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형제

닮은 듯 아주 다른... 형제.

by 그레이스 ~ 2011. 6. 14.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쩜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을까 싶은 두 아들의 취향과 의견에 자주 혼돈이 오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엔 이촌동과 신촌을 오가면서 가는 도중에 내 전압을 바꾼다.

 

110 볼트에서 220 볼트로~

110 볼트 가전제품을 220 볼트 전압에 사용하면 사고가 나듯이

220 볼트 제품을 110 볼트에 사용하면 쓸모가 없듯이...

 

예를 들자면~

장래의 자식에 대한 희망사항을 들어보면,

명훈이는,

자기 아이가 미국 아이비리그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그중의 어느 학교라도 고맙지요라고  말한다.

그런 종류의 얘기를 나하고 쿵짝이 맞게 주고받고 한다.

 

세훈이는,

이담에 자기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못해도 전혀 문제 아니라고 한다.

놀라고 의아해하는 나에게 "공부가 잘 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이지  전부는 아니잖아요?" 하면서

"만약에 공부를 못한다면 과외나 학원 보내면서 소질없는 공부에 매달리게 하고 싶지 않다." 고,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는데,얘기를 듣고 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다.

이렇듯

형제의 생활방식,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 장래의 희망사항 전부가 다 다르다.

 

출장으로 바쁜중에도 5월과 6월 연휴를 이용해서 개인여행을 다녀왔다는 명훈이(문화생활에 지출이 많다)

여행에는 흥미가 없고 명품과 좋은 차에 관심이 많은 세훈이.

 

거의 대부분 미국 명문대학을 나온 아가씨와 선을 보는 아들,

거의 대부분 무용을 전공한 아가씨와 소개팅을 하는 아들.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된다고 둘째에게 심한 반대도 했었는데

이제는 큰애와 얘기할때는 큰애의 취향에 맞춰 이야기하고,

둘째와는 또 그 취향에 맞춰 들어주고... 전압에 따라 재빨리 나를 바꾼다.

 

좋아하는 책도 이렇게 달라서 세훈이가 7년을 넘게 받아보는 밀리터리 리뷰.

명훈이가 말하기를,

세훈이는 군사 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 수준이란다.

전쟁사,각종 무기들, 첨단장비들 ------ 의사라는 직업과 아무 연관도 없는 관심과 취미

 

 

 

 

 

 

                                         지금 침대 옆에 두고 읽고 있는 책과 거실에 있는 책.

 

 

 

 

                                         명훈이가 받아보는 신문과 주간지.

 

 

주간지가 전부 비닐도 뜯지 않은 채로 있길래...

 바빠서 안 읽고 그대로 버리냐고 했더니, 스마트폰으로 다 읽는다고 한다.

 

내가 반짝 아이디어라고 다시 한마디 더...

스마트폰으로 읽었으면 됐지 괜히 돈 주고 구독할 필요가 없잖아?

어머니~~~ 제가 돈을 내고 구독을 하니까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는 거지요~

 

                           집에는 이렇게 비닐도 안 뜯은 그대로 있더라.

 

 

                               명훈이가 읽고 있는 책  한 권은 책상위에 한권은 침대 옆에...

 

 

 

 너무 다른 두 아들... 나도 맞춰 살기가 어렵다.

 

 

 

 

  • hyesuk2011.06.14 20:05 신고

    밀리터리 리뷰..저런 잡지가 나온다는것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저런 잡지를 구독하시는 분도 있군요~~
    국방부 도서관에나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ㅎ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1.06.14 21:45

      고대의 전쟁에서 부터 최근까지 온갖 종류의 전쟁을
      이긴편의 시각에서,진편의 시각에서 전술을 분석한 책도 사서 보더라구.
      참 특이하지?
      혹시나 인간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려나?
      나는 밀리터리 연구보다 더 이해가 안되는게 여자를 보는 시각이야.
      어째서 몸매가 우선이냐고? 참내~

      30대후반에 사택에 살 때 이웃에 이화여대 리듬체조 선수를 했던 엄마가 있었는데,
      결혼후에 무려 20 킬로 넘게 살이 쪄서 과거의 몸매는 사진으로만 남은... 그사람이 생각나네.
      차라리 얼굴 예쁜건 오래도록 남기나 하지.

  • 여름하늘2011.06.14 22:00 신고

    110볼트와 220볼트
    참 재미있는 비유법이네요 ㅎㅎ
    맞아요 저도 두딸이 어찌나 다른지
    생김새도 취향도 성격도 노는방식도...
    110볼트와 220볼트 같애요

    답글
    • 그레이스2011.06.15 09:04

      완전히 다른 중에도 큰애는 추구하는 방향이 나와 비슷하고,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을 가졌는데,
      작은애는 내가 경험해보지못한 다른 성향이어서 정말 당황스러워요.
      그걸 이해하기가 어찌나 힘이 드는지...
      작은애는 저에게 그럽디다.
      어머니는 특별히 공부 잘하고 말 잘듣는 두 아들로 자식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또 살아온 삶이 만족스러워서,
      판단에 편견이 있다네요.
      어머니가 생각하는 방향에서 벗어나는 삶을 이해 못하신다고...
      "세상에는 다양한 방향에서 성공한 인생이 있습니다." 라고.

