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집(+ 일기)

에어컨 청소 후기.

by 그레이스 ~ 2018. 7. 24.



알람이 울기전에 눈이 떠져서 시계를 보니,

4시 45분.

15분 더 잘 것인가 조금 망서리다가 그냥 일어났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 시간은 4시 55분.

달맞이 언덕 아래 숲속 산책길에는 길을 안내하는 불이 켜져 있더라.

사진을 찍고 한장 더 찍으려고 하는데 불이 꺼졌다.


                  5시 7분 쯤.

                  안내등 옆에 서보니 내 무릎 높이와 같다.


                  안내등이 꺼진 바로 그 순간.(확인하니 5시 10분이다)


                  몇 걸음 옮기고나니, 아직 해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서서히 밝아진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도 하기 전에,

노트북앞에 앉았다.

어제의 사진들을 저장하고,글을 쓰려고...



어제 저녁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을만큼 지쳐서

에어컨 청소 과정을 포스팅할 수가 없었다.

1시에 오기로 약속한 청소 기사가 (이전의 집에서 늦게 끝나) 2시에 와서 일을 시작했다.


1시에 오는 건 점심식사를 하고 온다고 생각해서

간식준비를 하나도 안해놨는데,

마칠때 쯤 얘기를 들으니 앞의 집에서 늦게 끝나서 점심을 못먹고 곧장 왔단다.

어찌나 안쓰러운지...

우리집에서는 얼음물 두컵만 마셨다.

일이 끝난 시간은 5시 30분.

작업용구를 정리하고 챙겨서 떠난 시간은 5시 45분.

3시간 45분이 걸렸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팁을 만원 줄려고 생각했었는데,

점심을 못먹었다는 말에 2만원을 주면서 식사값이라고 했다.


에어컨을 뜯어보니,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깨끗한 편이었다

청년도 내부를 보고,

에어컨을 별로 안썼네요 한다.

날마다 사용한 건 아니지만 18년간  해마다 썼는데...

이만큼 더럽지 않은 이유는 시내보다 공기가 깨끗한 때문일 것이다.



18년 쌓인 것 치고는 괜찮은 편이지만,

자세히 보면 돌아가는 팬의 날개마다 곰팡이가 까맣게 있다.


까만 스폰지로 감싸진 윗부분에 곰팡이 냄새가 베여있어서

저걸 뜯어내면 안되냐고 남편에게 물었다가,

손가락으로 머리를 콩~ 한대 맞았다.

저게 없으면 찬공기로 인해 에어컨 바깥에 물방울이 생긴단다.

얼음물을 담은 컵 바깥에 물방울이 생기는 현상과 같은 이치다.

모를 수도 있지 뭐~


아무튼 청소를 깨끗이 해도 까만 스폰지 때문에 곰팡이 냄새가 약간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밑의 것은 2층 거실 에어컨

2층 에어컨의 까만 박스에는 페브리즈를 듬북 뿌려놨다.

2층도 내부에 먼지가 쌓인 건 없으나 팬에 곰팡이가 촘촘이 붙어있다.


침실은 사용하는 횟수가 많으니

방에 있는 벽걸이 에어컨은 거실용보다 훨씬 더럽다.

자세히 보면 밑에 돌아가는 팬은 곰팡이가 새까맣게 붙었다.





청소를 시작하면서,

다섯개의 본체에는 약품을 뿌려 놓고,

분리가 되는 건 전부 목욕탕에 가져가 세제로 닦고,

본체 주위에 비닐로 감싸서 물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게 테이프로 고정 시켜 놨다.

분리가 안되는 본체의 청소는,

강력한 모터로 소방호스가 물을 쏘듯이

압력이 강한 물로 분사해서 내부의 때와 곰팡이를 제거한다.

손으로 벽걸이 팬을 돌려가며 구석 구석...


따라다니며, 일하는 걸 구경하느라 계속 서 있었고,

1시가 되기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으니

무려 다섯시간동안 서 있거나 앉아서 구경하거나 움직인 셈이다.

이미 충분히 피곤했는데,



4시 쯤 반가운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미씨유럽의 자연이 엄마.

카페가 생긴 2011년 3월부터의 인연이다.

(스위스에서 대학졸업하고 그곳에서 취직되어 직장다니면서 지금은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는...

직장인에,학생에,아이 둘 엄마에, 주부.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서 사는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는 30대다.)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잘 된다.


7시에 만나자고 약속했다.

스위스에서 휴가차 딸 둘 데리고 친정 다니러 와서,

부산에는 공적인 업무로 왔다가 1박 한다고 했다.


청소업체 청년에게 뒷정리는 내가 할테니 그냥 가라고 해서,

보내놓고,

구정물이 흥건한 목욕탕 청소를 하면서 머리 감고 샤워하고...

지난번에 다림질 해놓은 원피스를 입고  6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우리 집(+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 끝~~  (0) 2019.08.04
8월 첫날.  (0) 2019.08.01
에어컨 안 키고 불볕 더위를 넘기는 중.  (0) 2018.07.16
영산홍이 피기 시작하네.  (0) 2018.04.07
1월 난방비.  (0) 2018.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