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막골 생태공원에 다녀오자고 토요일 약속했었다
오후 수영장에 가려면 오전 일찍 다녀오는 게 좋겠다는 말도 했었고.
아침 6시 반 즈음에 가려는 곳이 어디냐고 묻더니 검색을 해 보고는
꽃을 보려면 차라리 다른 곳이 더 나을 거라면서
생태공원은 많이 걸어야 한다고 당신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네
꼭 가려면 휠체어를 가져 가자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면서
대화의 진행이 이 쯤 되면
빨리 알아차리고 포기하는 게 서로 마음 상하지 않는 상책이다
날짜를 다시 잡아서 다른 곳으로 갑시다 하고.
내 블로그에 오시는 오랜 친구들은,
내가 많이 양보하고 산다고 하겠지만
80세가 된 남편과 살다 보면 왜 그렇게 변하는지 길게 설명을 안 해도 수긍이 갈 거다
원래도 고집이 센 남자이지만 점점 더 본인도 통제가 안 되는 고집이 생긴다
그게 속상하면서도 변해가는 남편에게 연민이 생기니
맞서서 싸우고 싶은 전의가 없어진다
또 한가지 더
우리 부부가 함께 살 날이 10년도 안 남았다 생각하니까
남은 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자는 마음가짐이라서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욕심을 비우게 되더라
내일은 남편의 동기들 모임이 있어서 서울 갔다가 늦게 올 거고
수요일은 동해안인지 서해안인지 모르겠지만
바닷가로 낚시를 갈 예정이라고 했다
요즘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방파제 낚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