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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간병인의 일

by 그레이스 ~ 2020. 1. 17.

밤중에 오줌 누고 싶다고 아줌마를 불렀다

한시가 지난 시간

부르는 소리에 일어나서 소변기를 가져 와 엉덩이 아래

넣어주고 소변을 쏟아 몇 씨씨 인지 확인해서 기록한다

장출혈 수술을 한 이후부터 어제까지는

소변 줄을 방광에 꽂아 두고 있어서 계속 간호사가 채크했었다

아줌마는 다시 잠이 들었다가 아침 여섯시 반에 일어나

마실 물과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는데로 챙겨주고

침구를 접어서 들어 내고...

아침마다 침대시트를 걷어내고 소독약으로 닦어 낸 후

새것으로 바꾸는 것도 간병인의 일이다

8시가 되기 전에 아침밥이 오고

침대 상체를 일으켜 새워 죽을 떠 먹인다

그 후에 아줌마도 식사하고 잠시 쉬다가 오신다

허리 보호대를 차고 걸음보조기에 의지해서

화장실 다녀 오고 칫솔질 하는동안 간병인은 문앞에서 기다린다

의사선생님듵 각 병실마다 회진 다녀 가시고...

10시 40분 아저씨가 와서 1층 엑스레이 촬영하러

침대를 밀고 다녀오는 걸 간병인은 보호자로 따라 갔다 온다

엑스레이를 찍고 돌아 온 지금의 시간은 11시 35분이다

간병인에게 몇가지 사야 할 메모를 주고

편의점에 다녀 오라고 했다

워낙 행동이 느려서 일반인이 20분 걸리는 일을

아줌마는 한시간만에 오기도 한다

그리고 잠시 쉬고 나면 곧 점심 시간이다

또 같은 일의 반복이 저녁까지 이어 질 꺼다

장파열 수술을 하고 입원실에 왔을 때는

수시로 간호사가 와서 불편을 해소 해주고

호출버튼을 누르면 언제라도 와서 돌봐 주었기에

간병인은 심부름과 보조만 했었다

 

  • 여름하늘2020.01.17 11:55 신고

    병원에 계시는 동안엔
    내몸생각만 하고 편히 쉬셔야 하는데
    간병인이 신경이 쓰이시니 안타깝네요.
    간병인은 정년이 없나요?
    어디선가 들은것 같은데...
    정년이라 일을 그만하게 되었다구요.

    답글
    • 그레이스2020.01.17 12:12

      간병인 경력이 있어서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또 나이 많은 핸디캡을 무마 하려고 다른 간병인과
      젊은 간호사들에게 다정하게 잘 하는 것 같아요
      환자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니까
      나쁜 평은 듣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루 이틀 지나보고 안되겠다 판단되면
      다른 사람으로 교체 해달라고 요구할 것 같아요
      나는 망서리다가 이렇게 되었지만...
      작은 병원으로 옮겨 가면
      조건을 확실하게 말하고 간병인을 구해야 겠어요

  • 키미2020.01.17 12:25 신고

    보조기에 의지해도 다니실 수 있다니..
    참말 다행입니다.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1.17 13:08

      오늘로 4일째 걸었는데
      첫날은 5미터 정도에서 어지러워서 되돌아 왔어요
      오랫동안 누워만 있었으니
      기립성 저혈압 증세가 생깁디다
      둘째날은 복도 끝까지 갔다 왔고
      어제는 두번 걸었어요
      한달이 되면 외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2020.01.17 13:18

      2인실 병실을 남편과 사용하는데
      문옆에 입원자의 명단이 적혀 있잖아요
      하루는
      1층 엑스레이 찍으러 다녀 오던 남편이
      이름표를 쳐다보고 병실 안으로 들어 오면서
      저 거 병실이 아니라 다른 곳에 붙어 있을 뻔 했다
      하더라고요
      영안실에 부부 이름이 걸려 있을 뻔 했다는 뜻이지요

  • 달진맘2020.01.17 15:55 신고

    하윤이할아버지는 괸찮으신가요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십니다
    힘드셔도 걸으셔야한다네요
    간병인 제대로 만나기 여렵다 하든데
    작은 병원으로 가시면
    좋은 분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1.17 17:27

      하윤이 할아버지는 허리 3번 뼈가 골절이 되었는데
      아무런 시술 없이 2주일을 지켜보다가
      뼈가 안붙으면 그때 시술을 한답니다
      법이 그렇게 되어 있대요
      14일 되기 전에 시술을 하면 불밥이라고 합디다
      담당의사가 내일까지 지켜보고
      월요일에 시술 할꺼라고 ..오늘 회진 와서 말씀하셨어요

  • 하늘2020.01.17 19:06 신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 고생이 말이 아니네요
    그래도 잘 견디어 내시며 회복 되시는 거 같아 다행이에요
    간병인은 상황에 맞추어 가며 채용해야지 별수 있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0.01.17 20:21

      행복한 기분으로 서울로 가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으니...
      그 억울하고 황당한 심정은 표현을 다 못하겠어요
      모든 스케줄이 다 망가져 버렸고
      4월까지의 일정에도 영향이 많아요
      그럼에도... 그럼에도 살았으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하반신 마비라든가...
      장애가 생기지 않은 게 천운이라는 담당의사의 말을 위로 삼고 있어요
      그 순간 1차선에 버스가 없어서 충돌없이
      중앙분리대에 밀린 것도 행운이었고요

  • 데이지2020.01.20 23:42 신고

    하루하루 환자로서 지내시는 세세한 모습이 저를 울컥하게 만드네요. 순간순간이 아픔으로 점철된 것 같아서요. 토닥토닥!!! 힘내셔요!

    답글
    • 그레이스2020.01.21 07:26

      아프고 불편한 것은 견딜수 있는데
      이미 잘못 된 허리는 되돌릴 수가 없는 거니까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여러가지 불편을
      생각하면 속상하고 눈물이 납니다
      그때문에 자주 울적해지네요

      오늘 다른 병원으로 옮길 거라서
      어제 밤에 짐을 다 챙겨 놨어요
      나는 누워서 지시만 하고 아줌마가 박스에 담았지만요
      오전에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그 길로
      큰며느리가 병원으로 와서 퇴원수속을 해줄 겁니다
      점심 때 즈음 나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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