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여행32 아버지의 사진들.2 윈저 성 뒤쪽의 15세기에 지었다는 민가주변의 건물과는 달리 한 채만 낡은 그대로 보존됨(언제였는지 기억은 못하지만 허물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조부모님이 살았던 집이 보존되어 있다는 걸 말씀드렸더니멀어도 가서 보고 싶다고 하셔서 찾아갔었다다세대가 살았던 좁은 서민 아파트이었던 듯 조부모의 묘지가 있는 교회 세계 최초 단독 세계 일주를 한 요트 폭풍의 언덕 소설 속의 주인공이 살았던 집의 모델이 되었던 그곳으로 가는 중 에밀리 브론테 기념관이 있는 마을의 민박집에서 아래는 윈드미어 호수 부근의 민박 집 브라이튼 바닷가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 프랑스로 가는 페리선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손자들 옥스퍼드 대학 도서관 앞 팝에 들어가서 맥주 한 잔팝에서 나오다가 길에 앉아서 술을.. 2024. 12. 3. 아버지의 사진들 2007년 친정아버지 돌아가신 후 10년이 되는 해에 아버지의 생애에 관한 글과 사진으로 문집을 내기로 결정하고 글을 쓸 자료 준비 차, 친정 가서 가져온 아버지의 영국 여행 앨범 한 권을 책장에 보관하다가 이사하면서 낡은 앨범은 버리고 사진만 박스에 담아 왔었다 이번에 다시 중요한 것만 남기려고 펼쳐 놨다가 모든 사진 뒷면에 써 놓으신 아버지의 설명을 읽으면서 그날을 떠올리며 또다시 메모의 소중함을 실감하면서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으로 전부 남겨 두기로 했다 교장선생님이셨으니 여름방학을 하고 출발하셨다는 건 기억하지만 83년 7월 26일 오전에 런던 도착하셨다는 것을 아버지의 메모를 보고 알았다 도착 다음 날에는 어디를 갔었는지 8월 한 달간의 여행 행선지를 전부 알 수 있고 내가 아버지께 사 드린 .. 2024. 12. 2. 소목 고개 매일 여러 장의 옛 사진들을 카톡방에 올려주는 오빠 덕분에 요즘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제 올려 준 6 장 중 하나 정병산과 소목 고개라면서 신방 국민학교 아침 조회 시간 사진이다 오빠는 사진마다 설명을 상세하게 써 주어서 우리들에게는 역사 공부도 된다 정병산 너머 대봉림에서 신작로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할머니 집이 있는 신촌이 나온다 두 살 아래 남동생이 태어나서, 나는 세 살에 할머니 집에 맡겨졌다 오빠는 첫 돌 지나고 바로, 엄마가 입덧해서 할머니가 데리고 가셨고내가 가게되어 세 살 다섯 살 두 아이를 기르신 거다 신방과 소목 고개가 이 나이에도 그리운 이름으로 남아있는 이유는,할머니 집에 맡겨져서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고 있으면 오빠와 나를 데리고 소목 고개 넘어 신방으로 갔던..... 2024. 11. 4. 그리운 시절들 요즘 오빠가 형제 카톡방에 할머니와 아버지의 옛 사진들을 매일 몇 장씩 올려 준다할아버지 할머니의 일본 고베 시절의 사진도 있고우리들 어렸을 때 사진도 있고 저건 처음 보는 사진이네 싶은 것들도 있다 시골 친척 집 마당에서 찍은 사진이라 하는데봉림, 5촌 당숙 댁에 갔다면 추석이었나 보다 (아버지께서 무매독자 외아들이라서 우리들에게는 5촌이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아버지와 친손주 둘 외손자 둘 (명훈 세훈 오빠의 딸과 아들)영국 주재원 발령받아 남편은 런던으로 떠나고, 아이들과 나는 11월 초에 갔으니 그 해 추석인 듯 내가 명훈 세훈 혁이를 데리고 시장 앞 길에 서 있는 걸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보시고 멈춰 서서 아이구나 아들만 셋 연년생으로 낳았구나 하셨다어릴 때의 혁이는 우리 애들과 많이 닮아서 누가.. 2024. 11. 2. 