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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233

그리울 거라고 살던 동네 달맞이 길이 그리울 거라고 자동차 앞 유리에 휴대폰을 고정시켜서 동영상을 찍어 왔다 흔들리고 뿌옇고 어설프지만 그 성의가 고맙다 달맞이 언덕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산길을 좋아해서 벚꽃철에는매일 집을 나서면 그 길을 지나 송정으로 갔다가 되돌아와서 시내로 가곤 했다운동을 하러 가는 길이거나, 시장에 가는 길이거나. 해운대 살 때 찍었던 송정 가는 길 2025. 4. 14.
60 켤레가 넘는 양말 남편 방 청소와 정리를 하다가 양말과 속옷 숫자에 어이가 없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다가 오늘 식용유 사러 마트 가서 플라스틱 박스를 두 개 사 왔다(남편은 예정보다 이틀 더 있다가 일요일 올 거라고 전화가 왔다골프채는 안 가져갔으니 아마도 낚시도 하고 바다를 더 즐기려는 듯) 우선 이 계절에 신는 양말만 박스에 정리하고 나머지는 도로 서랍장에 보관하는 걸로 위쪽은 옷장이고 아래는 서랍인데 서랍 3 칸에 속옷, 양말, 맨 아래는 내복과 다른 것들을 넣어 놨었다사진에 보이다시피 서랍을 열려면 안락의자를 완전히 빼어 내고 속옷이든 양말이든 꺼내야 하는데그 게 귀찮아서 새로 사고, 새로 또 사고... 그랬을까?일단 요즘 신는 양말 35 켤레를 한 박스 넣어 놨다 여름 양말과 겨울 양말은 서랍에 도로 .. 2025. 4. 12.
부산 행 아침 7시 10분에 집에서 출발해서 청명역에 남편을 내려주고 돌아왔다 수원에 가서 ktx로 바꿔 타고 부산 가는 일정이다  남편이 부산 가는 건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인데 이번에는 목적이 다르다 부산 지인 집 마당에 두고 온 카니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오늘 가서 수리하고 점검해서 내일 오후 용인으로 운전해서 올 예정이다(아예 부산에서 철수한다는 뜻이다) 2022년 가을부터 만 2년간은 부산 가서 골프팀에 합류했는데골프를 즐기는 목적 말고도 부산에 가고 싶은 그 자체도 컸을 거다 배를 설계하고 만드는 게 직업이었던 사람이니 바다가 보고 싶었을 거고, 우리가 살던 동네, 해운대의 거리들... 고향을 찾는 기분으로 부산에 가고 싶었을 거라고 짐작이 되어 이해가 되더라 내일 카니발을 운전해서 오.. 2025. 4. 9.
충무 기술 상 블로그 방문자들이 글을 읽고 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들을 찾아 읽은 흔적이 통계를 보니 남아있다  그 중에 2021년 9월에 썼던 충무 기술상은  상을 받은 내용보다 부상으로 받은 반지 두 개를 녹여서 팔찌를 만들까 궁리하다가포기했던 내용을 반지 사진과 함께 올렸던 글이다 본문 아래 첨부된 댓글과 답글에 남편을 설명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치매 걱정은 없겠어요에 나오는 남편의 습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복사해서 가져 왔다  다음 블로그가 없어진다고 티스토리로 옮겨 올 때 본문만 옮겨주고 댓글은 전부 없어진다는 안내문을 읽고 남기고 싶은 댓글과 답글을 복사해서 본문 아래에 옮겨 놔서 내 블로그에는 많은 댓글과 답글도 그대로 이동이 되었다 (날짜가 임박해서 다른 본문에도 댓글과 답글들 전부 복사해서.. 2025. 4. 3.
치매 걱정은 없겠어요 어제 아침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월광 소나타 연주를 들으면서 부엌으로 와서 계속 다른 연주로 이어졌다요즘 임윤찬 군의 연주를 자주 듣는 편이다(나는 뭐,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그냥 신경도 안 쓰고 음식 만들고 설거지하고 남편의 설명도 건성으로 듣는다) 그저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수메르 문명에 대해서 전문 강사 수준의 설명을 해 주더니 세계 4 대 문명으로 이어졌다음악 미술 역사, 오늘은 여러 나라의 무역과 관세에 까지 온갖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연구하고 노트에 메모하고.... 대학 강의를 맡은 신참 강사들처럼 노력하는 게 남편의 일상생활이다  자기의 전문분야 일에 미친 듯이 몰입해서 살았던 수 십 년 세월에 저절로 생긴 습관이라는 걸 나도 아니까, 남편의 행동을 .. 2025. 4. 1.
