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 집에서도 아이들방은 예전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가구 배치가 되었다.
침대 맞은 편으로 책상이 가고,옷이 벽장속으로 들어 간 게 달라진 부분이다.
베란다 만큼의 공간이 생겼는데,하윤이는 소꼽놀이 할 곳이 생겼다고 좋아하더라.
평소에 작은아들집에 가면,
나는 놀이방에 매트를 깔아서 잠자리를 마련하고,
할아버지는 거실에 넓게 이불을 깔아서 양 옆에 하윤이 하영이가 누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창작이야기 등등 몇편의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든다.
이사를 한 날은
나는 아이들 침대옆에 매트와 요를 깔아 잠자리를 만들고
할아버지는 거실 쇼파에서 주무셨다.
새벽녁에 잠이 깬 하윤이가 베개를 들고 이층침대에서 내려와 내 머리 위를 지나 밖으로 나가더니,
할아버지에게 갔으나,
잘 수가 없으니 다시 방으로 들어와 자기 침대로 올라가 가더라.
휴대폰으로 시계를 보니 다섯시다.
할아버지 옆에서 자고싶은데 잘 수가 없어서 돌아 온 아이를 보니,
하윤이 마음을 달래줘야 되겠다 싶어서,
아침에 일어난 아이에게
이사한 날이라서 거실에 넓게 이불을 못 폈다고,
그래서 함께 잘 수 없었으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설명을 하고
옆에서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도
다음에는 할아버지 이야기 들으면서 함게 자자고 아이와 약속을 하셨다.
연년생으로 하영이가 태어나서
상실감이 컸을 하윤이에게 자상하게 놀아주신 할아버지가 큰 위안이 되었던 지,
20개월이 되기 전부터 할아버지를 좋아해서,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펑펑 울면서 아쉬워하는...그 마음이 한결같이 변함이 없네.
하윤이에게는 엄마 다음 순서가 할아버지다.
그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서
내가 관심을 받을 일에도 나서지않고 할아버지에게 양보한다.
먼 훗날
내가 우리할머니를 그리워하듯이 하윤이도 할아버지를 생각하겠지.
-
맞아요
년년생으로 아아둘이 자라니 큰애가 작은애던 상실감이 크더군요
큰애를 에미가 데리고 우유를 먹이고 작은아이는 저와 아이보는 이모님이 케어를 했는데작은아이가 말도 늦고 답답해 하고 유아원에서 거칠게 행동해서 힘이들었서요
답글
지금도 심리치료 미술치료 받으로 다닙니다.
하윤이는 아마도 할아버지를 길이 그리워 하며 살아갈듯 싶네요
자상하고 재미난 분으로 넘치는 사람은 내리 가더군요-
그레이스2019.02.09 09:51
어제
형제카톡방에 오빠가 올린
손녀와 놀았던 글과 사진을 보고 하윤이 생각을 했어요.
어떤 사연을 읽어도 하윤이만큼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손녀는 없을 것 같더군요.
위의 글을 올려놓고,
하윤이는 언제부터 할아버지를 좋아했는지... 예전 글들을 읽어봤습니다.
19개월 때,하영이 백일이었는데
백일전날 갔더니 재미있게 놀아주는 할아버지에게 흠뻑 빠져서
나중에 큰아들집에 가려고 양복 윗도리를 입었더니
하윤이가 할아버지 옷을 벗기면서 가지말라고...
방에 들어가서 자기가 아끼던 물건을 들고와서 할아버지 앞에 쏱아놓던 모습을 써놓은 글이 있네요.
두돌이 지나서는
이제 부산집에 가야한다고 설득을 하고,
뽀뽀하고 포옹하고 빠이빠이까지 다 하고 나왔는데,
거실에 있던 하윤이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맨발로 현관문앞에 서서 나가자고 하비 하비 불러서
며느리가 아이를 안고 엘리베이트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서 할아버지는 갔다고 이제 없다고
확인을 하고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는...
부산으로 내려가다가 휴게소에 들러 며느리에게 그 말을 듣고,
할아버지가 울컥해서 한동안 먼산을 바라보며 서 있었던 일도 있고요.
만났다가 헤어질때마다 통곡을 하며 매달렸던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
-
하윤이 하영이
답글
두공주님들의 방이 색깔도 이쁘고 아기자기 참 예뻐요.
소꼽놀이 하는 방을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네요
우리딸들 키울때가 떠올라서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베란다에 소꼽놀이용 씽크대와 어린이용 식탁을 두었었는데
종알종알 떠들며 그곳에서 많이 놓았어요.
문득 그때의 아이들이 그리워지네요 ㅎㅎ-
그레이스2019.02.09 10:03
방문을 열면,
첫눈에 여자아이방 느낌이 물씬합니다.
