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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내 생일.2

by 그레이스 ~ 2011. 2. 15.

 

 

 

 

 

중학교 2학년이었던가?

 

생일날 아침, 팥밥이 아니고 그냥 하얀밥,그리고 미역국도 아니고...

 

아무말없이 밥을 먹는데,눈물이 핑~ 돌더라.

 

그러다가 뚝뚝 떨어지는 눈물.

 

왜 우냐고 물으시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냥 눈물이 나네~ 했더니,

 

제일 먼저 할머니께서 눈치를 채셨다.

 

생일상을 안차려서 그러는구나~ (생일날에는 그 아이 혼자 따로 상을 받는...)

 

며느리에게 꾸중을 하셨다.

 

엄마는 당황하셔서 그걸 가지고 이렇게 서러워할 줄은 몰랐다고... 저녁에 다시 생일상을 차렸고.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바로 전날이 아버지생신이고,14일이 할머니 생신,그다음날이 보름날, 

 

그래서 딸 생일에는 흰밥을 했다는 엄마의 변명.

 

어쨌던 한바탕 소동을 치루고,

 

그 이후로 생일을 잊고 지나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사건으로 가족들이 기억했었다.

 

 

결혼 이후에도,

 

남편이나 아들이 잊어버려서 내가 서운해 하기보다 아예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표시해두고

 

그 당시의 형편에 따라,남편은 말할 것도 없고,아이들에게 장미 한송이 혹은 사탕 한봉지라도 선물하라고 시켰었다.

 

 

금요일 밤엔 여동생 부부와 밤늦도록 술마시며(샴페인1병,포도주2병) 얘기하다가 2시 반이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 미역국과 생일밥을 먹고...

 

며칠 집비우는 동안 장미꽃바구니와 꽃들은 시들지않게 연못에 살짝 담가두고...

 

 

서울 도착해서 두 아들에게 큰절을 받고,

 

저녁은 명훈이가 예약해둔 일식집에서 코스요리를 먹고, 

 

집에 돌아와 케익과 술을 마시며 늦도록 얘기하고,

 

일요일엔 세훈이가 고깃집에서 점심값을 내었고,디저트는 장소를 옮겨서 케익을 곁들인 커피로...

 

이번주에 두바이와 쿠웨이트로 출장간다는 명훈이는 준비 때문에 바빠서 사무실에 간다더니만,

 

저녁에 다시와서 놀다가 밤중에야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엄마 안아드리라는 아버지 말씀에 다시 한번 더 축하 드린다고~ 건강하시라고~ 인사를 하고...

 

 

 

일주일 전에 생일선물을 돈봉투로 달라고 말했는데,

 

얼마를 드려야 할지... 형제가 의논을 해봐도 답이 안나오더라는...난감해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께서 말해주셨다.

 

"너희 둘이 합해서 얼마를 드려라,그게 아버지가 엄마에게 선물한 액수다"

 

 

 

두달 전 큰아들에게 결혼문제로 의견을 묻다가,

 

내 회갑때까지 손주는 커녕 결혼도 못한 아들에게 벌이라면서 회갑선물로 어마어마한 액수를 요구했었다.

 

혹시나 그 전에 결혼 할 아가씨가 결정되면, 그것이 선물이니 아무것도 안받겠다고 덧붙여서...

 

정말 거금을 원하는 걸까?

 

결혼을 위한 엄포일까?

 

엄마의 진짜 속셈이 뭘까 둘이서 고민했었던 듯.

 

 

 

두둑한 봉투를 받았으니...

 

뭘 사고싶은지 줄줄이 희망사항을 적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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