 하고 가운을 입고 파우더룸에서 머리를 말리고,

옷을 갈아입으러 라커룸으로 가서 보니... 맙소사,이번에는 갈아입을 새 팬티가 없다.

매일 목욕을 오면서 갈아입을 팬티를 하나 더 넣어 오는데,

수영장 - 수영복만 머리에 꽉 차서 다른 건 다 잊어버렸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는 상황이다.

킥보드도 안 가져 오고 여분의 팬티도 안 가져 오고...한심하고 기가 막히고...



지난달 17일 즈음이었나 아침에 과일과 빵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씹을 수 없을만큼 턱관절이 아팠다.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서 잠시 멈춰 있다가, 아줌마가 눈치 못채게 먹는 시늉만 하고 일어났다.

오후에는 조금 괜찮아져서 조심스레 음식을 먹었고,

약간의 불편을 느끼는 정도여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넘겼는데,

부산 와서도 더 좋아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말겠지 했으나 입을 벌리는 것도 힘들어져서야 칫과에 전화했더니,

연말이라고 예약이 밀려서 안되겠다고 1월 2일에 오라고 하네.

왼쪽으로 씹을 수 있으니 이틀 더 넘겨서 오늘 오전 9시 30분 약속시간에 갔다.

턱관절 이상으로 고생한 사람을 봤기에 걱정이 많았는데,

관절이 잘못된 건 아니고 턱관절 주변의 근육통이라고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초음파 치료와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는데 상당히 아팠다) 저주파 치료를 하고,

근육통치료약을 처방 받아서 왔다.

아침을 굶었으니 서둘러 먹는 걸 챙기는 나를 보더니, 앉아서 먹고 있으라며

남편이 계란 프라이를 해주신다.

 

10년 전에 1월에 결혼식 참석하러 서울 갔다가

택시가 드문 어느 성당앞에서 오래 서 있었더니 발등에 동상이 걸려 겨울만 되면 저리고 아파서 고통이다.

발목까지 덮이는 밍크코트를 입어서 몸은 따뜻했으나 스타킹 한겹에 구두 신은 발등은 완전히 얼어 버렸다.

밤마다 발등이 지글거리면서 시리고,

고관절 뼈가 어긋나서 걷거나 일을 하면 아프고,

허리 때문에 책상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그것도 모자라서 턱관절까지 통증이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거나,

몸이 아픈 게 두,세가지 겹친다거나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참으로 신기하게도 나는 거의 짜증을 안내는 편이다.

의식적으로 참는 게 아니라,나이가 이만큼 되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나를 위로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쁜 일이 일어나도,괴로워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미 벌어진 일이니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성격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