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집(+ 일기)

아카시아 향기에 어린시절이 떠올라

by 그레이스 ~ 2021. 5. 13.

우리집 거실에서 보이는 뜰과 숲속의 오솔길로 산책코스가 거의 정해져 있는데 

어제는 놀이터가 있는 101동 앞으로 가보자고 해서 

처음으로 다른 코스로 갔다 

차를 타고 아파트 정문을 통과해서 우리집으로 오는 그 길을 쭉 따라 올라가는 코스.

 

내가 착각을 했던 게 

그 길 따라 올라가면 우리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아파트가 있는 줄 생각했었는데 

101동 윗쪽으로는

201동~206동까지 , 앞자리가 2 로 시작하는 여섯 동이 더 있더라구.

 

101동 맞은 편의 운동장과 놀이터 

하얀 벽 앞쪽은 분수대가 있고 

위에 보이는 건물은 206동 

 

놀이터를 지나 계속 올라 가니 숲속에서 아카시아 향기가 확 풍겨 온다 

숲속에  하얗게 꽃이 핀 큰 아카시아 나무가  몇 그루 있다.

아카시아 향기에 먼 옛날 다섯살 여섯살 어린시절과

보리베기 시기에 임시 휴교를 해서 할머니댁에 갔었던 어느 해의 장면도 떠오른다  

봉림에서 산을 넘어 신방으로 가는 

부처고개 산길에서 머리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땀을 식히는 할머니 옆에서 

아카시아꽃을 따 먹던  어린 오빠와 나 

65년 전의 그 장면이 선명하게 생각나네.

 

울타리를 따라서 넝쿨장미가 쭉~~ 심어져 있는데 

곧 꽃이 필 듯

장미가 활짝 피면 동영상을 찍어야 겠다 

도로 건너편 아파트쪽에는 잎사귀가 아주 작은 단풍나무가 

각 동 마다  보인다.

 

 

넝쿨장미가 끝나고는 다시 화단이 이어지면서 안쪽은 대나무숲이다 

 

아파트 앞에는 나무 의자가 구비된 쉼터도 있고 

큰 나무가 둘레를 싸고 있어서  의자 자리에는 그늘이 되겠다 

 

당분간은 산책 코스를 다른 동 나들이로 바꿔야 겠다 

 

  • 키미2021.05.13 10:53 신고

    아파트 조경이 정말 멋지네요. 자연과 더불어 잘 정돈이 되어 있습니다.
    곧 장미가 피면 환상의 산책이 되겠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05.13 11:18

      원래의 이름이 '대림 빌리지' 인데
      주변의 자연환경을 감안하면 아파트보다 빌리지에 가깝다 싶어요
      지은 지 20년이 되어
      산이 아니라도 나무가 울창해져서 숲속마을이라는 이름이 어울립니다
      장미가 피면... 동영상으로 올려 볼게요.

      점심 후에는 장보러 나갈 겁니다.
      토요일 큰아들집에 가면서
      아이들이 좋아할 한 두가지 반찬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한 일이 되었어요

  • 여름하늘2021.05.13 23:24 신고

    산책코스가 정말 좋네요
    신록이 우거져서 기분도 맑아질것 같아요
    장미가 피어도 이쁠것 같지만
    녹음이 짙어지고 뭉게구름이 피어 오를즈음이면 매미소리가
    또한 일품일것 같아요.
    아카시아철이로군요
    아카시아 하면 향수와 추억이 많은 꽃이지요
    향기도 좋았고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14 05:52

      여기 동네 이름이 숲속마을이예요.
      마을이 처음 생길 때 그렇게 이름 붙은 건데
      도로 안내판에 숲속마을이라고 나와서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구나 했어요
      숲이 짙으니 온갖 새들이 어찌나 많은지...도시와 멀리 떨어진 시골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 유화2021.05.13 23:51 신고

    안녕 하시지요
    아카시아꽃이 활작 피였군요
    장미가 피면 예쁘겠어요
    고운밤 되십시요 그레이스 님 !