이곳은 공부하는 방이라서
엄마가 소꼽놀이는 놀이방으로 가서 놀아라고 할 것 같아요.
곧 1학년이 될꺼라서 마음가짐 준비를 시킬 듯 합니다.
나도 손녀 손자 보면서,
저절로 우리 아들들 옛날 모습을 떠올립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에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것 같아요.
-
-
갑자기 울컥합니다.
답글
하윤이가 할아버지 가지 말라고 통곡한다는 글을 예전에 읽었을 때도
하윤이 마음이 이해가 되어서..
부군께서도 왜 안 그러시겠어요.
첫 손주라서 더 그러실 겁니다.-
그레이스2019.02.09 11:58
어제 밤에
하윤이가 태어난 이후로 썼던 하윤이 글을 전부 읽어봤어요.
왜 할아버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할아버지와 무슨 놀이를 했는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지나간 일들이 하나씩 생생하게 기억되어 나도 울컥하는 기분이 듭디다.
내가 할머니댁에서 보냈던 5세 6세 시절도 생각나고요.
남편에게는 아무 말도 안했어요.
-
-
하윤이에겐 할부지는 보통 할부지 그이상이죵~ 가끔씩 만나지만 든든한 지원군에 자상하기까지하시니 올매나 좋을까 싶네용~할부지도 첫손녀 하윤이에게는 비교할수없는 사랑이 가득할것같아용
답글
조카들을 보더래도 첫조카는 할머니 할부지 생각하는게 남 달라용~ 할머니 아픈거 알고나서부터는 할머니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 글썽거리고 서울에와서 자게되면 할머니랑 할부지 왜 서재방에서 이불깔고 주무시냐고 안방에서 주무시게하라고 엄마아빠한테 이야기하고 같이 목욕탕가서도 할머니 잘 케어하더라구용~
조카가 어릴때 큰언니가 학교샘을 해서 방학때 한달씩 내려가있었어용~ 어릴땐 제가 데리고 내리고 간적도있고 좀커서는( 초등이후) 혼자 UM으로 해서 비행기타고 가기도했고 초3때는 일년반동안 저사는데와서 조기유학을하기도했어용~ 그때도 언니가 바빠서 할머니 할부지와 비행기타고왔는데 조카와 좋은기억이 많네용~ 외할머니뿐아니라 친할머니도 지금 연세가 92이신데 할머니 만나면 지가 다 챙기고 과외알바해서 할머니 드린다고 홍삼도 사고하더라구용~
조카를 봐도 글코 제가 이제 애를 키워보니 부모도 중요하지만 애가 자라면서 조부모와 관계도 아이의 인성에 많이 영향을 키친다는걸 절실히 느낍니당. 저희 조카처럼 하윤이도 담에 컸을때 할머니 할부지를 많이 생각하는 그런 착한아이가 되길 바랍니당^^-
그레이스2019.02.13 15:53
나의 어린시절이,
시골 할머니댁에서 살면서 부모님댁으로 왔다갔다했던 학교에 입학하기 전 2년이,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한 시간이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거던.
나에게 그런 시간이 소중한 것만큼
하윤이에게도 할아버지와 보낸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이기를 바라고
그런 기억들이 아이의 성품에 좋은 영향을 줄꺼라고 믿고 있어요. -
넹~ 좋은기억이죵!! 저도 어릴때 할머니랑 추억이 가득해용~ 방학때가면 2~3주씩 있다오곤했고 맛있는 간식도 많이해주시공 그러셨어용~할아버지가 수박&참외농사를 크게 하셔서 과일도 원없이 먹었고 할머니따라 할머니친정(하동북천)에가서 이틀자고오기도 했어용~ 할아버지는 완전 자기중심적이셨는데 할머니는 주변에 베풀줄도아시고 손님이 오면 정성껏대접하시공 그런거 보고자랐어용~ 심지어 저희 작은언니는 초1을 아예 할머니댁에서 보냈어용 몇일있다가 초등입학해야되니 집에가자했더니 자기는 할머니 댁에서 학교다닌다고 안간다했다하더라구용 ㅎ
-
그레이스2019.02.14 11:02
우리형제들은,
방학하는날 오후에 출발해서 개학하기 직전에 돌아왔어요.
막바지에 숙제를 몰아서 하느라 쩔쩔맸으면서 다음 방학때는 또 책가방과 옷보따리 들고 당일에 출발했으니...ㅎㅎ
조부모님께 아버지 말고는 자녀가 없었으니
우리들에게는 편한 안식처이자 피난처 비슷한 곳이어서
방학이 아니라도 주말에 자주 갔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