3월 2차 골프 오늘은 보정동 낮 기온이 14도까지 올랐다 (내 휴대폰에는 아직도 우리 동네 날씨에 보정동이 나온다)골프 라운딩 간다고 이미 예약해 놨다는 남편의 행동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3월 1일~ 10일 사이에 갔으니, 내일 나가는 건 11일~ 20일 사이에 해당된다 하순에 한 번 더 갈 것이고 4월에는 아예 부산 가서 일주일 이상 머물다가 오겠지.오늘 오후에 출발해서 푹 쉬고 내일 아침에 라운딩 나가는 일정이다 그래서 수영장에는 12시 반에 갔었다  오후 1시~ 50분까지는 아쿠아로빅 강습 시간이어서 창가 첫째 레인이 걷기 전용인데 반대편으로 걷기 레인이 옮겨졌더라 창가 첫 레인부터 4 레인까지는 아쿠아로빅 강습이고 그다음 레인은 비워두고 수영 레인이 4 레인이고 마지막 열 번째가 걷기다 물속에서 걷는 .. 2025. 3. 13.
친구 모임.2 남편은 늦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8시 반 즈음에 집에 오셨다 친구들과 그 부인들 근황을 듣느라 식탁에서 제법 길게 얘기를 했다 남편 친구의 부인들이지만 나에게는 수 십 년 만났던 내 친구 같은 사람들이다 심각한 병이 생겨서 나보다 훨씬 안 좋은 상태라는 소식을 들으니 착잡하고도 서글프다 잘 이겨내어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기를... 홍 씨가 3 사람, 이 씨가 4 사람이어서 우리는 편의상 홍 사장(한진 그룹), 홍 교수(충남대학교), 홍 박사(대덕 연구소)이 사장, 이 박사, 이 교수로 불렀다  두 달째 실버타운에서 생활 중이라는 이 부사장은 아침에 눈이 많이 와서 운전하기가 불편하다고 참석 못 하셨다 (3 끼 식사와 실내청소, 건강 체크를 받을 수 있는 요양원이 편리하다고 집을 비워 놓고 몇 달 살아.. 2025. 3. 5.
3월 4일(입학식과 친구 모임) 일요일 점심 식사 중에 큰아들이 3월 2일 오늘이 대학교 입학식을 한 지 딱 30년이 되는 날이라고 해서 벌써 그렇게나 되었구나 하고 놀랐다첫째도 둘째도 대학교 입학식이 3월 2일이었다  올해는 월요일이 임시 공휴일이어서 하윤이 중학교 입학식이 오늘이다 선화 예술 중학교는 신입생 입학식 행사에 학생 한 명에 초대장이 2장씩 배부되었단다 무용과 음악과 재학생들의 공연이 있어서 볼거리도 제공되니까 인원수 제한이 없으면, 공연장 의자가 부족할 거라고 했었다며미안해하는 작은며느리에게, 가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서 무리일 테니 차라리 잘 됐다 하고, 사진 많이 찍어서 보내 달라고 했다 (사진 받아서 하윤이 포스팅은 따로 할 예정) 남편은 평소와는 달리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수영장에 있는 사우나와 온탕에 다녀오셨다 .. 2025. 3. 4.
골프 시작 12월 20일 라운딩 갔던 게 마지막이었으니 딱 두 달을 쉰 셈이다 오늘 오전에 예약이 잡혔다고 어제 수영장 다녀오는 길에 마트 들러서 두부 계란 우유 요구르트 등등당장 필요한 것들 사 와서 부엌에 옮겨 주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골프 백과 여행 가방을 챙겨서 나가셨다충청도 골프 장이라서 아침 일찍 출발하기 불편하다고 전 날 출발하셨다 요즘 남편은 새벽에 잠들고 아침에는 9시 이후, 거의 10시에 일어나는 날도 있다.제발 아침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시라고 애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자고 싶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배고플 때 밥 먹고 내 맘대로 살겠다는데 어쩌겠나 여섯 시에 일어나는 나는 혼자서 아침 먹고, 내 점심시간에 남편은 아침 먹고 저녁밥은 각자 따로 먹는 생활의 반복이다  수영장.. 2025.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