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아기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해서,
새벽 3시에 잠들었더라도 아침 6시에는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난다.
6시에서 7시반까지
밤잠을 자고 깨어나는 시간이 대략 5시반에서 6시 사이인데,깨어나서 30분후에 우유를 먹고,
한시간 정도 놀다가 7시 반 전후에 첫 낮잠을 잔다.
출근하면 하루종일 못보니까,
잠을 줄여서라도 아기들 깨어있는 시간에 놀아주겠다는 맘이다.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을게다.
엄마의 목소리로 녹음한 동요를 들으며 그림을 보고있다.
내가 사진 찍는 걸 보더니,며느리가 얼굴이 찍힐까봐 얼른 동요책 뒤로 숨는다.
외할머니는 유라에게 꾸며주는 걸 좋아하셔서,
예쁜 모자도 씌우시고,머리카락 장식이 달린 머리띠도 씌우시고...
유라가 조금 더 커서 걸어다니면,멋쟁이로 만들어서 데리고 다니실 듯.
두 다리 혹은 한쪽 다리만 번쩍 들고 한참 있는 건, 유라의 새로운 행동이다.
윤호는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잼잼을 시작했는데,
유라는 아직 흥미가 없다.
(행동발달은 윤호가 모두 빠르다.)
일요일 낮에 엄마 아빠랑 외출한 아기들,
같은 사진의 동영상을 보니,양 다리를 열심히 흔들면서 즐거워 한다.
팔 다리가 자유롭고 시야가 트여서 신이 났구나.
평소에는 유모가 아기들 목욕을 시키는데,
토요일 오후 4시에 외박을 나갔다가 일요일 저녁 7시에 돌아오니까,
토요일과 일요일은 엄마 아빠가 목욕을 시킨다.
일요일 목욕 시킬 시간즈음에 손님이 와서 엄마는 손님과 얘기하느라 아빠가 윤호와 유라 목욕을 시켰다.
아기 목욕 시키는 순서는,
물에 적신 거즈로,눈 코 귀 얼굴을 먼저 닦고,그다음 머리를 감기고,그후에 옷을 벗겨 욕조에 넣더라.
비누칠해서 씻긴 후에 헹구는 욕조에서 다시 씻기고 목욕타올에 싸서 침대로.
다음 차례로 윤호가 목욕탕으로 들어가고,
유라는 내가 로션과 크림을 발라서 옷 입히고,준비해둔 우유를 먹이는...
이른바,분업으로 나눠진 시스템이랄까?
큰아들집에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기 봐주는 아줌마의 파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느 집에나 비슷하단다.
한마디로 아기를 다루는 솜씨는, 전문가 답게 능숙하고 부지런하고,일도 잘한다.
그런데,
말을 너무 조심성 없이 해서,몇시간만 같이 있으면,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긴다.
표현방법이 상스럽다고 해야하나~ 예의가 없다고 해야하나~
내가 도착한 날도,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할머니~ 왜 맛있는 거 안가져 오셨어요?
다음에는 맛있는 반찬도 좀 해오세요~ 당당하게 요구하고,
내가, 쌍둥이 키우면서 힘들텐데 우리 며느리는 짜증내는 거 못봤다고 칭찬하면,
"일하는 사람이 둘씩이나 있잖아요~" 그런식으로 대꾸를 한다.
뉴스나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왜 그렇게 말을 거칠게 하냐고,놀라는 표정을 하면,조심을 하는 것 같은데, 그때 뿐이다.
이때껏 신생아만 돌보면서 여러 집에 2주씩,한달씩 입주로 있었으니,
가는 집마다 신생아부모와 할머니들이 어찌할바를 모르고 매달렸을 게다.
그래서 갑중의 갑으로 행세를 하는 모양이다.
나는 며칠만 있다가 떠날 사람이니,
싫은 내색은 하지말고 장점만 보자고,몇번이나 다짐을 했는지...
아주 다른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온 듯 하다.
성격도 행동도 식성까지도 완전 다릅니다.
5월 1일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는데,6월 1일부터는 하루에 두번씩 먹고,재료도 좀 다양해졌어요.
유라는 뭐든지 잘먹어요.
그런데 윤호는 싫은 닭고기국물로 만든 건 거부하더라구요.
이제 7개월째인데,입맛에 안맞는 게 있다니,우습잖아요.
이제는 아기들 교육에 신경 쓸 시기가 되어서,
부드럽고 고운말을 쓰는 사람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적임자를 구했는데,8월말이 되어야 가능한 모양이예요.
지금 있는 유모는 신생아를 능숙하게 잘 다루고 돌보니까,3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적합한 사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