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로 짐이 오다
서울 가는 중에 자동차에 실려 있던
가방이며 옷이며 내가 신었던 구두며 ...물품들을
전부 큰아들네로 갖다 놨었다
그 걸 종이박스에 나눠 담아 우체국 택배로 부쳤다면서
어제 며느리가 사진을 보냈다
그 중에서 가장 필요한 건 노트북이다
사고 이후 휴대폰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오늘 저녁부터는 노트북으로 편하게 글도 쓰고
이웃 블로그에 갈 수도 있겠다
조금 전에 현관앞에 두고 간다는 문자가 왔는데
문 밖에 있는 줄 알면서도
무거운 걸 들 수가 없어서 남편의 도움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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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20.02.07 02:58
오후 늦게 남편이 와서 짐을 옮겼어요
노트북을 이층으로 가져 왔는데...
저녁에는 하루 중 가장 힘이 듭니다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근육통 때문에 근육이완제를 먹고
일찍 자리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합니다
그래서 쓰고싶은 내용이 있어도
밤에는 아무것도 못쓰게 되는군요
밤중에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서
불을 켜놓고 댓글을 씁니다
뉴스도 찾아보고요
지금부터 아침까지 깨어 있을 수 없으니
불을 끄고 다시 잠을 청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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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진통제를 드셔야 합니다.
답글
저도 그저께 대상포진 약을 이제 안 먹어야지 하면서 하루를 쉬었더니..
어제 열이 올라서 컨디션이 안 좋았어요.
조제문을 살펴보고, 해열진통제가 들어 있다는 걸 알았네요.
약을 지금 4주째 먹고 있는데...너무 오래 먹는다고 의사 친구가 뭐라해서 안 먹으려고 했더니..
어제 저녁에 약 먹고 대번 열이 내렸답니다.
완전하게 낫질 않았는지..이마에는 수포 흉터가 남았고,
머리 속은 덜 아픕니다.
짐 풀면서 혹시 울지 않으셨어요??
벌써 한 달 전의 일이네요.
속상한 일은 빨리 잊어버리세요.
이젠 낫기만 하면 됩니다.
화이팅하세요~~~~~!!-
그레이스2020.02.07 15:01
진통제 부작용 때문에 끊고 싶었는데,3일 안먹었더니 밤중에 많이 고통스러웠어요.
그래서 아침에는 안먹고 저녁에만 다시 먹어요.
짐을 풀면서... 만감이 교차합디다.
요양병원에서 환자복 속에 입었던 내의랑 티셔츠들은 세탁해서 보냈더라구요.
며느리가 와서 다 챙겨 갔었거던요.
좀 전에 큰아들과 통화하면서
짜증내거나 투덜거리면 뭐가 달라지겠냐고...
그래서 왜 이런 일이 생겼냐고 푸념하거나 화도 안낸다고 했어요.
남편에게 비행기 타고 가자고 했었는데, 남편이 펄쩍 뛰듯이 싫다고 했었거던요.
당신이 내 말 들었으면 이런 사고가 안생겼을 거 아니냐고 하고싶지만,
그런 말 하는 자체가 남편을 괴롭히는 거니까 ... 못했어요.
일어날 사고였다면 비행기 내려서 택시 타고 가다가도 생겼었겠지요.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아줌마가 와서 청소하는 중입니다.
도움을 받아서 집이 깨끗해지니 한결 개운합니다. -
그레이스님은 상대편 배려를 하시는 심성이시라..
사실 그런 말 하고 싶죠.
남편이 요번 설에 막내 시누 집에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절 쉬고 와서는 내내 우울해져서는 심드렁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자기가 해결할 수가 없어서 슬프다..이렇게 말합니다.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고, 또 기대를 하고..
허망한 일에 저렇게 애닲아하니..
제가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부군께서도 아마 엄청 후회하실 겁니다.
생전 그런 일이 생긴다고 상상이나 하셨겠습니까?
그레이스님이 말씀 하지 않으셔도
다 아실 겁니다.
이미 생긴 일은 진짜 잊어버리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저는 곱씹고 곱씹고 혼자 설거지 하면서 흉 봅니다. ㅎㅎ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싸우니까 이야긴 안 하는데요.
그래도 한 번씩 퍼붓고 싶습니다. 헤헤 -
그레이스2020.02.07 18:09
키미님 남편분이 우울하신 이유는
듣지 않아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됩니다.
시댁 형제들의 일이라면 돈과 연관이 있겠지요
그 걸 해결해 줄 수 없어서 슬프다고 하시는 거고요.
묻지도 말고 모르척는 넘어 가세요.
나는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고나면 저절로 풀어지는 성격이어서
되풀이 곱씹고 화를 증폭 시키는 일은 거의 없어요.
그냥... 내 마음 편한 쪽으로 생각하고 넘어 갑니다.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쩌겠어요.
그나마 나는 운이 좋았다.
모든 게 잘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자기암시를 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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