    답글
    • 그레이스2021.05.14 05:58

      집 앞 뜰에는 라일락이 향기를 짙게 날리더니
      숲속에서는 아카시아 향기가 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잠시 어릴때의 추억으로 즐거웠습니다

  • 데이지2021.05.14 01:03 신고

    아카시아 향기가 예까지 전해 오는 듯하네요. 새로운 곳에서도 잘 적응해 나가는 그레이스님께 박수 보냅니다. 많이 힘들 것 많이어요. 익숙했던 것에서 떨어져 나오니까.

    답글
    • 그레이스2021.05.14 06:12

      어제는 마트 다녀오느라 피곤해서 산책을 못 나갔어요
      체력이 형편없이 약해져서...바로 신호가 옵니다

      지난 일요일 작은아들과 얘기하는 중에
      어머니는,
      이미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설령 자기가 원하지 않았던 일이라도
      내가 처음부터 찬성했었다는 식으로 반응한다네요
      이사 오기로 결정된 이후에는 장점만 보기로 결심한 듯이,
      미련이나 불편을 입밖에 내지도 않는다고요
      결정한 다음에는 후회 안하는 거, 그 게 저의 최대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러니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좋은 점만 보려고 합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 Silky2021.05.14 18:33 신고

    "결정한 다음에는 후회 안하는 거, 그 게 저의 최대 장점인 것"
    정말 맞습니다. 저도 좀 그런 편 이거든요? ㅎ..
    그에 덧 붙여, 시도도 해 보기 전에 미리 Negative 한 방향으론
    입밖에 내지 않는 점, 은 어떤지요?
    전 울 남편과 뭔가를 의논 할 때, 이 사람은 항상 안될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고 합니다.
    난 그건 "杞憂" 라며, 그 후에 다시 대처방안을 강구하면 된다 하고요.
    그래도 남편은 나 보고 넘 대충대충이라며 불평을 계속하지요.
    둘다 자아가 강한 편이고, 고집이 만만치 않아
    종내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고, 쓸데없는 다툼이 되기도 하고요. ㅉㅉㅉ..ㅎ

    답글
    • 그레이스2021.05.14 20:06

      먼저 한숨부터 크게 쉬고
      숨을 가다듬고 난후에 말을 해야겠어요
      저는 남편과 동등하게 의견을 조율 해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남편이 강력하게 주장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 뻔히 보여도
      꼭 말려야 하는 일이라도 일단은
      남편의 고집대로 추진하게 둡니다
      그 진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할 즈음에 내가 왜 반대했는지를 설명합니다
      아주 중대한 일이 아니면 남편이 하고싶은데로 제가 양보하고요

      오늘 저녁에 돼지고기 편육을 먹으려고 썰어놓고 새우젓 양념해놓은 것을 찾길래
      오래되어 내가 버린 게 아니고
      다 먹어서 없는거라고 하고
      다시 만들려고 냉동실에서 새우젓을 꺼냈어요
      그 걸 글세... 10번 먹을 만큼 많은 양을 양념해 놓겠다는 거예요
      오래두면 맛이 변질되니 한두번 먹을만큼만 만들자고 했더니
      새우젓 양념도 내맘대로 못하냐고 화를 냅니다
      아무말도 못하고 원하는데로 하시라고 했어요
      재산상으로 크게 손해 볼 일이 아니라면
      설령 잘못된 선택이라도 잔소리 안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부부사이에 기어이 이겨야 하는 일은 별로 없잖아요
      저는 집을 사고 파는 정도의 큰 일이 아니라면
      제가 지는 쪽을 택해서 남편과 논쟁을 안하고 평화롭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작은아들이 저를
      보살님이라고 하는가봐요

  • 앤드류 엄마2021.05.15 07:57 신고

    아파트 단지내에 조경도 좋고, 주변이 숲도 많고,
    공기도 좋고, 산책하시기에도 좋으네요.
    서울은 아파트만 빽빽한것 같은데,
    저렇게 숲이 많은곳도 있군요.
    좋은 곳으로 이사 잘하셨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15 11:58

