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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중대결심.

by 그레이스 ~ 2009. 1. 29.

평소에 우리끼리 하는 말 중에,

부산은 서울보다 많이 보수적이고,또 덜 세련됐다고

아마도 10년 혹은 30년은 뒤쳐졌다는 비평도 종종 하는데...

명절을 맞이하는 자세도 역시 그런 모양으로,

많이 준비하고, 격식을 따지고... 참~ 구식이다.

 

이제는 다들 며느리 위치보다 시어머니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명절이 어렵고 힘이 드는 건 며느리 때나 시어머니 때나 마찬가지라고 푸념이다.

서울에서 혹은 가까운 곳에서 자녀들이 와서 하루,이틀 또는 삼일을 지내다 간 이야기로

운동을 하다말고 홀에 둘러앉아(스트레칭용 매트에 누워서) 그냥 놀았다.

 

나는,

그 정신없었다는 얘기를 부러워 하면서...

앞으로 나는 어떤 시어머니가 될 것인가를 가늠하기도 하고,

희망사항을 꼽아보기도 하고...

 

 

맏이로 살면서 일주일 전부터 음식준비하는 일,

시동생들 한보따리씩 음식과 들어온 선물 나눠서 챙겨주는 일...

그런 일들을 며느리에게까지 대물림하고 싶지않다.

 

큰아들은 외국에 있으니 제외하고...

둘째도 개업의사로써 평소에 병원을 비우기가 쉽지않을 터.

그렇게 묶여있는 몸이니 명절 연휴기간에 둘만의 여행을 떠나라고 보낼꺼라고 말했더니,

딸의 엄마와 아들의 엄마 반응이 확실히 다르다.

 

반대하는 의견에,

가풍을 가르치고 제사범절을 가르치는 건 할아버지 기제사 때 해도 충분하다는게 내 답변.

평소에 예의바르고 어른에게 공손하면 그것으로 기본은 다 갖춰진거지 뭐.

 

장가 가라고 윽박지르다가 안되니까

이제는 별 소리를 다 한다.

사고쳐서 아기 가졌다고 나타나면 더 반갑겠다는 내 엉뚱한 말에

다들 웃는다. 

 

  • 화앤문2009.01.30 19:50 신고

    설 잘 쇠셨어요/
    저도 힘들었는지 다녀와선 쓰러져 이틀을 꼬박 잤지 뭐예요..ㅋ
    어깨에 장군님이 내려앉으셨는지 왜 이리 무거운지 모르겠어요..ㅎ

    답글
  • 잃은 마음2009.01.30 22:55 신고

    감기 몸살은 조금 나아지셨는지요?
    전 막내라서 명절 새벽에 출발해서 차례 모시고 점심 먹고 옵니다.
    한 2년 되었어요.
    동서가 며느리 보고 나서부터...
    잘 지내시죠?
    담주 월요일부터 2박3일 학교에서 단체로 대만여행갑니다.
    그냥 담담합니다.
    다시 올게요.

    답글
    • 그레이스2009.01.31 10:04

      감기는 아니고 몸살만.
      첨에는 감기인가? 했는데,
      콧물,기침, 그런건 없으니 감기는 아닌가봐.
      좁은 공간에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은듯이... 아무리 팔다리를 펴 봐도 소용없고...피곤하기만 하네.
      도로 가서 누워야겠어.

      동료들과의 여행~
      가는곳이 어디이든,여행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잘 놀다와요^^

  • 희망2009.01.31 16:39 신고

    명절에 조상을 모신다는 의미보다
    가족끼리 만나 맛난 음식 해 먹어가며
    서로를 속속들이 알아가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명절이 너무 힘들고 싫었는데
    (특히 저희는 설전에 아버님 제사가 있어 배로 음식을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나이들고 보니 이렇게 음식해서 먹이고
    재미있게 저녁도 보내고 한지붕아래서 잠도 자고 해야 한다는것을 느껴요
    여행을 가시더라도 가족을 모두 대동하고 다니시면 어떨까 생각해봤네요
    저희 신랑 손님중에 3대 가족을 대동하시고 여행가시는 분들 뵈면
    정말 부러웠었던 기억이 있어요.
    참 재미있게 사실것 같은데
    미래 며느님은 왜 않나타나실까나.....

    몸은 좀 나아지셨나요?

    답글
    • 그레이스2009.02.01 10:44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게 목적이라면 꼭 그렇게 고생스러운 전쟁을 치룰 필요가 있을까?
      부모님 생신에 맞추어서 어느 휴일을 정하면 더 나을 것 같은데?
      이건,
      그냥 나혼자만의 생각일 뿐.

      명절을 자기네 직계가족끼리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시고모님,당숙모님...
      즐기기보다 준비하고, 접대하고,
      그게 맏며느리 일이잖아요?

      3대가 같이 여행을 가는건 손주들이 좀 컸을때 일이고...
      젊은 부부는 둘만의 여행이 더 좋지않겠어요?
      시부모,친정부모 어느쪽이라도 어른들과 함께 여행하는건 조심하고 신경쓰야 할 일이 많은 법이니까.
      사실
      여행중에 개인의 단점이 잘 보이는 법이거든.

      오늘 아침엔 많이 나아졌어요.
      조금전에 꽃밭에 나갔었는데,
      철쭉이 많이 폈네요.
      한참
      화사한 꽃들을 구경하고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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