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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1월 12일은,

by 그레이스 ~ 2022. 1. 12.

작년 1월 12일은 부산에서 이삿짐이 출발한 날이다 

작년 글 (이삿짐이 나간 후)를

찾아보니 아침 8시 반에 인부들이 와서 짐을 싸고 사다리차로 실어내서 

오후 2시 지나서 탑차에 싣고 차가 출발했더라 

내일 아침 8시 반에 용인 보정동 아파트에서 만나자고 해서 

우리는 오후 다섯 시 즈음에 빌라에서 나올 생각이었는데 

큰며느리가 서울에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고 밤중에 운전해서 올라오시는 건 위험하니

내일 아침에 출발하시라고 전화를 했었다

먼저 도착한 이삿짐은

작은아들이 가서 인부들이 집안에 들여놓는 걸 보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오후 다섯 시에 출발하면 밤중에 눈 오는 길 운전하는 위험도 있지만 

또 한 가지는

밤 12시에 작은아들 집에 가는 게,

며느리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렇게는 안 하고 싶었다 

 

궁리를 하다가 초저녁에 자고 밤중에 일어나서 가자고 했으나 

8시부터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10시 넘어서야 잠이 들어 밤 한시에 깼었다 

한 사람이 부스럭하니 둘 다 거의 동시에 일어나서 

진하게 커피 두 잔씩 마시고 2시에 집을 나섰다 

이제 여기를 떠나는구나... 온갖 생각을 하면서 

밤 3시 즈음의 고속도로는 텅텅 비어서 4시간을 달려 어느 휴게소에 들어가 

피곤한 남편은 차속에서 한 시간을 자고, 나는 시계를 보고 있다가 출발하자고 깨웠다

보정동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약속했던 8시 30분 전이었는데

이삿짐 탑차는 먼저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 작년에 이사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어서 그런지 

평소와는 다르게 새벽에 깼다 

다시 누워서 잠을 청해야 하는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정신은 더 맑아져 버렸다 

 

교통사고 이후 

내 마음속 바닥에는 슬픔이 깔려 있어서

작은 흔들림에도 수시로 눈물이 흐르곤 했었다.

의사는 우울증 증세라고 하더라 

그런 감정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는데 

주말마다 아이들 재롱을 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증도 서서히 나아졌다 

 

오늘은 수요일이니 재활치료 가서 또 새로운 동작에 도전하겠지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 키미2022.01.12 12:20 신고

    정말 어려운 시기 잘 이겨내고 계십니다.
    그래도 사고를 생각하고, 지금의 그레이스님을 생각하면 희망이 샘솟습니다.
    손주들 재롱에 우울한 생각 떨쳐내시고, 좋은 생각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12 15:15

      위장탈이 났는지 속이 안좋아서 어제 저녁을 안먹고 잤는데
      아침에도 계속 거북해서 그냥 갔다 왔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고 어지러워서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점심은 억지로 떠먹는 요구르트 하나와 마시는 걸 먹고 또 누워 있다가 3시에 일어났어요
      이제 정신을 차려봐야지요
      어제부터 컨디션이 안좋아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구나 싶어요

    • 키미2022.01.12 16:54 신고

      부스터샷 영향일 수 있으니 이부프로펜이 함유된 진통소염제를 위장약과 함께 드세요. 메스껍고, 어지러우면 그 증세입니다. [비밀댓글]

    • 그레이스2022.01.13 08:10

      열은 안나는데 관절마다 쑤시고 아픈게 심상찮아서
      진통제를 찾다가 타이레놀 500미리 두알 먹고 잤어요
      9시 전에 누웠으니 거의 11시간을 잤네요
      백신 3차는 최근이 아니라 한달 전에 맞았고 후유증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어제는 주민센터에 확인서 받으러 갔던 거예요

  • 산세베리아2022.01.12 13:18 신고

    벌써 이사한지 1년이 되었군요
    매주 손주들 커 가는 모습 보시면서 많이 웃으시고
    재롱에 우울증도 다 이기셨죠?
    꽃중에 꽃 인꽃!!이 최고죠??
    쑥쑥 크는 모습이 아까워요&&&~~~~

    오늘도 재활치료 잘 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12 15:20

      2년동안 아무것도 안했더니 근육소실이 심해서 마음으로는 할 수 있겠는데 몸이 안 움직이네요
      차차 좋아지리라고 기대를 합니다

  • 토론토 양배추2022.01.12 23:21 신고

    그레이스님 어느새 일년이 지났군요?
    어쩜 세월은 이리도 빠른지 잡을수가 없네요.
    교통 사고 휴유증이 아무래도 남아 있겠지만
    힘내시고 재활치료 열심히 하세요.
    저도 요즘에 집에서 아침 저녁 운동을 좀 하는데
    마음은 다 따라할수 있을거 같은데
    몸이 말을 안듣더라구요.
    손주들 보고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13 08:17

      1년이 몇달만에 지나간 듯이 빠릅니다
      이렇게 한살씩 나이 먹어가네요.
      며칠째 소화가 안되고 불편하니까 담석증 때문인가 싶어서 ...
      또 복부 수술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고 심사가 안좋았어요
      최대한 미룰 수 있는 상황까지 미루다가 몸이 견디지 못하게 되면 수술해야겠지요

    • 토론토 양배추2022.01.13 09:55 신고

      저도 오랫동안 소화도 안되고
      새벽이면 통증때문에 오래
      고생했는데 검사를 해보니 쓸개에 혹이
      있다고해서 몇년전에 수술을 했어요.

