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정리를 하면서,
쇼파에 놓여있는 쿠션과 소품들 커버를 벗겨 세탁을 하려고 보니,
창가에 둔 작은 의자의 방석은 너무 낡아서 더 이상 세탁을 할 수가 없겠다.
모서리가 삭아서 세탁을 하기도 전에 너덜너덜하다.
1998년 우리집으로 온 홍콩제 탁자와 의자.
부산으로 이사와서
몇년간 저렇게 창가에 두었더니,
하루종일 햇볕을 받아서 장미목 특유의 예쁜 색깔이 탈색이 되고
아름다운 무늬의 실크방석은 하얀색으로 변했다.
방석이 있었던 자리는 원래의 색깔이 그대로 있으나,
햇볕을 받는 부분은 탈색이 되고 나무 자체도 낡아서 볼품없게 변해버렸다.
등받이 부분은 칠도 다 벗겨졌다.
고운 무지개색이었던 방석은 흔적도 안남았네.
이번에 손녀들이 쥬스를 쏟아서 얼룩 진 곳은 반대쪽인데 사진을 잘 못 찍었다.
세탁을 할 수 없을만큼 낡아서,
이렇게 생긴 방석이 있었다고 기념사진만 남기고 버려야 겠다.
방석이 없는 의자도 어색하지는 않네.
차라리 탁자위의 테이블보와 유리도 치워버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