    • 여름하늘2011.06.15 17:42 신고

      "세상에는 다양한 방향에서 성공한 인생이 있습니다."
      작은 아드님의 이말이 마음에 와 닿네요.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작은 딸이 생각 나서 말이예요.
      내가 생각 할땐 이길이 가장 좋은길(?) 이고 안전한 길 같은데...

    • 그레이스2011.06.15 18:44
      꼭 공부 잘해서 성공하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길이 있다는... 다양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된 계기가
      결혼 때문이었어요.
      너희가 공부를 잘해서 비교적 평탄한 길로 들어섰듯이, 너희 자식들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그럴려면 교육도 중요하지만 우선 좋은 유전인자를 받아 태어나야 할테고...
      어려서 부터 다양한 공부를 못하고 한가지에만 집중을 한 예능을 전공한 아가씨는 나는 싫다.
      그런 내용으로 둘째아들에게 말했더니,
      만약에 공부를 잘하지못하는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상관없다고 대답을 합디다.
      공부 이외의 방법도 많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 키미2011.06.14 22:40 신고

    ㅎㅎㅎㅎ 비교가 될진 모르겠지만, 제 큰 동생(의사)은 병원 근무하기 싫다고 빵집 한다고 한동안 난리.
    주역에 몰두하더니 이젠 조금 잠잠...막내는 사업하는데 술을 너무 좋아하고, 친구들 좋아하고..
    정말 틀려요.

    답글
    • 그레이스2011.06.15 09:20

      우리집에도 큰애는 항상 자기가 속해있는 조직에서 최고가 되는 꿈을 꾸는데,(학생일때도,직장인일때도)
      둘째는 어렸을 때 부터 형이 선망과 경쟁의 대상이어서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비교를 하는 것 같아요.
      의사로써 최고가 될 자신이 없으니까 다른 경쟁력을 모색하는... 그래서 항상 궁리가 많더라구요.
      일등이 아닌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깊어요.
      경쟁에서 2등하는 사람의 안타까움,아쉬움,아픔을 아느냐고 묻습디다.

  • 디오2011.06.15 02:18 신고

    각자 나름대로 개성이 어찌나 다양하던지....
    저희집도 그렇더라구요...
    그레이스님의적응방법..거 괜찮은 방법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1.06.15 09:28

      두 아들의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어떤 선택을 앞두고는 둘째에게도 내 방식대로 내가 판단하는 모범답안지를 요구했는데,
      둘째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내가 설득을 당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둘째의 시각에서 이해할려고 내가 바뀌는... 내 전압을 바꾸는 단계가 되었네.

  • 키미2011.06.15 10:04 신고

    둘째 아드님의 사고방식 아주 마음에 듭니다.ㅎㅎ
    보통은 그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반항? 을 하는데, 조목조목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보니
    상당한 글재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직업은 의사지만 소설을 쓰시면 아주 잘 쓰실 것 같아요. 한번 권해 보세요.
    밀리터리에 관한 소설은 우리나라에 아직 많이 없어서 아마 독보적인 존재가 될걸요.

    • 수정/삭제
      그레이스2011.06.15 12:22
      문학적인 부문엔 전혀 소질이 없어요.
      글쓰기는 특히... 제일 부족한 부분일껄요.

      직업이 의사이면서 사업가적인 성향이 보이네요.
  • 호박꽃의 미소2011.06.15 23:43 신고

    상대를 보는 눈이 모두 각각이라
    두 아드님의 취향에 따라
    리듬을 타듯 마음이 출렁거리는군요.
    조직사회에서 해외로 폭넓게 생활하는 큰아드님과
    행동반경이 좁은 시야의 아드님과 많이 다르겠지요.
    근데 둘째 아드님 욕심이 없는건가요?
    정말 쿨~ 합니다.
    좋아하는 취향을 거슬리면
    요즘은 모자지간에 서로 앙금만 남는다며 ...
    모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겠지요.

    두 아드님 흉륭하게 잘 키우셨군요.
    잘 키우신 보람이 있을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을 인연으로 데리고 오겠지요.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제 주위에도 의사 아들들이
    예체능계 나온 아가씨를 좋아하던데요.
    음대도,,,미대도 아닌 ...체육학...특히 무용과...^^

    답글
    • 그레이스2011.06.16 09:15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 모자지간에 앙금이 남을까봐 양보한다기보다,
      둘째가 엄마에게 하는 말이 가슴에 꽉 박혀서 그래요.
      "제가 아무리 좋아해도 어머니가 반대하는 결혼은 안할꺼에요,저는 어머니 축하를 받고싶어요"
      그렇게 말하는 아들에게 어떻게 무조건 반대만 할 수가 있겠어요?
      엄마의 충고를 귀담아 들으려는 아들에게 내 의견만 내세울 수는 없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아들 마음 편하게 말했어요.
      "내 마음에 부족해도 니가 결혼하고싶은 아가씨라면 나도 좋아하도록 노력할께" 라고.
      둘째보다 큰애가 빨리 마음결정 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있어요.
      뭔~ 생각이 그렇게 복잡한지....

