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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며느리의 시월드 입문.

by 그레이스 ~ 2012. 8. 25.

'폭풍 전의 고요함'이라는 말 그대로인가?

맑은 하늘 잔잔한 바다,쨍~한 햇볕... 어디쯤에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 뉴스가 무색할 지경이다.

 

빨래를 해서 널고,오늘은 운동을 하러 나가봐야겠다.

며칠째, 저녁에는 감기기운이 있다가 아침에는 괜찮은 상태를 계속하기에

자기 전에 감기약 한 알 먹는 것으로 넘겼는데,

드디어 목요일밤에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확실한 감기 증세가...

낮에 지나치게 강한 에어컨 바람 때문이지 싶다.

 

부산으로 오는 비행기속에서 덜덜 떨면서 왔었고,

에어컨이 강한 매장에 갔었던 날 밤에는 목이 따갑더니,

목요일 낮에 동창모임에서 몇 시간을 찬기운에서 있었더니, 마지막 한계가 무너진 모양이지.

 

다음 주말에 서울 갈 예정인데, 이게 웬 불상사냐고?

강력 처방으로 목감기 코감기약 두알 먹고, 9시가 되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었다.

어제 종일 4번씩이나 감기약을 먹고 푹~~~자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다행히 콧물이나 기침의 증세는 없다.

감기는 증세가 있기 전에 예방을 하는 게 최선의 치료인 것 같다.

 

남편과 함께 가기로 했으니, 확실한 짐꾼이 확보된 셈!!

산모를 위해서 뭘 만들어 가면 좋을지... 생각을 해봐도 아이디어가 빈약하다.

 

월요일부터는 산후조리를 위한 도우미 아줌마가 오기로 했으니,

조리원에서 집으로 오는 토요일 낮부터 일요일에 먹을 음식은 만들어 가는 게좋겠다.

미역국과 맵지 않은 물김치, 대구 포전, 새우전... 주위에 자문을 구해봐야겠네.

 

(나는 아들 집에 반찬 만들어서 가져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큰아들의 문안전화를 받고,

점심밥 해줄 테니 아기 보러 일요일 낮에 오라고 했다.

 

동생이 먼저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으니,

그 아기를 보는 감정은 얼마나 부럽고, 신기하고, 짜릿할지...

첫날 아기 보러 산부인과에 온  큰애 부부의 표정으로 짐작이 되더라.

너희는 결혼한 지 겨우 두 달밖에 안됐는데, 조급한 마음 가지지 말라고,

편안하게 기다리라고...

 

조심스레 덧붙여 묻는다.

추석 때는 어찌하실 생각이냐고?

당연히 둘째는 못 내려오는 거고,

그러면... 혹시...

자기네도 앞으로 임신을 하면 여행 다니기 여려 울 테니 이번 추석에 둘이서 여행을 가도 될는지?

 

"좋은 생각이다~ 그래라~"  하고는,

"예전부터  추석에는 너희들 모두 부르지 않을 생각이었다.

일 년에 한 번,

12월 31일에 내려와서 1월 1일 다 함께 새해를 맞이하고,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시댁 방문의  의무는 끝이라고 나는 정했다.

그 이외의 행사들은 그때그때 형편에 맞게 편한 방법으로 해결하자"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두 며느리 모두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시댁행사가 추석이구나.

결혼하자마자 임신한 둘째 며느리는 입덧이 심해서 시댁 인사 오는 절차도 생략했고,

설에도 몸조리 잘하라고 못 오게 했으니,

결혼 후 아직 시댁에 못 왔고,

 

큰아들 부부도 신혼여행 다녀오자마자 밤샘할 정도로 업무가 밀려서,

부산으로 인사 오는 걸 생략하라고,

취소시켰으니 결혼식 이후 아직 시댁에 못 와본...

 

그리고 이번 추석에 또 소집면제시켰으니...

우리 며느리들, 시월드 입문이 너무 쉬운 건가?

