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선 이런 일이?
9시 지나야 일어나는 남편이 웬일로 6시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온다
역시나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면서,
오늘부터 작곡가가 바뀌는구나, 오늘은 슈만의 곡으로 시작이다
구스타프 말러의 작품에 빠져서,
매일 교향곡을 듣고, 번역된 가사를 나에게 읽어 주고
출생에서부터 살아온 여정도 찾아보고,
요즘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귀에서 피가 나도록 말러의 교향곡을 들었다
지극히 보통 수준의 내가,
또래의 부인들보다 약간 더 아는 게 있다면
남편을 통해서 강제적으로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면서 살았던 때문이다
남편을 보면서 갑자기 우리 아버지는 아주 많이 외로우셨겠다는 생각을 했다
1926년생 아버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입학까지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고
전쟁 막바지라서 대학교에서는 수업을 못하고 육군 본부에 파견되었다가
1944년 봄 대구 항공부대로 차출되어 한국으로 나왔으니
살면서 학교 동창이 한 명도 없었고,
직장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분야가 한정적이니까
마음을 터 놓을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외로움,
또 아내는 무식하고
철학이며 인문학 세계사....
당신께서 알고 계신 지식을 대화로 풀어 볼 수가 없었겠다 싶어서.
2. 기가 막힐 정도로 가스레인지가 더러워서 청소를 했더니
오래 서 있어서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
냉동실에 넣어 뒀던 옥수수 두 개를 찜통에 쪄서 먹다가 사진을 찍었다
오며 가며 결국 다 먹게 되는 간식이다
3. 어제 수영장 여자 출입구에서 나와 오늘 오픈하는 빵 가게 안내문을 찍었다
여자 라커 룸 문과 마주 보고 있으니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출출한 차에 얼마나 유혹을 받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