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는 정성을 쏟고 감정을 표현하는 만큼 되돌아온다
현관에 들어서니 이번에도 아이 넷 다 할아버지를 더 반가워하면서 품에 안긴다
나는 덤덤한 편이고,
남편은 온갖 비위를 다 맞춰서 아이가 원하는 걸 해 주는 성격이라서
왕에게 아첨하는 간신배 신하 같다고 놀려도 들은 척도 안 했다
이번에도 식탁에 앉아서 며느리가 차려 놓은 걸 먹어라 하지 않고
계란이 없다 프라이를 4개 해 오라, 치즈도 필요하다
우유 말고 주스도 두 종류 꺼내 오고,
마시는 요구르트, 떠먹는 요플레, 구색 맞춰서 다 가져오신다
취향이 다 다르니 먹고 싶은 거 골라서 먹어라고
그 게 나하고 남편의 다른 점이다
아이들이 일어난 후에,
조금씩 남은 요플레와 계란, 유준이 먹다 남은 빵을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점심은 안 먹어도 되겠다고 했다
(점심은 며느리가 배달시켜준 음식이 많아서 2인분은 남았다)
아들은 테니스 연습하러 나가고,
며느리는 요가 수업에 참여하러 나가서(할아버지 할머니와 놀라고 비켜 준 것일지도)
집 안에서 놀다가 놀이터에도 갔고
남편이 휴대폰을 들고 본인을 포함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세상에나~ 본인 얼굴이 화면의 절반이 넘게 찍었더라
하나로 마트에 과자 사러 가자고 하면서
할머니는 길을 모르겠다고 유준이와 윤지가 길을 알려 달라고 했더니
양쪽에서 손을 꼭 잡고 쉴 새 없이 얘기하면서 안내를 하네
하나로 마트 건물에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할아버지가 불러서 돌아 선 유라
사고 싶은 거 다 카트에 담으라는 할아버지 말에
종류가 무려 18가지, 푼돈이 모여 계산서에 46540원이 나왔다
서향집이라서 거실에서 식물이 자라기에는 햇볕이 부족한데
그래도 아이들은 식물을 키우겠다고 이번에도 모종과 화분을 사놨더라고
할아버지께 심어 달라고 하면서
서울 경찰청 청장님 관사 뒤에 작은 숲이 있어서
거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싱그럽다
6월에 있는 피아노 콩쿠르에 참여한다고 윤호가 일요일에도 연습한다고 해서
그리고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유라, 윤지도 피아노 레슨이 있다고 해서
4시 반에 아들 집에서 나왔다
엄청나게 막히는 길을 돌고 돌아 빠져나오느라 가 본 적이 없는 광장시장 앞을 지나
남산을 돌아 한남 대교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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