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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행

런던에서.11 아는만큼 이해가 깊어지고...

by 그레이스 ~ 2008. 12. 27.

 

이제 이틀 남았다.

 

일찍 일어나 커피 한잔을 들고 블로그의 화면을 바라보다가...

나 자신에게 묻는다.

이번 여행은 어떤 의미였나고?

 

자식은 엄마를 얼마나 알고 이해할까

엄마는 아들(딸)을 얼마나 알고 이해할까?

대부분의 경우엔 그 판단기준이,

어쩌면 스무 살 즈음으로 정체되어있는 게 아니려나 그런 생각이 든다.

 

한집에서 같이 산다고 해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도 드물 테고...

자주 이야기하고 의논하던 시점으로 기억이 한정되어있을 것 같다.

내 아들(딸)은 이런 성격이고, 뭘 좋아하고,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고...

우리 엄마는 어떻게 살아왔고,

뭘 좋아하고, 이런 성격이고, 어떤 취미생활을 하고... 그때의 기억으로.

 

그런데,

자식의 사고방식이 백 일자리 아기가 크는 것 마냥 쑥쑥 자라고 계속 바뀌듯이

엄마들도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이해의 폭이,

시류를 읽어내는 순발력이,

변해가는 세상만큼이나 빠르게 바뀐다는 걸 자식들은 알고 있을까?

 

이번 여행이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같이 하는 즐거움보다

아들이 어떤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결혼생활을 꿈꾸는지,

인간관계에 대한 대처방식과, 선호하는 친구는 어떤 타입인지,

(소소한 일로는 식생활은 어떻게 변했는지, 생활습관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

그사이 더 변한 아들의 현재를 다시 확인하고 더 깊이 파악하는 시간이었구나 싶다.

더불어 나를 많이 파헤쳐 보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시간적 경제적 여유만 된다면...

하루 이틀 다녀가는 게 아닌,

적어도 일주일 이상씩 같이 여행하는 기회를 해마다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그게,

먼 곳이 아니어도, 관광지가 아니어도...

 

육체적 성장과 변화 못지않게 내면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큰 기쁨이니까~

 

 

희망2008.12.29 00:18 신고

깊이있는 질문....
오늘 조조영화를 보러가는데
딸아이가 말꼬리를 물고 계속 질문을 하는거예요
그래서 따끔하게 야단을 쳤죠
생각을 해보고 질문을 하라고
그렇게 아무 의미없는 질문을 하니 짜증이 나지 않냐고요
저도 느끼는것이 있는지 알아듣고
다음엔 생각해보고 질문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아주 어릴때는 질문을 많이해주는것이 이쁘기도 했지만
이젠 왜 이럴까 싶어지면서 어쩔때는 짜증이 확 오기도 하거든요
생각해보고 질문하라고 하면 또 너무 어려워 그나마 하던 질문도 뚝 끊어질까 걱정이지만
그래도 잘했다 싶어요
한번 두고봐야지 싶어요

이럴때 보면 옆에끼고 사는것이 좋은것을 실감합니다.

그레이스님은 아쉽더라도 다 큰자식들을 품에 품어두기에 너무 커서
시간등 여러가지 여건이 쉽지 않을듯 싶네요...

그레이스님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요즘 한국에 돌아와서 공부하는데 부담이 있는모양이예요
엄마나 주위를 보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모양이고
또 성실하게 하기는 하는데
해야하는 공부양이 눈에보이니 부담이 드는모양이예요
좀더 덜 부담스럽게 공부시킬 방법이 없을까요?
재미있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그러면서도 열심히 하도록요^^;;

남은 여정 잘 보내시고 건강히 돌아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08.12.29 04:16

    생각을 정리해서 말 할 나이가 충분히 되었어요.
    그렇게 주의를 주는게 잘 한 지적이네요.
    생각을 다듬는 버릇을 일찍부터 연습해야 커서도 말 실수를 적게하게되고...
    표현력도 좋아지고...

    자식은 스무살이 넘으면 품에서 내보내야 자식에게 더 유익하지않을까요?
    한번씩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꼭 가까이서 살기를 바라는건 아니예요.

    예원이에 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은데...

    공부보다 먼저,
    개학을 하게되면 모든 면에서 뉴질랜드와 한국 학교를 비교하는 일이 많을꺼예요.
    선생님,
    학급친구들,
    교과과정,
    수업방식,
    여러가지로 불만이 많이 생기고 ...
    그런 일을 충분히 각오하라고 일러주세요.
    알고 있으면서 겪으면 좀 쉬울테니까.

    먼저 그 문제가 잘 해결이 되어야 학습능률면에도 도움이 될데고...
    예원이가 뉴질랜드를 부러워하고 우리나라를 부정적으로 말할때
    절대 동조해서 같이 비판하지마세요.
    아이에게 아무 도움이 못되고
    더구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는데 (앞으로 살아가는데)방해가 되니까요.

    그런점이 있지만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너희들이 그 몫을 해야지.
    그런식으로 긍정적으로 말해줘야...(외국에서 살다온 엄마들은 다 겪는 일)

    학과공부는,
    일년의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처음에는 어려워도 서서히 탄력이 붙을꺼라고 격려해주고요.
    영어에서 많은 플러스가 될테니 여유시간을 수학에 집중해야겠지요?
    외고를 지원하는 애들은 대부분 영어는 탁월하니까 수학에서 판가름이 나더라고요.
    입학해서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그렇구요.

    다음에 기회가되면 다시 얘기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