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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친구 모임.2

by 그레이스 ~ 2025. 3. 5.

남편은 늦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8시 반 즈음에 집에 오셨다

친구들과 그 부인들 근황을 듣느라 식탁에서 제법 길게 얘기를 했다

남편 친구의 부인들이지만 나에게는 수 십 년 만났던 내 친구 같은 사람들이다

심각한 병이 생겨서

나보다 훨씬 안 좋은 상태라는 소식을 들으니 착잡하고도 서글프다 

잘 이겨내어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기를...

 

홍 씨가 3 사람, 이 씨가 4 사람이어서

우리는 편의상 홍 사장(한진 그룹), 홍 교수(충남대학교), 홍 박사(대덕 연구소)

이 사장, 이 박사, 이 교수로 불렀다 

 

두 달째 실버타운에서 생활 중이라는 이 부사장은 

아침에 눈이 많이 와서 운전하기가 불편하다고 참석 못 하셨다 

(3 끼 식사와 실내청소, 건강 체크를 받을 수 있는 요양원이 편리하다고

을 비워 놓고 몇 달 살아 본 후에 아예 옮길 것인지 결정할 예정) 

 

오른쪽 맨 앞에 앉은 송 사장님(현대 중공업 사장으로 퇴직)은

새댁 시절 사택에서 앞, 뒷집으로 살았다 

첫 아이도 비슷한 시기에 낳아 같은 학년으로 학교에 다녔고, 둘째끼리도 같은 학년이다

 

 

장소를 이 사장님 댁으로 옮겨 (온갖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음악실에서)

남편은 이 박사 님과 노래 부른다 

 

40 년 넘게 지켜봐도 행동과 말에 실수가 없는 이 박사님

어려서부터 양반 가문의 예절이 몸에 밴 분이다 

예전 포스팅(정부인 장계향 할머니)에 사연을 썼는데,

부친의 육촌께서 월북해서 육이오 전쟁 때 인민군 연대장으로 내려왔던

( 이문열 소설에 나오는) 그 가문이다.

그러니 연좌제에 묶여, 이 박사 형님은 서울 법대 차석 입학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사법 시험을 칠 수 없고 관공서에 취직도 못 하고.

경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동생에게 공대 가서 밥벌이를 하라는 말에 공대를 택했다고,

우리 부부에게 사연을 들려 주셨다 

 

친구들 중에서는 가장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경기 중 고등학교 졸업하고,

졸업생 절반이 서울 대학으로 진학하니까 목적도 없이 우르르 밀려서 갔다고 우스개 말을 하는 이 사장님 

부친의 기업체를 물려 받아 지금도 열심히 현역으로 뛰고 계신다

생선회를 주문해서,

그 생선으로 초밥을 만들고 날치알은 밥 위에 올려 김 말이를 만드는 집주인 

저녁을 먹고 헤어졌나 보다.

 

벽에 붙은 사진들은

경기고등학교 졸업생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단원으로 참여하고, 연극 활동도 하셨다

대전에서 오신 분이 성심당 빵을 사 오셨다고 하더니

튀김 소보로 봉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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