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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유라 윤지 유준

추석 전에 인사 와서

by 그레이스 ~ 2024. 9. 15.

명절에 차례 없앴으니 부산 오지 말라고 선언했던 게 벌써 10년 전 일이다 

('명절에 자식들이 안 오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썼었다)

용인으로 이사 온 이후에는 

명절음식을 만들어서 아들 며느리 손주들 먹일 만큼 건강하지 못해서 

명절에 집에 오라는 말 대신 너희끼리 여행 가라고 했었다

이번에도 연휴에는 여행 간다고 큰아들네는 어제 인사 왔었다

 

10시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11시에는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우리가 이사 갈 집에 11시 방문할 약속이 되어 있어서

12시에 식당에서 만나자고 했다 

우리 동네 돌솥밥 정식 식당은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문을 닫아서 

과거에 청와대 요리사로 근무했었다는, 중국집 예하랑으로 예약을 해 놨다 

지나다니면서 보면 날마다 점심시간에는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길가에도 차가 이어져 있는 식당이다

 

할아버지가 자리에 앉아있는 우리들 사진을 찍는 걸 보더니 

유준이가 자기가 찍겠다고 할아버지 휴대폰을 받아서 찍는다 

그 모습을 아들이 찍은 거다 

 

 

 

아주 오랜만에 배달이 아닌 주방에서 갓 요리한 뜨겁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탕수육, 내가 예전에 좋아했다고 유산슬, 요리는 큰 사이즈로 두 개 시키고 

아버지는 얼큰한 잡탕밥, 아이들은  새우 계란볶음을 나누어 주고 

짜장면을 3 그릇 시켰는데 짜장면 그릇이 어찌나 큰 지 하나가 2인분은 되겠더라 

여럿이 조금씩 나누어 더 먹었으나 한 그릇은 못 먹고 남았다 

나는 유산슬을 두 번 덜어서 먹고 새우 계란볶음도 작은 접시에 하나

탕수육도 몇 개 먹었으니 짜장면은 작은 접시에 받아놓고 맛만 보고 더 먹을 수가 없었다 

 

식당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지만 

차를 가져갔으니 유준이는 할머니 차를 타겠다고 해서 우리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과일 먹는 것보다 자전거 타기에 더 관심이 많은 유준이는

발이 안 닿는 실내 자전거에 매달려서 탄다 

 

 

 

 

깎아 놓은 과일과  

할아버지가 사 놓은 요구르트와 과자들 먹으면서 

아이들은 작은 방에 가서 침대 위에 앉아 넷플릭스로 어린이 프로를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집에 오면 평소에는 못하는 그런 즐거움도 있어야지

두어 시간 후에 롯데몰 4층에 있는 키즈카페에 가서 또 두 시간 정도 놀다가 

 

큰애들은 좀 난이도가 있는 놀이기구를 타고 

동생들은 수준에 맞는 놀이를 하고

 

다섯 시 반에 며느리는 유라 윤지 유준이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서울로 갔고 

아들은 윤호를 데리고 곧장 아이스하키 레슨하러 간다고 

다 같이 롯데몰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나는 평소에는 양말을 안 신고 다니는데 

어제는 이사 갈 집에 간다고 남의 집에 맨발로 가는 걸 실례니까 덧버선을 신었다가 

그 집에서 나오면서 벗어서 가방에 넣어 뒀던 것을 키즈카페에서 요긴하게 신었다 

키즈카페에는 아이들도 어른도 입장하면서

바닥이 미끄러지지 않는 양말을 신어야 되는 규칙이 있더라 

집에서 준비해오지 않았으면 티켓을 사면서 양말도 사야 입장이 되는 

 

집에 와서 계속 침대에 누워 쉬었지만 

몇 개월 전에는 몇 시간이나 연속으로 앉아있거나 서서 있는 건 상상도 못 하던 일인데 

지금은 근력이 생겨서 그 게 가능하더라고 

밤에 아프지도 않았고 

 

오늘은 어제 이사 갈 집을 보고 온 내부 구조에 따라 가져 갈 것들을 선별하고

버릴 것을 다시 더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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