    • 그레이스2022.01.13 11:09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은 요즘은 다 복강경으로 합디다
      그러나 저는 개복수술을 했었기 때문에 복강경으로 할 수가 없다네요
      창자가 터졌을 때 음식물과 피범벅이 되어 소장, 대장이 서로 붙어버리는 유착이 심했대요
      그래서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도 개복을 해서 또 창자에 피가 고이지않게 조치를 해야 한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수술이 될거라고 했어요
      세브란스에서는 작년에 수술을 하자고 날짜를 잡았다가
      아직 몸이 회복이 안되었으니 내년으로 미루자고 했었거던요
      올해 봄이 될지 가을이 될지 모르겠어요
      나는 견딜 수만 있다면 몇년이라도 더 미루고 싶어요

    • 토론토 양배추2022.01.13 12:04 신고

      아.그러시군요?
      저는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복강경으로
      했지요.
      개복하고 수술하는것 힘들지요.
      마취도 오랫동안 해야 하구요.
      저도 수술을 여러번해서 수술이라면
      마취가 늘 걱정이거든요.
      앞으로도 큰 수술하나가 남았어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지요.

    • 그레이스2022.01.13 15:32

      이미 장 유착이 된 부분이 또 개복수술을 하다가 창자가 더 상하는(썩는) 상황이 생길까봐 우려가 된다고 했어요
      그러면 창자를 잘라내야 하니까요
      쓸개를 떼어내는 것도 약간의 위험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잊어버렸어요
      또 몇시간 마취를 해야하고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게 참... 어렵군요
      계속 소화가 안되고 가슴이 답답한 상태로 살수는 없으니까 의사 상담을 받아봐야 겠어요

      양배추님 무릎수술은 오미크론 때문에 수술이 늦혀졌다고 하셨지요?
      위험하지 않은 수술은 다 취소가 되었다고 하니
      코로나 사태가 빨리 잠잠해지기를 기다려야 겠네요

    • 토론토 양배추2022.01.14 08:55 신고

      아니요 오미크론이 아니고 벌써 재작년이니까
      처음 코로나 시작하고 좀 시간이
      지났을때 아닌가 싶네요.
      2020년 6월에 수술하기로 한것이
      캔슬이 되고
      지금은 오미크론 때문에 비응급 수술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차피 예약이 안됩니다.
      지금 주사를 맞고 있지요.

    • 그레이스2022.01.14 09:08

      한국은 수술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만
      2월에 상담가서 의사가 봄에 수술하라고 권하더라도 저는 가을까지 미루고 싶어요

  • 데이지2022.01.13 21:20 신고

    그레이스님!
    사고후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요. ㅠㅠ. 다행히 손자손녀 보면서 시름과 우울증이 해소되어 가니 다행스럽네요. 저도 슬슬 겪게 되는 이 노년기가 낯설고 어설퍼요. 노화에 점차 적응해가며, 몸을 달래고 아껴가며 살려고 합니다. 힘내셔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14 08:10

      몸살 비슷하게 아파서 놀랐었는데
      수요일도 어제 낮에도 약을 먹고 푹 자고 쉬었더니 괜찮아졌어요
      위장도 죽을 먹으니 나아졌고요
      몸을 달래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에 실감합니다

  • 여름하늘2022.01.14 00:03 신고

    아, 부산을 떠나오신것이 벌써 일년이네요
    새벽2시에 집을 나서서 달려 오셨던 그날일들을
    떠 올리시면서 밤잠을 설치셨네요
    참으로 힘든 시기를 잘 참고 견뎌내셨어요.
    손주들의 재롱을 보시며 좋은시간을 보내셨다는 말씀에
    참 손주들이 보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나은 해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내셔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14 08:21

      세월이 참 빠릅니다 벌써 일년이더라고요
      아주 가끔은 통증 때문에 온 몸에 파스를 붙이고 잠을 설치는 밤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날은 환자라는 걸 잊고 살아요
      이사를 와서 불편한 종류가 열가지가 넘더라도
      손주들을 자주 보는 그 한가지만으로 이사 온 충분한 댓가가 됩니다
      정말 잘 왔다 싶어요

  • christine2022.01.17 15:52 신고

    예기치않게 넘 큰일을 겪으셔서 제맘도 안좋습니다 ㅠㅠ 재활치료 잘 받으셔서 회복되시길 바랍니당~ 그레이스님에게는 멋진 두아들, 착한 며느리들 글고 활력소가 되는 손자들이 젤 확실한 치료제입니당~ 경기도로 올라오신건 진짜 잘하셨어용!! ㅎ 글고 그레이스님 글읽으면서 힐링하는 블로그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우울한 생각은 싹 이자뿌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17 18:24

      사고를 당한 2020년 가을보다
      오히려 근육이 줄어서 체력은 더 떨어졌다
      부엌에서 조금만 일해도 힘이 들고 아파서 금방 누워야 하고
      병원 재활치료 받고 마트에 들러 장 봐오는 정도로 평소에 움직이는 것보다 약간 무리를 하니까 밤에 몸살이 오더라
      작년에는 그 정도로는 괜찮았거던
      1년 지나서 체력이 더 떨어졌다는 거지
      그래서 많이 속상하고 서글퍼서 우울했었다
      꾸준히 재활운동해서 체력보강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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