다시 속리산 결혼 50주년 행사의 마지막으로 속리산 그 장소에 가보자고 했더니남편도 흔쾌히 동의를 했다 티맵으로 검색하니 2시간 30분 걸린다 항상 그러하듯이 고속도로에서는 경기도를 벗어나기 까지가 막히는 구간이다 그다음에는 수월하고 이번에는 보은에서 잘 만들어진 편한 길을 택해서 속리산으로 들어갔다 12시가 넘었으니 점심부터 먹어야지 식당 중에 깔끔해 보이는 신축건물은 단체손님으로 꽉 차서 손님을 더 받을 수가 없다고 하네 비슷한 식당들 중에서 산채비빔밥 전문이라고 쓰여있는몇 년 전에 테레비에 소개되었던 식당으로 가서 돌솥 비빔밥과 파전을 시켰다크게 기대를 했던 건 아니니까 그 정도면 보통은 되는 맛이고 관광지역이니까 가격도 1인당 12000원이면 적당하다 비빔밥과 파전 합계 36000원 관광지는 봄과 가을에만 .. 2024. 10. 29. 결혼 40주년에 썼던 글 결혼 50주년 축하 가족모임을 오늘 큰아들 주최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할 거라서 아침부터 옛 추억에 젖어 있었다 자연스레 예전 사진도 찾아보고 아래는 10 년 전에 썼던 글이다 ................................................... 40년 전 신혼여행을 갔었던 곳으로 추억여행을 가는...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9시 30분에 출발했다.오랜만의 장거리운전이어서 긴장되기도 했을 텐데전혀 문제없다고 큰소리치는 남편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 가서,대전에서 속리산 까지는 대절택시를 탔었던 그 당시의 얘기도 하고,보은에서 속리산까지는 넓고 평탄한 새로운 길이 생겨서 대부분의 차들은 새길을 이용하는데,우리는 옛길을 찾아 셀 수도 없이 구불거리는 (단풍이 아름다운) 말티재를 .. 2024. 10. 20. 울기등대에서 명훈이가 신발 신고 걸었으면 1979년 봄이었나 보다 5월이 생일인 세훈이는 첫돌이 되기 전이었겠다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우느라 살이 쏘옥 빠져서 사택 이웃들이 폐결핵 환자 같다고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라고 걱정해 주던 시기인데 51킬로까지 빠졌었다 이웃 부인들과 사택에서 가까운 방어진 울기등대에 도시락 싸서 놀러 갔던 어느 봄날의 사진이다 아이들은 나무 사이로 뛰어다니고 세 살 네 살 다섯 살 꼬마들이 손을 잡고 노래 부르는 모습도 귀엽고 앙증스럽다 이웃집 아이들 얼굴을 보니 이름과 에피소드가 다 기억나네 일년 후에는 제법 컸다고 형제끼리 손잡고 잘 다녔다 ( 경주 불국사 놀러 가서 ) 2024. 8. 24. 베르동 협곡 무엇을 보겠다는 목적 없이 티비를 켰더니 남프랑스 베르동 협곡이 나온다 반가워서 열심히 봤다 파리에서 출발해서 중간에 두 곳 구경을 하고, 부르고뉴 지방을 지나 베르동 협곡에도 갔었다 2006 년 6 월 큰아들의 인시아드 MBA 졸업식에 참석한 후에 파리에서 자동차를 빌려 일주일 여행했었다 베르동 호수와 연결된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베르동 협곡으로 가기 전 부르고뉴 지방 와인 농장에 들러 시음도 하고 몇 병 사기도 했다 지하 와인 셀러 (저장고를 와인 셀러라고 한다) 위의 사진을 보기 전에는 머리에 임시로 집게를 꽂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앞머리를 옆으로 보내려고 장식 집게를 핀으로 이용했다 눈을 감은 듯이 보이나 아침 골목시장에서 사 온 빵을 먹으려고 찢고 있는 걸 아들이 순간포착으로 찍은 사진.. 2024. 2. 27. 손가락을 다쳤다 + 추가 (주재원 가족) 이틀 전 양파를 썰다가 검지손가락 첫마디에 칼이 스쳤다 행동이 느려서 미끌하는 순간 얼른 피하 지를 못 한 거지 베이는 것과 살점이 떨어지는 느낌은 달랐다 피가 계속 흐르니 우선 지혈을 시켜야 해서 화장지로 둘둘 말아서 꼭 쥐고 있다가 떼어냄과 동시에 반창고를 붙였으나 피가 멈추지 않아 다시 화장지로 감고 한 손으로 야채를 볶아놓고 나중에 화장지를 벗겨보니 반창고 끝이 피떡이 되어 까맣게 변했다 주부가 부엌일을 하다 보면 이 정도로 작은 사고는 다치는 것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일을 해야 하니 반창고 붙인 다음 의료용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잘라서 씌우고 방수테이프를 감아 물이 안 들어가게 고정시켜서 찌개도 끓이고 설거지도 한다 피에 흥건히 젖은 휴지를 치우다가 옛 일이 떠올랐다 런던에서 살았던 198.. 2024. 2. 1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