      차를 타고 10분만 가면 도심 한가운데로 나갈 수가 있는데
      숲속마을 주변에는 큰 건물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 주위가
      재개발 예정지라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대요

  • Silky2021.05.17 03:49 신고

    아드님으로 부터 "보살님" 소릴 들으만 하시네요!
    전 아무리 속으로 하나, 둘, 셋~ 하고 나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저도 성질이 꽤나 급한 편인데, 몇번이고, 나처럼 셋까지 세고 말하라 해도 못하더군요.
    같이 있는 큰 딸이 아빠와 저보고도 말을 예쁘고, 화내지 말고 해야 서로 간에 설득력이 있다고
    여러번 참견을 해도, 딸 한테는 꼼짝도 못하면서^^
    저 한테만은 마치 제왕이 무수리 한테 대하 듯 할 때도 있구요.
    요즈음 딸도 Homeoffice 근무로 거의 1년 넘어 같이 있으니, 좀 많이 나아지고,
    저도 딸 눈치가 보여 많이 참기는 합니다만 부끄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유치해 질 때는 나이를 헛 먹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요. ㅉ..

    답글
    • 그레이스2021.05.17 07:29

      어제 저녁에 글을 쓰고싶었는데도
      너무 피곤해서 얼굴에 로션도 안 바른채로 침대에 누어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어요
      9시도 안된 시간에 말이예요
      그러고도 아침에 7시가 넘어서 일어났네요.

      위의 실키님의 댓글에 답글 쓸 때
      새우 양념 때문에 어찌나 짜증을 내는지...저도 기분이 상해서 방에 들어 와 있는 중이었어요

      제 생각에는 노인이 되면 남자가 더 참을성이 없어지고 버럭 화를 잘 내는 것 같아요
      자기의 말에 토를 다는 자체가 남편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느끼는가봐요

  • Silky2021.05.17 16:11 신고

    그러게요? 그러려니 하면서도 왜 우리나라, 특히 경상도 지방 장손 들이 더 한가?
    하는 의문이 제 삶을 가로지르는 주 테마 이지요!
    지금까지 인류학적으로 심층 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저의 부모님 대 부터 익히 보아 온 사례에 의하면 , 직계 혈연의 장손에게만 상속되는
    신 유교적 가부장제의 영향이라 생각됩니다.
    일찌기 조실부친 하고 이른 나이의 호주상속으로 장자의 권한보다는 책임을 의식해야 했던
    남자들이 좀 더 심하게 각인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제 생각에는...?

    답글
    • 그레이스2021.05.17 16:38

      맞아요~ 실키님.
      아버지를 일찍 여위고
      성인이 되기전에 집안의 가장이 된 남자가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한 것 같아요
      친정 오빠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진 이후로
      오랫동안 장남의 책임을 다 한 경우인데도
      전혀 가부장적이지 않거던요
      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어른을 모시는 자세로 살아서
      자기의 감정을 절제하고 옆의 사람 의견을 들어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설령 아닐지라도 아내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하고요
      그래서 타고난 성격에
      자라면서 받는 가정교육이 그 사람의 성품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 Silky2021.05.17 23:08 신고

    예, 그런 것 같아요. 같은 경상도 출신 남자라도 지차 아들이나 막내, 그리고 부친의 그늘에서 편히 성장한 남자들은 그리 심한 가부장권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은더군요.,
    단지 부친을 일찍 여원 집안의 장남들은 그 모친의 가장 노릇도 해야해서 그런지,
    가장으로써의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행동하는 모양입니다.
    제 시동생도 원래 상냥하고 사교적이라 저한테도 잘하지만,, 형님한테는 꼭 존대를 쓰며 어려워 하고, 대신 많이 의지를 하더군요.

'우리 집(+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 아래 개발 예정지  (0) 2021.05.21
우중 산책  (0) 2021.05.18
동네 산책길  (0) 2021.04.28
동네 산책.  (0) 2021.04.22
영산홍은 시들고  (0) 202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