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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1979년 사진.

by 그레이스 ~ 2021. 3. 15.

이웃 블로그에서

장바구니로 쓰는 핸드카트를 새로 사셨다고 올려 주셔서

갑자기 옛생각이 나서 혹시나 있을까 사진을 찾아봤다.

세훈이가 아기였을 때니 42년 전 사진이다.

 

런던으로 출장 가셨던 남편이

초록과 푸른색의 영국 전통 체크무늬 장바구니 카트를 사 왔었다.

연년생 아이 둘 데리고 시장 가려면 한 애는 업고 한 애는 유모차에 앉히고 가야하니

혼자서 시장 가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푸념했던 게 생각났겠지.

 

1979년 그 당시에는 핸드카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커녕 사진으로도 못 보던 시절이어서

시장 가는 길 오는 길... 지나가던 사람들이 구경꺼리처럼 쳐다 봤었다.

 

 

일요일 온가족이 장보러 갔던 날.

윤지 나이의 명훈이는 엄마를 도와준다면서 유모차를 밀고...

 

돌아오는 길에는 둘 다 잠이 들어서 한꺼번에 태우고...

장발에 티셔츠도 벗은(세훈이를 감싸고 있는 옷이 남편 셔츠이다) 남편은 참...

지금보니 기가 차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내가 사진 찍어 준다고 장바구니도 들고 있으라고 해서

더욱 처량한 모습이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회사 사무실이고

제 1 사택옆, 간부사택으로 들어가는 찻길이다.

 

추가로 사진 올립니다.

1 년 후 80년 6월

서울에서 사촌 시누님이 오셔서

하룻밤 주무시고 방어진으로 구경 간다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길을 걸어 나오는 중입니다.

 

두 돌지나고 한달 후니까  25개월이 되었네요. 

둘째가 두 돌 지났다고, 나는 저렇게나 멋을 내고 다녔어요.

 

 

 

 

사진에 두분이 애지중지 키우신 아드님의 아들 딸이 이젠 두분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쁘게
하는 귀염둥이들이 되었네요. 1979년 사진을 보며 저도 그해 봄 막결혼하여 살던 신혼때를
잠시 생각해 봤어요. 13평 아파트에 세를 살았으니까요. 그러면서 --- 나이가 들엇네요.
즐거운 한주 시작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03.15 17:27

    5월이 첫돌이었으니 둘째 모습만으로 알수있지만
    사진 귀퉁이에 79년이라는 숫자가 있어서 더 정확하게 알겠어요.
    첫째는 두돌이 지난 늦 봄이고요.

    옛 사진을 보니,
    아득한 옛날의 여러가지 일들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두 아들보다 더 큰 손자 손녀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네요.

  • 생강차2021.03.15 19:02 신고

    님의 모습이 매우 날씬하고 풋풋하게 느껴집니다.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시장가시면서도
    셔링이 있는 치마를 입고 계시니 그때도 멋쟁이셨던 것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1.03.15 19:36

      스무아홉살 나를 보니 그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고 새롭습니다.
      시장에 가는 외출이었지만 그래도 온가족이 나간다고 샤링치마를 입었네요.ㅎㅎ
      젖먹이를 키우는 기간에도
      집 밖 놀이터를 나가면서도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갔으니...
      멋내기를 잊고 살았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 이쁜준서2021.03.15 19:27 신고

    영국은 그 당시에도 핸드카트가 있었군요.
    그 당시는 시장 바구니 들고 장보러 갔었고 부산에서는 자갈치 시장에
    생선 사러 가면 바켓스를 들고 가면 생선에서 물 흐르지 않고 그랬던 것이
    아마도 1960년대 였지 싶습니다.