 

 

  • 키미2012.08.26 00:01 신고

    확실히 조금 입문 쉽게 결정하셨는데요.ㅎㅎㅎ
    그래도 참 며느님 입장에선 정말 좋겠네요.
    명절은 좋은 점도 있지만 며느리 입장에선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래도 함께 모이면 즐겁습니다.
    올해부터는 친정엄마가 안 계시니 지금부터 섭섭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2.08.26 08:09

      몇년전부터, 며느리를 보게되면 추석에는 여행을 가라고 할 생각이었어요.
      개업한 의사들은 자유시간이 정말 없어서 가족여행을 가기가 어렵더라구요.
      휴가도 없이 일하는 아들이 안쓰러워서 전 국민이 다 노는 명절에 여행을 보내줄 결심을 했답니다.
      그렇다보니, 누군 여행 보내고,누군 불러서 일시키고...그건 경우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큰아들,작은아들 모두에게 추석에는 오지말라고..결정했어요..

      보고싶으면 아무때나 우리가 올라가면 되니까, 굳이 차막히고 번거로운 명절에 오라고 할 필요가 없잖아요?

      음력 팔월 초에 엄마제사 모시러 오빠집에 가는게 추석전의 큰 행사인데,
      작년말에 은퇴하고 이사를 한 오빠네로,이번에는 거제도가 아니라 경주로 갑니다.
      딸들은 명절에 친정에 갈 수가 없으니 엄마 제삿날이 형제자매 모두 모이는 특별한 날이예요.

  • 여름하늘2012.08.26 07:14 신고

    녜- 정말 시월드 입문이 쉬워 보이네요.ㅎㅎ
    첫명절이니 다 함께 모이는것도 기념이 되어 좋을듯 한데요
    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저도 신난다 할것 같아요

    감기엔 그저 몸을 따뜻하게 뎁히는 방법이 최고인것 같아요.
    따뜻한 국물도 마시고 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여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감기를 물리치는 한 방법인것 같습니다.
    빨리 회복하시어 손녀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 하시길 바래요.

    답글
    • 그레이스2012.08.26 08:23

      둘째가 출산한지 한달만에 추석이어서 오라고 할 수도 없는 형편이네요.
      내년 봄이 지나면 주말에 데리고 와서 해변 모래밭에서 놀다가 갈 수가 있겠어요.
      호텔에, 어린이 온천탕이 여러개 생겨서 올해 대단히 인기였는데, 내년에는 우리 아기도 저기서 놀겠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예~ 맞아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게 필수있것 같습니다.
      날씨가 약간 추워져서 긴팔 셔츠에 긴바지를 입고 지냈어요.
      갑자기 체온이 떨어졌는지 덜덜 떨리더라구요.
      아직 완전히 좋아진 건 아니지만, 주말까지는 괜찮아질 것 같아요~

  • fish2012.08.26 13:26 신고

    우와 부러워요~
    저는 두 아이들 예정일이 각각 추석과 구정 일주일 뒤였던터라 만삭의 배를 하고 제사 음식준비며 힘들게 왔다갔다하던기억이나네요
    그러고 보면 저희집 올케들도 시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맛있게 먹고 가는게 다네요.. ㅎㅎ
    그래도 해외에 사니 명절과는 빠이빠이 했지만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이젠 자식들 모두 해외에 살아서 명절때 혼자 계실 시부모님 생각하면 좀 무겁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2.08.26 19:20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잖아?
      시대에 맞춰서 시댁문화랄까~ 고부간의 관계도 달라져야한다고 생각되더라.
      말하자면,
      내가 겪었던 불합리한 일은 고쳐서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며느리는 또 자기가 싫었던 일은 고쳐서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고...
      명절에 죽을고생으로 음식 만들어도 그걸 맛있게 먹지도 않고 남아서 처치곤란이고...
      그럴바에야 좋아하는 음식으로 몇가지만 하는게 합리적이지.
      나는 가족이 다 모이는 설에도 그렇게 할꺼야.

      명절에 혼자계시는 부모님... 지금은 많은 숫자가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 세대에는 흔한 일이 되겠지?

