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들... 보내는 준비

by 그레이스 ~ 2022. 8. 12.

 

2011년 9월 29일

 

딸만 둘이 있는 집에선 그중 하나가 아들 노릇을 하고,

아들만 둘인 집에선 그중 하나가 딸 노릇을 한다.

 

세훈이가 상냥하고 애교 많은, 그러면서 엄마 마음 달래주는 딸 같은 아들이다.

자기의 일상생활도 비교적 상세하게 얘기해주고, 의논해야 하는 일도 엄마에게는 잘 털어놓고 묻는다.

그러다 보니,

사귀는 여자애 때문에 속상하는 일도 얘기했었고...

 

"어머니는 미소가 부족해요, 제발 협조 쫌 부탁합니다"

"정색하는 표정으로 주위 사람을 긴장시키고 불편하게 하는 거 본인은 모르시죠"

그렇게 말했던 날,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다, 참작을 하고 앞으로 신경 쓸게"라고 해놓고,

앞으로 엄마에게 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앞으로는 꼭 하고 싶은 말의 핵심만 전해라."

그 애가 무슨 말을 했든 감정을 표현한 말은 전부 가지치기를 하고 뼈대만,

그것도 한번 걸러서 전해야 한다.

 

"화내고 성질부리더라, 라는 말을 듣고 내가 그 애를 미워하면 어쩌려고 그대로 전하냐?"

그 순간, 아차~! 싶었는지

"어머니 도움을 받으려고 제가 과장해서 말한 거예요~." 

열심히 변명한다.

 

아들에게

결혼생활에서 그 중간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를 들어서 설명해줬다.

 

형도, 엄마도... 니 아내의 결점은 몰라야 한다,

그리고 니 아내도 엄마와 형의 결점은 몰라야 한다.

살면서 자연스레 직접 느끼고 알아지는 건 어절 수 없지만...

 

평소에 음식을 먹다가 남으면 냉동실에 넣어두고 부산으로 내려온다.

이번에도 포장해온 갈비탕 이인분과 끓여놓고 안 먹은 김치찌개, 빵 종류... 냉동실에 제법 들었다.

그걸 보더니 세훈이가 냉동실 식품 모두 다 치우라고...

이제 아무것도 두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세훈아~~ 엄마가 먹을 거 냉동실에 넣어두는 것도 앞으로 두 달 남았다"

"그때까지만 참고 봐주라~~"

"두 달 후부터는 엄마가 너희 집 손님 아니냐? 자주 올 일도 없을 테고...

더군다나 내가 냉장고 옆에라도 갈 일이 있겠냐?"

"아~ 예~~~"

 

어쩌면... 아들은 온 집에 가득 찬 엄마의 흔적을 걱정하는 것이리라.

나도 무의식 중에 길들여진 아들 집이 내 집 같은 친숙함을 경계하려고 다짐하고 있다.

 

내가 사용하던 물건들은 다 없애라고 했다.

일부는 부산으로 택배 부치고...

 

그리고... 결혼식 이후엔 서울 다녀가시라고 연락이 오도록 거리를 둘 생각이다.

몇 번 권유를 받고 어쩌다가 가야 반갑기라도 하지.

 

이제 정말 마음에서도 떠나보내는... 둥지를 떠나... 날아가는 새 이구나.

 

많은 며느리들 하소연에...

아들을 쉽게 못 보내는 시어머니의 행동을 많이 들어서,

나는... 중심을 잡자~ 아침마다 다짐을 한다.

 

............................................................

 

육아와 교육에 대한 카테고리를 제일 먼저 체크하고

그다음 내 생각과 의견을 적어놓은 차 마시는 시간을

그리고는 작은아들 큰아들네 손주들 카테고리를 체크하고는 

 

두 아들의 카테고리는 댓글과 답글이 없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에 본문만 가져 가려다가 

어제 오늘 다시 읽어봅니다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엄마는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하는지

작은아들이 먼저 결혼해서 그때 썼던 글이 있네요 

 

2011년 2012년 두 아들의 결혼 즈음에 

그리고 그 이후에 썼던 본문에는 

대학생인 아들이 있다, 결혼 적령기의 아들이 있다 .... 많은 공부가 된다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훗날 참작을 하겠다 하고요 

그분들도 자녀들 다 결혼시켰고 손주들도 있을 텐데

어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글들을 읽다 보니 

댓글에 많은 분들의 이름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15년 전에도 댓글을 쓰셨구나 하고는 다시금 놀라게 되고요 

어느 분은

내 블로그를 결혼한 딸과 며느리에게 소개하면서 

꼭 읽어보라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말도 하셨더라고요 

그런 댓글이 있었던 것도 다시 읽어보고 알았어요 

 

많은 분들에게 한번 더 인사드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