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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형제모임.

by 그레이스 ~ 2016. 11. 7.

 

 

오후 2시까지 도착하고,

차마시고 담소하다가,4시부터 바베큐를 시작한다고 문자가 왔었는데,

나는 착각을 해서 4시까지 도착하는 걸로 기억했더라.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고나서 착각을 알았지만,4시가 아닌 2시라고 하면,

속력을 내서 난폭운전을 할까봐 남편에게는 말 안하고 그냥 있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점심도 먹고,또 차막힘도 있다보니,

여섯시간이 걸려,여동생집에 도착했을 때는 4시 30분이 되었다.

식탁위에는 새우구이와 한우 꽃등심이 한차례 돌고난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우리차를 보고 우르르 와서 한마디씩 인사를 하는데,

오빠가,

우리집안의 실세 순실이가 왔다~ 고 하니,

동생들이 맞장구를 친다.

맞다~! 우리집의 최순실이다.

최순실이가 아니고 정순실이다.

그 말을 듣고 남편이 거들어서 덧붙인다.

우리 손녀가 정유라 라고.

아이고~ 정순실이가 딱 맞네~

모두들 나를,

아버지 살아 계실 때부터 비선실세였다고 야단이 났다.

 

오빠는 성품이 너그럽고 아주 신중해서,

약간 언짢은 일이 생겨도 감정내색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오빠를 선비중의 참 선비라고 부른다.

대신 내가,

형제들의 일에 온갖 참견을 다해서,막내 남동생은 나를 대장이라고 부를 정도이니,

겉으로는 오빠가 대장이지만,

비선 실세는 큰누나 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해도 각종 술과 과일 디저트용 케잌은 찬조를 받는다고 해서,

고급양주와 포도주가 넉넉하게 준비되었더라.

 

건배를 하면서 사진을 찍는데,오빠와 내가 맨 앞자리에 섰다.

앞자리에 서면,얼굴이 크게 나온다고 다들 피한다고 했으나,

나는 이제 그런 건 초월한 사람이라서 상관없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사진을 보니 별로 나쁘지 않구만.

 

 

 

 

 

식사를 마치고는,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아,

아버지 추모 문집에 대해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중이다.

아버지와 얽힌 옛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이어지는 이야기속에 목장갑을 끼고있는 제부는 무한정 장작을 갖다 넣는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계속 마시는 술까지 더해, 얼굴은 붉게 달아 오르고.

유일하게 담배를 피는 남편은,쫌 멀리 가서 피우고 오라고 해도,

이미 상당히 취한 상태여서 말도 안 듣고,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느라 저렇게 손을 벌리고 있을까?

 

 

 

6시부터 장장 4시간을 이야기 했는데도 부족해서 10시에는 집안으로 옮겨서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차를 마시면서 밤 2시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간밤의 식탁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고,(막내올케와 둘째올케 그리고 여동생이 설겆이와 청소를 다했다)

 

 

 

아침 식사후에는 밖으로 나와 야외 테이블에서 차를 마셨다.

 

 

 

 

 

 

 

 

 

토요일에는 중국쪽에서 오는 바람으로 뿌옇게 황사가 심했는데,

하룻만에 청명한 하늘에 기온도 올라

포근하고도 깨끗한, 전형적인 가을날씨였다.

 

 

 

 

 

형제자매들이 모여서,

어린시절의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이 참으로 고맙고 즐거웠다.

 

동생들은 모르는,

내가 아버지와 할머니께 들었던 내용과 사건들도 다시 들려주고 설명했다.

그런 내용은 따로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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