  • 디오2012.08.26 13:39 신고

    너무 쉬운 관문이네요.
    주변 어르신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래도 1년에 5번이라는데..
    부모님 생신,어버이 날, 설,추석..
    저도 지나보니 자주 얼굴 보는 것이 더 좋았던 것같은데...

    목감기면 따끈한 꿀물이 좋은데...
    찬물은 절대 드시지 말구요.

    답글
    • 그레이스2012.08.26 19:30

      같은 도시에 살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만날 수 있겠는데,서울에서 부산으로 인사 온다는 건 너무 멀잖아.
      그래서 왠만하면, 부르는 일은 안하게 되더라구.
      앞으로도 보고싶으면 우리가 올라가게 되겠지.

      남편의 생일과 내 생일에는 그때그때 형편을 봐서 외식을 하든지, 아들집에서 준비하든지, 서울에서 모임을 할 것 같고.
      어버이날은 선물 받는 것으로 끝내고...

    • 그레이스2012.08.27 09:36

      '초대형 태풍 빠르게 북상' 이라는 뉴스를 보면서,
      밖에 만들어뒀던 터밭도 싹 없애고,유리창 강도도 점검하고,창문틀 틈새는 없는지 점검하고... 태풍 대비를 한다.
      지난 금요일 토요일에 미미 작은 배들은 모두 방파제위로 피난을 시켜놨더라.
      시간이 임박하면 크레인을 구할 수가 없어서 서둘러서 대피한다는.
      부산, 특히 바닷가는 반만의 대비중인데,농촌은 어떻니?
      제발 큰 피해가 없기를 바라지만... 어마어마한 강도가 될꺼라는 뉴스에 심난하다야~
      농사며,과수원이며,비닐하우스며... 참~

  • 송인선2012.08.27 14:56 신고

    지금 이시간제주에는 억센바람이 제주도를 삼켜버릴 같습니다..
    창원에서 살다가 제주도로 이사왔서에.남편의 일관계로 이번 태풍은 전국적으로 피해가 없길바래예...^^
    그레이스님 몸도 튼튼하게 해 가지고 이쁜아가 보고 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2.08.27 18:52

      아~ 인선님은 제주이군요.
      시간을 보니 3시쯤 글을 쓰셨는데, 지금은 훨씬 더 강한 비바람이 불겠네요.
      여기는 아직은 잠잠합니다.바람과 약간의 빗줄기 정도...

      태풍후에는 채소값이 많이 오를 것 같아,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렀더니, 이미 가격이 올라버렸네요.
      며칠전에 호박이 900원 하더니, 오늘은 3배로 올랐습니다.
      당분간은 채소 소비도 줄여야 되겠어요.

  • 달진맘2012.08.29 07:27 신고

    선배님한테 세상을 배웁니다.
    저는 아들이 없서 며느라 오라할일은 없지만 의무적인 처가나 시댁방문을 자제 하고 싶은데
    그래도 작은딸한테는 시댁에 경우에 빠지는 일은 하지말라하고 시어른 분부에 따르라 말합니다.
    옆에서보던 큰딸....이런 스트레스가 없는 남자한테 시집가겠다고 하던데 그런경우가 있슬러는지요?

    답글
    • 그레이스2012.08.29 08:39

      태풍 피해는 없으신지요?
      숨죽이면서 하루를 보내고나니, 이렇듯 맑고 화창한 햇살을 보네요.

      제가 좀.. 어려운 시집살이였어요.
      37세에 혼자되신 시어머니 제가 결혼했을 때 48세였거던요.
      남편처럼 의지하고 좋아했던 큰아들...
      그때는 몰랐지만,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가 갱년기로 힘든 시기잖아요?
      한집에서 같이 살았으니... 오죽했겠어요?
      이러저러한 경험들로,
      '내 며느리들에게 마음 편히 살게 해주자' '며느리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자'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될지 모르지만,20년 남짓 남았겠지요?
      지금부터 10년은 내가, 많이 좋아해주고,많이 챙겨주고,서로 웃을 일을 만들고,
      나머지 10년은 며느리가 나를 챙겨주면 어떨까요?
      처음부터 그렇게 결심을 하니,며느리가 예뻐 보이고,마음이 편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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