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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오랜만에 청소

by 그레이스 ~ 2021. 11. 19.

지난달에 한국을 다녀 간 어느 딸의 사연에 가슴이 먹먹하고 

한편으로는 나 역시 수시로 정리하면서

걱정 끼치지 않는 엄마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코로나 때문에 올 수가 없어서 2년 만에 친정에 갔더니 

무릎과 허리가 안좋고 허약해진 엄마가 치매가 진행되는 아버지 수발까지 하느라

정상적인 생활이 아니라 거의 연명 수준으로 사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부모님 안보는 곳에서 통곡을 했다는... 그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되더라구

친정에서 머무는 30일 동안

누구를 만나거나 외출도 한 번 안 하고 

매일 청소 또 청소 정리 또 정리... 딸 노릇을 톡톡히 하고 돌아갔다.

 

내가 사는 우리 집도 점점 더러워지는 중이어서 정신 번쩍 들었다 

돋보기안경을 안 쓰고 보면 먼지도 눈에 안 보이고 얼룩도 못 보고 지나가니

의식을 안하면 더러워졌다는 걸 모르고 산다 

그 글을 읽었던 날 청소를 했고 

거의 20일 만에 남편이 사용하는 방 청소를 했다 

보통 월요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쉬고 

화요일에 파트를 나누어서 부엌 거실 혹은 목욕탕 현관... 그렇게 청소를 하는데

지난주는 감기 때문에,

이번 주는 화요일도 수요일도 치과 가느라 아예 아무것도 안 했다 

 

3 주만에 남편 방에 들어가 보니,

탁자 위에도 티비 받침대 위에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

침대 시트도 세탁해 둔 것으로 바꾸고 

먼지를 닦아내고 바닥 청소도 하느라 물걸레 3개가 필요했다  

 

남편은 침대와 방문 사이에 소파를 두고 그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니까 

거실에 있는 티비는 내 전용인 셈이다  

 

오늘은 음식을 만들지 않을 거라서

오후에는 거실과 부엌 청소를 해야겠다 

 

    • 그레이스2021.11.19 17:54

      저도 똑같은 생활이예요
      허리가 아프기 전에는 바닥을 닦는 게 취미생활이라 할 정도로 열심히 닦았는데
      지금은 허리가 아파서 바닥 닦는 것은 못하고
      무슨 일이든 일하다가 쉬었다가 해야 합니다
      부엌에서 서 있는 것도 30분이면 허리 통증으로 더 이상 할 수가 없어서 누웠다가 일어납니다
      지금 우리집은 1월에 이사 들어오기 전에 전문업체에 맡겨서 대청소를 했었기에
      창문 틈새나 구석진 곳도 묵은 때는 없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침대 밑과 가구 밑에 밀대를 넣어보니 부직포에 하얀 먼지가 많이 나오네요
      방이 다섯개에 목욕탕도 두 개 베란다도 4개나 되니 집 전체를 청소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부산에서는 한달에 두번 도우미 아줌마를 불러서 청소를 시켰는데
      여기로 이사 와서는 낯선 사람을 부르기 싫어서 그냥 포기하고
      하루에 조금씩... 그렇게 살고 있어요

  • 키미2021.11.19 20:54 신고

    강아지가 다 떠나고 난 후에 알았어요.
    제가 청소를 무지무지 많이 했다는 것을.. 어떤 날은 하루에 다섯 번도 했었습니다.
    강아지들이 다 떠나고 나서는 청소를 하루에 한 번만 합니다.
    부직포로 쓱 밀고, 물걸레도 이틀에 한 번 닦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요. 힘들어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1.11.19 23:14

      강아지 키우는집은 오줌냄새며, 털이며... 부지런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래도 키미님댁은 마당에서 키웠으니
      실내에 강아지 냄새가 베여있지는 않았겠어요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새댁일 때부터 애완견 키우는 걸 심하게 반대했어요
      남편의 소원이어서 전원주택에서는 하얀 진돗개를 키웠습니다만.

    • 키미2021.11.20 22:43 신고

      ㅎㅎ 저도 안에서 키웠어요. 다섯 마리 다요. ㅎㅎ 세 마리는 저랑 자고, 두 마리는 남편과 자고...마당과 통하는 쪽문을 만들어서 들락날락했어요. 그러니 청소를 그렇게 했습니다.

    • 그레이스2021.11.21 19:29

      아이고 맙소사~!!!
      다섯 마리를 안에서 키웠다고요?
      그 털 빠짐과 일 저지레와 오줌냄새를...
      깔끔한 키미님 성격에 걸레를 들고 있었겠어요

  • 신순옥2021.11.20 07:59 신고

    사진을 보니 정갈한 티가 납니다.
    걸레로 닦으면 더 반짝 반짝하고 윤이 나는 것 같애요.
    저희 88세 친정엄마도 협착증으로 허리가 많이 구부러지고
    무릎이 아픈데도 멋도 부리시고
    집안 일을 틈틈히 하셔서 집안이 깔끔하여 보는 제가 마음이 좋아요.
    정리를 하고 단정하게 자신과 주변을 가꾸는 것이 노년의 정신과 육체건강에 필요한 것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1.11.20 10:09

      본문 속의 친정부모님은
      아버지는 80세 어머니는 79세인데 몇년 전에 엄마가 병이 나셨대요
      그 후로 협착증이랑 관절도 안좋은 상태에서
      아버지는 치매가 시작되어 환자가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여건이었대요
      아들과 딸은 외국에서 살고 ... 참 애닯은 사연이구나 했어요

      조금 전에 서울 아들집에 왔어요
      댓글을 좀 더 길게 쓰고 싶은데
      나중에 다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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