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준비를 해놓고 남편을 찾으니,
다시 밖에 나가셨다.
연못 바닥이 더러워서 청소를 해야 하는데,
관리소장도 청소하는 아줌마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더라고
남편이 필요한 호스를 사와서 연못 물을 빼는 요령을 알려 주고 왔다고 하더니,
창문으로 내다보니,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은지 내려가셔서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같이 작업을 하시네.
저런 일은,
경비아저씨나 청소하는 아줌마가 못하면 외부의 작업자를 불러서 시켜야 할텐데,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같이 하자고 하셨단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궂은 일도 앞장 서서 하는 성격이다.
사진은 순서가 바뀌어서 맨아래가 청소 시작이다.
통화를 하고 밖을 내다보니,
호스를 이용해서 높낮이 차이로(한쪽 끝을 대나무숲 밑으로 낮춰서)바닥의 찌꺼기를 밖으로 뽑아낸다.
맨 위의 사진은
바닥 닦는 솔에 긴 막대기를 이어서 바닥의 찌꺼기를 청소하는 중이다.
다시 물을 넣으면서 구석구석 찌꺼기를 압력으로 뽑아내는...
깨끗이 마무리가 되어야 펌프로 끌어올린 지하수 물을 넣는다.
아마도 작업이 다 끝나야 오실 꺼다.
남편은 매일 수영을 하는데,
지난 일요일에는
호텔에 숙박하는 손님이 아이들 데리고 수영장에서 노는, 두 가족이 있더란다.
물속에서 노는 윤호 정도의 아이와 형 그리고 다른 아이 한명 더.
다섯살 여섯살 일곱살 정도의 남자아이 셋을 보고는,
우리 손주들이 생각나서,게임을 시키면서 같이 물놀이를 했단다.
아직 팔을 쓸 줄 모르는 일곱살 아이에게는 자유형을 가르쳤더니 금방 배우더라네.
아이는 신이나서 엄마에게 가서 자랑하고...
세 명의 아이를 수영시합을 시켰는데,
제일 작은 아이를 먼저 출발 시키고 그 다음에 그 형이 출발하고,
큰 아이는 출발하고싶어서 안달하는 걸, 너는 잘하니까 좀 더 기다렸다가 출발하라고 잡고 있었단다.
뒤에서 따라 가면서 작은애들은 슬쩍 밀어주면서
아슬아슬하게 차이가 나도록 조절을 했더니,
또하고 싶다고 해서 3번이나 수영시합을 했단다.
너희들끼리 더 놀아라~
할아버지는 시간이 되어서 가야겠다 했더니,
큰애가,
사실은 자기들도 가야된다고,
엄마가 가자고 하는 걸 할아버지와 놀고싶어서 더 있었던 거예요~ 하더란다.
세 아이의 엄마들도
아이들과 놀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단다.
귀찮은 일, 남의 일이라도
자기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흔쾌히 나서는 성격이고,
처음 본 어린 아이들에게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놀아주신다.
그런... 따뜻한 마음가짐이 남편의 장점이지 싶다.
-
와..정말 그러시네요.
답글
참 다정하세요.
어찌 그리 친절하실까...
아이들에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레이스2019.06.20 14:32
나는 먼저 식사를 했고요
남편은 2시 지나 들어와서 지금 식사 하세요
남을 도와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싶어서
잘하셨다고 했어요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건
참으로 특별한 재능이라고 인정합니다
할아버지들은 아무리 예뻐하는 손주도
한시간 이상 놀아주기가 어렵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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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9.06.20 23:05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진심으로 잘하려고 하는 사람이예요
그게 지나쳐서
아내의 입장에서는 속상할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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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하윤할아버지 이야기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예요^^
답글
그레이스님은 정말 복 많은 분이시지요 ㅎ
저는 이렇게 글로만 봐도 행복해지는데 같이 사신다니
정말.... ㅎ-
그레이스2019.06.20 23:14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단점도 있잖아요
과속운전과 차사고
지난번 서울 갈 때도 과속해서 cctv 에 찍혀
이번에도 벌금 고지서가 왔습디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에도 기어이 고집대로 하는 거
그럴때 다투지 않고 참아내려면
얼마나 인내심이 필요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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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이 저정도면 큰연못이라 외부 작업자를 불러야할일인데
답글
함께 하자고 하셨으니 정말 큰일 하셨네요
아이들하고 놀아주시는것도 그러하고
인품이 참 자상하시고 따뜻하신것 같습니다-
그레이스2019.06.21 08:26
주민중에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는데
혼자서만 일을 돕습니다
옷이 다 더럽혀져도 신경 안쓰고요
아이들이 어릴때 강원도로 여름휴가 가다가
교통사고 당한 사람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기고 보호자가 오도록 기다리느라
오후 늦게까지 시간을 허비한 적도 있었고요
얼음골 저수지에 빠진 고등학생 두명을
주변에 있던 그 많은 사람중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데
혼자 구하러 들어갔던 일도 있고요
그런 일 외에도
약자를 돕고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자란 두 아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특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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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9.06.21 20:45
젊은시절부터 유난히 몸이 가볍고 재빠른 사람이었어요
부부모임때
팬션에 가면 장 봐오고 음식 만드는 것도
남자들이 다 하겠다며... 남편이 앞장 서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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