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으러 병원에 가기 전에 집안 곳곳에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감추어 놓았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서 나중에 전화를 받고 알았다
엄마가 없는 나날이 길어지면
아이들 기분이 쳐지고 울적해 질까봐 선물을 준비해 뒀다고 했다.
첫번째는 현관 앞 옷걸이 밑에 감춰놓은 것을 엄마와 화상통화 하고는
달려가서 아이들이 먼저 찾아와서 사진이 없다.
두번째는 피아노 옆 바구니 밑에 있는 것을
내가 먼저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세번째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하는 아기방 책꽂이 밑에 있더라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상태다.
이것 말고도 내가 모르는 서프라이즈 선물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다.
첫번째 선물은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 찾았고
두번째 바구니 밑에 숨겨 둔 선물은 지난 금요일 저녁에 엄마와 화상통화 하는 중에
피아노 옆 바구니 밑에 서프라이즈 선물이 있다며 가보라고 해서
아이들이 달려가서 들고 와서는 엄마에게 보여주고 즐거워 했었다.
서둘러 통화를 끝내고
각자 자기 것을 펼쳐서 문제 풀이를 하고,
윤지는 스티커를 붙이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보조하느라 바빴다.
숫자를 따라 연결해서 그림판을 완성하는 점잇기인데
완성 후에는
아직 한글을 모르니까 질문을 읽어주면 숨은그림 찾기를 하고
내용에 대해서 아이의 의견도 물어 본다.
저녁에 할아버지와 윳놀이를 하려다가
점잇기 그림판에 반색을 해서 곧장 시작했는데
문제는,
잠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만 둘 마음이 없는 거다.
내일이 학교에 안가는 토요일이니 좀 늦어도 되겠다 싶어 한 시간 여유를 줬으나
더 늦어 질 것 같아서 겨우 달래서 9 시에 잠들었다.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8시부터 다시 책상에 앉는 윤호
물 먹으러 갔다 오고,오줌 누러 갔다 오고...
그 것 말고는 무려 3시간동안 집중해서 풀었다
30 장 중에 17 장 완성.
할아버지 할머니는 11시에 용인 갔다가 내일 올 꺼라고 설명하고
그러니 이제 중단하고 인사 해야지~ 설득해서 그림책을 덮었다.
토요일 점심 후에는
두 달만에 아이스 하키 타러 갔다가 마치고는 친구 생일파티 참석하고 저녁에 집에 왔단다
(아빠가 토요일 하루를 봉사함)
어제 12시 지나서 오니
그 후에 혼자서 3 장을 더 완성했더라(질문에 대한 답 쓰기만 빼고)
유라는 7장 완성한 그대로이고, 너는 20 장 완성했으니 천천히 하자고 했으나
어제 저녁에 목욕도 안하고 기어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끝냈다.
그바람에
유라 윤지는 7시 30분에 양치질까지 끝내고 잠자리 동화책 읽어주는데
윤호는 그제서야 목욕하고 ...
그와중에 동화책도 읽어달라고.
하필이면 페이지가 많은 영어판 동화책을 가져와서 잠자는 시간이 많이 늦어져 버렸다.
마지막으로 옛날 이야기도 들어야 겠다네
그 말에 장단맞추어 따라 들어가는 남편을 끌고 나오다 시피 정색을 하고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는 아줌마 생각은 안하냐고 핀찬을 줬다.
저녁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40분 늦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20분 늦어졌지만
한 번 시작하면 집중해서 끝이 날 때까지 하고싶어 하는 윤호의 성격을 알기에,
이제 그만하고,
나머지는 내일 하자고... 두 세번 말했으나
아이가 단호하게 거절해서 끝나도록 기다려줬다.
7시 15분 30 장 완성.
어제 윤호가 책상에 앉아 있을 때
유라는 하고싶지는 않고 그래도 윤호에게 지기도 싫고...짜증이 나서 앉아 있길래
지금 하지말고 다음에 할머니랑 둘이서 하자고 데리고 나왔었다.
7 장에서 멈춰서 23장이 남았는데...
윤호는 다 끝냈다고 하면 스트레스 받을 거라서
다른 방법으로 자신감 자존감을 살려줄 묘책을 세워야 겠다.
유라는 그림그리기와 색칠하기를 잘하니까
한 장 한 장을 색칠로 완성해서 작품을 만들자고
그렇게 하면
점 이어서 줄긋기는 늦었지만
훨씬 근사한 작품이 된다고 설명해야지
( 한 아이가 완성하고나면 경쟁하던 아이는 그 싯점에 중단한 상태로 끝나는 경우가 많더라구.
그런 상태로 부모가 그냥 넘어가면
하기 싫거나 이길 자신이 없으면 중도에 포기하는 게 버릇이 되어버린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성하도록 이끌어 줘야 하는 게 어른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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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21.03.17 07:51
내가 며느리에게
너는 변호사 말고 회사 기획실장을 하는 게 더 좋겠다고 했어요.
한달 후의 일까지 전체의 일을 파악하고 기획하고 조정하고 준비까지
완벽하게 짜 놓는다고... 요.
지난 토요일은 반 친구의 생일이라고
그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물어보고 주문해서 며칠 전에 집으로 배달 시켰더라구요.
이게 뭐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사정을 설명하고 윤호 유라가 들고 갈 수 있게 포장을 해 주십사고 해서 알았어요.
아빠가 준비해라고 시키지 않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도 집안의 모든 일을 챙깁니다.
윤호는... 뭘 배우더라도
중도에 그만두는 거 없이 자기가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집중해서 노력하는 타입입니다
넘어져도 일어나서 또 하고 또 하고...
제일 잘하는 그룹에 들어가야 만족을 하는.
문제집을 받으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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