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걷어 정리하다가
수건 하나를 펼쳐 놓고 잠시 추억여행을 했다
1984년 11월에 영국을 떠나 미국을 거쳐서 12월에 서울로 왔으니
1983년이면 1 년 전 헤롯 백화점에 가서 기념품 숍에서 샀던 거다
빨간 2층 버스와 몇 가지를 선물용으로 사면서 그 해 달력이라고 샀던 것 같다
새것이었을 때는 세탁 후 다림질해서 턴 테이블 덮개로 썼었고
해운대 시절에는 20년간 서랍 안에 있다가
용인으로 온 이후에는 허드레 용으로 사용한다
아무튼 42년 전에 샀던 수건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할 듯
별로 알뜰하지 않아서 진즉에 버렸을 물건인데 헤롯 백화점이 생각나서
백화점에 처음 갔던 날과 그 후의 수많은 날들 - 세일 시즌에 구매했던 본차이나, 실크 카페트
지인들과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던 점심 -
많은 사연이 떠올라서 또 못 버리고 다림질을 해서 넣어 두는 반복이었다
7월 1일 거실 에어컨을 가동 시키고는
부엌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하는 게 신경 쓰여서 된장찌개도 장조림도 밖에서 휴대용으로 끓였다
헤롯 수건은 에어 프라이기를 덮었던 거고
그 옆은 오래 전에 구정 뜨개실로 만든 레이스를 덮었다
다시 다림질해서 서랍에 넣어 둬야 겠다
'소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입을 옷은 + 스테이크 하우스 (15) | 2025.07.06 |
---|---|
치과 그리고 26년 된 치마 (10) | 2025.06.16 |
유월 첫날 (6) | 2025.06.01 |
실크 투피스 (8) | 2025.04.22 |
풋 워머 (6) | 2025.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