  • 주니워니2011.06.28 00:10 신고

    ㅎㅎ 안녕하세요? 글이 너무 재밌습니다^^
    너무나도 훌륭하신 두 아드님을 두셔서... 제가 멘토로 모셔야 할 것 같은데요^^
    정말 부럽습니다...
    저희 주니워니와 많이 흡사하기도 하구요..
    특히 둘째아드님 너무 멋져요 "공부가 잘 살기위한 방법중의 하나이지 전부는 아니잖아요?" 이 부분 저도 너무 공감합니다
    요즘 저희 둘째도 학교에서 여자친구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어찌나 나름 여자친구들 인물평을 하는지...ㅋㅋ

    답글
    • 그레이스2011.06.28 09:50

      주니워니맘 반가워요~^^
      한국에서 살꺼면 공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가 참 힘이 드는데, 외국에서는 훨씬 자유롭잖아요?
      꼭 일류대학을 나오지않아도 개인의 개성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방법과 직업이 있고...
      둘째들이 원래 그렇게 자유롭고, 또 멋도 많이 부리나봐요.그쵸?

    • 주니워니2011.06.28 17:38 신고

      네, 맞아요~ 이 곳에서는 절대로 공부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이 곳 엄마들(모르겠네요, 적어도 제 친구들은~)은 공부, 사회적 지위, 체면에 별로 연연해하지 않아요...
      무조건 너희들이 행복해라... 그러면 된다 주의예요...
      성적이 좀 떨어져도, 수리력이 좀 약해도 행복을 우선시 하는 이 곳 부모들은 푸쉬 안해요, 아이 스트레스 받기를 원치 않더라구요, 강요하지도 않구요...

      근데 문제는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는 좀 샘도 나기도 하지요... 저희 큰애가 많이 속상해서 저에게 묻더군요...
      "엄마! 왜 스위스애들은 공부안하고, 노력안하고, 아빠들도 휴가가 이렇게 많아서 자주 여행다니며 노는데 왜이렇게 나라는 부자예요?, 한국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데도 스위스가 훨씬 선진국이예요?" 하면서요...
      역사와 곁들여 대충 설명을 해줬는데... 저도 좀 속이 상하더라구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근데 중요한 건 유럽사람들 너무 노는 것 같아요 ㅎㅎ 좀 변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 가다가는 경쟁력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저도 이 곳에 2년 가까이 살면서 느낀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1년 후엔 한국으로 복귀를 해야할 것 같은데... 한국학교보낼 생각만 하면 지금부터 잠이 안옵니다 ㅎㅎ
      엄마들이 우스개소리로 그러거든요,

      외국생활은 1년 반이 적당하다... 2년째부터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한국스타일의 교육복귀가 힘들다는 뜻이지요~)
      내년 9월 복귀면 만 3년채우고 돌아가는데... 눈앞이 캄캄하지만...
      저희 가족의 스위스추억은 훗날 아주 값진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함니다^^

      그리구요, 지난 번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요~~
      90% 이상을 제 책임으로 돌리고 반성 많이하고 워니에게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잘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워니를 이해시키느라 말을 많이 하다보니 잔소리로 받아들이는 워니였는데, 이젠 워니맘먼저 공감해주고 설명을 해주니 착하게도 알아듣더군요^^
      주니와도 워니와 관련해서 대화를 많이 했구요~

      워니 많이 순해졌어요^^
      앞으로 이대로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잘 되겠죠, 뭐~~
      어쨌든 감사합니다...앞으로 더 많이 가르쳐주세요^^
      이 곳은 아주아주 폭염입니다... 나중에 유럽 오실 일 있으시면 저희 집에도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 그레이스2011.06.28 19:25

      아~ 주재원으로 있는거네요.
      나는 아예 스위스에 사는 줄 알았어요.
      3년 체류 끝내고 돌아올꺼면... 여기 돌아와서 적응도 참 걱정이겠네.
      지난번 런던에서 보니까
      요즘은 돌아와서 공부할 내용에 맞춰서 학원에 다니더군요.
      한국 교과과정에 맞춰서 가르치는 학원이 있다면서...
      이래저래 아이들 고생이...
      우리 아들도 돌아와서 적응하느라 2년은 힘들었어요.
      나도 무지~~~ 고생하고...

      주니와 워니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나도 고맙고,또 기쁘고... 현명한 주니워니 엄마 덕분이네요.

 

 

 

'형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며느리의 시월드 입문.  (0) 2012.08.25
서울에서 2박 3일.  (0) 2012.02.07
일요일 의 두 전화.  (0) 2011.04.14
명훈이 생일.  (0) 2011.03.07
신촌에서.52  (0) 201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