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집에 왔을 때는,
영산홍이 완전히 지고 잎사귀도 누렇게 변해 있었는데,
집에 와서 매일 물을 줘서 50일이 지나니 푸른색이 잎사귀가 많아지고
분홍색 빨강색 꽃이 새로 피네.
우리집에는 12월에 영산홍이 피기 시작해서 1월 말이면 끝난다.
올해는 1월 한달동안 물을 안줬더니,그 즈음에 폈던 꽃들은 시들고,
봉오리를 만들지 못했던 줄기에서는 이제야 꽃을 피운다.
내년에 필 줄 알았는데,3월 말에 다시 볼 줄이야~!
벽에는 부겐베리아도 여러 송이 피었다.
전지가위로 시든 꽃은 잘라줘야 하는데,
내 몸이 지금 그런 거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귀찮다고 외면했더니,몰골이 이루 말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죽은 꽃들 속에, 하나씩 싱싱한 꽃이 올라오는... 생전 처음보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장미도 색깔마다 봉오리가 생기고,
이 건 서양 나팔꽃이라던가?
잎사귀가 하나도 없이 줄기만 남았던 화분에도 빨간 새 잎이 나온다.
풀꽃도 피고.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는 꽃밭을 보니,나도 기운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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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20.03.21 13:26
한달이나 집을 비웠는데도 많은 나무들이 괜찮았던 이유는,
천정과 앞면이 전부 유리라서
낮에 햇볕을 받아 실내가 더워지면 목욕탕처럼 수증기가 자욱해지는데
그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엉어를 키우는 연못의 물은 증발해서 쑥 줄었더라구요.
내려오기 전에는 화분은 거의 다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던요.
영산홍도 늦가을 처럼 잎이 말라서 다 떨어지는구나 했는데,
매일 물을 줘서 50일 지나니까 다시 새 잎이 나고 파릇해 졌어요.
지난 일주일간 꽃밭에 관심이 없어서 안쳐다봐서
오늘에야 꽃이 핀 걸 봤네요.
남편이 채소를 심겟다고 사각화분에 흙을 채워넣고,퇴비를 사와서 흙과 섞어 놨어요.
그래서 시골 마굿간에서 나는 냄새가...하이고...
그 게 너무 싫어서 침실쪽은
유리문에 공기 들어오지 못하게 테이프를 붙이고 커텐을 닫아 놨고,
냄새가 싫어서 꽃밭에는 나가 볼 생각도 안했어요.
못살겠다고 원망을 했더니
어제부터 꽃밭의 공기를 빼느라 바깥쪽 유리문과 천청 환기창을 다 열어놔서
오늘은 좀 견딜만 합니다.
몸이 아프니까,
냄새에 예민해져서 거슬리는 게 많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