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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할아버지는 나를 제일 사랑해요~

by 그레이스 ~ 2020. 8. 13.

오후에 하윤이와 통화를 했다.

8월 16일이 니 생일이어서 할머니가 선물 사주려고 하는데

무엇을 받고싶은 지 물었다.

당장 대답 안해도 되니 천천히 생각했다가 엄마에게 말해둬라 할머니가 돈을 보낼게~ 했다.

 

윤호 유라가 백일이었을 때, 하윤이는 다섯살이었다.(3년 6개월)

사촌들 백일잔치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어서

작은며느리가 하윤이는 왜 기분이 안 좋냐고 물었더니,

"나는 할아버지와 많이 놀고싶었는데 할아버지가 쌍둥이를 안고 있어서 많이 놀지 못했어."

"그래서 기분이 안좋아" 하더란다.

 

할아버지가 부산에서 오셔서 큰아빠 집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그 전날부터 큰 기대를 가지고 설레는 맘으로 왔더니

모든 어른들의 관심이 백일잔치 주인공들에게 쏠려있고

자기를 제일 좋아한다고 믿었던 할아버지도 평소와는 다르더라는 소감이다.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윤이가 서운할까봐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오롯이 하윤이 하영이만 데리고 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작은며느리의 전화를 받고 서운했을 하윤이를 생각하니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

그 이후로 단안을 내렸다.

 

명절이나 여름에 부산 올 때  두 아들이 함께 오지 말라고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관심이 나누어지는 것을 알면, 아직 어려서 아이들이 상처 받는다고

 

같이 오면 한번만 손님을 치르는 편리함이 있겠지만,

내가 불편해도 좋으니 따로따로 오라고 했다.

 

상담을 하다보면 육아나 교육이 아닌 가족 간의 갈등에 대한 내용도 있다.

특히 명절이후에

고부간의 갈등과 또 동서들끼리 차별 때문에 마음 상하는 경우도 있는데,

시부모가 아이들을 똑같이 대하지 않는다고

그 게 많이 섭섭한데 속 좁다고 할까 봐 내색도 못한다는 하소연도 하더라.

시부모 입장에서는 가까운 곳에 사는 자식보다

멀리서 오는 아들 며느리 손주들에게 더 마음이 쓰였겠지.

사소한 것일지라도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상담을 통해서 여러번 경험했었다.

 

남편에게 신신당부했다.

하윤이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제일 사랑한다 끝까지 믿었으면 좋겠고.

유라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제일 예뻐한다고 믿게 해 주자고.

 

7월에 2박 3일 하윤이네가 다녀갔고

8월 21일부터 2박 3일 큰아들 가족이 온다.

 

 

  • 여름하늘2020.08.13 22:10 신고

    "따로따로 오너라"
    라는 말씀을 듣고 보니 좋은 판단이라는생각이 들어요
    한꺼번에 모이고 나면 꼭 누구 한사람 상처받는일이 생겨서
    꼭 뒷탈이 생기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답글
    • 그레이스2020.08.14 16:55

      아이들 일로 어른들도 감정이 상하게 되고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서2020.08.13 22:27 신고

    그렇군요.
    그럴 일이 별로 없어서 몰랐는데
    앞으로 손녀 손자 대할때 참고하면 좋겠군요 ㅎ~

    답글
    • 그레이스2020.08.14 17:01

      내 블로그 방문자 중에 실제로 그런 사연을 의논한 사람이 있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가 없습니다만
      참 속상했겠다 싶은 경우가 종종 있습디다.
      부모님과 가깝게 살면서
      여러운일 성가신 일이 생길 때마다 불려가서
      수고하는 작은아들은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외국에 살아서 일년에 한 번 오는 큰아들 가족은 귀빈대접을 한다고
      결혼 안한 여동생이 나에게 하소연한 경우도 있어요.

    • 현서2020.08.14 17:35 신고

      그런 이야기라면 이해되고도 남지요.
      지금은 까마득 잊었네요.
      사람이란 겪어 보면 알게 되니까
      어른들도 나중에는 바뀌더라구요
      오래전 이야기라 잊었었네요.
      그때는 속상했는데
      지금은 또 내가 마음이 너무 좁았었나..그런 마음도 들고.. 그렇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갈래 갈래 입니다

    • 그레이스2020.08.14 19:53

      갈등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더라구요.
      다섯살 일곱살 어린 아이가 상처받는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만
      사연을 들어보면 며느리나 아들도 사소한 일로 부모에게 상처 받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런게 쌓여서 갈등이 되는 거지요.

      우리집에 올 때는 각각 따로 오라고 했지만,
      서울에서는 자주 사촌들이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부탁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으면 경쟁을 하지만
      자기들끼리 놀 때는 양보도 하고 협조도 하고,재미있게 놀아요.

  • 앤드류 엄마2020.08.16 12:46 신고

    편애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부모에게도 상처가 되죠.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늘 작은 시누아이들만 사랑하셨기에
    저희 아이들이 할머니와 가깝지가 않으네요.
    아이들 어릴때 따로따로 집에 방문하시게 하신것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아이니까 속상한것 이야기해서 오해를 풀지 아님 서운한 감정이 더 커질뻔 했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0.08.16 15:06

      우리부부는 아들집에 가면
      너희들끼리 놀아라 라는 말은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모든 아이디어를 다 동원해서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재미있는 놀이가 많아서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그래서 할아버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또 헤어지기 싫어서 펑펑 울고 그랬어요.
      사촌들 백일잔치날도 할아버지는 하윤이하고 놀꺼라고 기대를 하고 왔는데
      할아버지가 아가들 안고 있다가 또 하윤이와 놀아주다가 해서 기대했던 것만큼 놀지 못했다고 섭섭했나봐요.
      그날 이후로,
      두 집 아이와 동시에 만나는 건 피하고
      큰아들집에 가면 쌍둥이가 환호를 지를만큼 열심히 놀아주고,
      작은아들집에 가면 하윤이 하영이가 만족할때까지 열심히 놀아주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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