    그런데 아기 둘을 데리고 핸드카트 끌고 장보러 가신 그레이스님이 너무 풋풋하십니다.
    저런 청춘시절 우리들은 어쩌다보니 다 흘러 가버렸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03.15 19:45

      사진의 그 해가 79년이었고
      주재원으로 발령이나서 런던으로 갔을 때가 81년이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영국 부인들은 핸드카트를 끌고 마트에 갑디다
      각 가정마다 필수품이더군요
      자가용이 있더라도 주차장에 세워두고 장보러 가야하니까요.

      저렇게나 어린 아이들이 44세 45세가 되었으니...
      29세의 풋풋했던 엄마도 칠십 하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만으로 계산해서 한살씩 깎을까요?ㅎㅎ

    • 이쁜준서2021.03.15 20:05 신고

      저는 사진의 그레이스님이 너무 젊고 이뻐서 안아 주고 싶습니다.
      정말로 솔직한 맘이 그렇습니다.

    • 그레이스2021.03.15 20:11

      감사합니다~ 준서할머니 ^^

  • 여름하늘2021.03.16 07:28 신고

    처량한 모습 아닙니다
    다정다감한 아빠 & 가장의 모습 입니다.
    그레이스님
    정말 날씬하시고 예쁨니다

    유모차에 아기 두명
    어디서 많이 본 풍경입니다.
    내가 초창기 일본생활에서 늘 그렇게 태워서
    유모차 밀고 달렸잖아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1.03.16 07:57

      연년생이어서 작은애가 돌 때 큰애가 두돌 2개월이었거던요.
      걸어서 시장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어서 둘을 한꺼번에 태웠는데,
      손에는 가득 찬 바구니를 들어서 둘 다 잠이 들면 참 난감했어요.
      유모차 밑에 바구니를 놓을 자리가 없어서 한 팔로 밀고 한 팔은 무겁고...

      날씬하고 멋있다는 칭찬에
      1년 뒤 80년 6월에 찍은 사진 하나 더 올릴게요~
      서울에서 시누님이 오셔서 방어진 구경 가는 차림입니다.

  • 산세베리아2021.03.16 08:38 신고

    ㅎㅎㅎ 여전히 멋진 그레이스님
    50년 가까이 지금 더 멋지십니다
    7손주의 위대한 할머니!!!
    시잖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1.03.16 10:13

      30세이니 41년 전이잖아요.
      사택에서 멋쟁이 다섯손가락에 드는 여자였어요.ㅎㅎㅎ
      예뻐서 뽑힌 게 아니라
      아이가 어린중에도 밖에 나올때는 항상 화장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고요.
      연년생 두 아들에 도와주는 사람없이 혼자서 살림살았으니
      집안에 있을 때는 제때 밥도 못먹고 몰골이 말이 아닐 정도였어요
      외출할 때만 저렇게 다녔지요.

  • 키미2021.03.16 15:07 신고

    앗~~!! 추억의 아름다운 사진이. ㅎㅎㅎ
    완전 멋쟁이세요. 그때부터 쉬임 없이 노력하셔서 지금에 이르셨으니..
    참 좋은 모습입니다.
    두 아드님 유모차에 차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1.03.16 16:39

      남편에게 저 사진을 보여주고... 같이 웃었어요.
      너무나 옛 일이어서 기억도 안나는 일이 되어버렸네요.
      81년에 런던 발령이 나서 떠났으니
      사진첩을 봐도
      79년 80년 81년 그시절 사진들이 확연하게 구분이 됩니다
      드라마로 치면 시즌 1, 시즌 2, 처럼요.

  • 데이지2021.03.17 10:27 신고

    그레이스님!
    젊은 아기엄마 시절에도 참 이쁘셨네요. 두 애들 한 유모차에서 자는 모습은 너무너무 귀엽고 웃음 나는 사진이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03.17 11:40

      지금 생각하니
      젊은시절에도 화장하고 꾸미는 것에
      유난히 열심이었구나 싶네요
      혼자서 아이 둘 키우느라 쩔쩔매는 처지에서 말이예요

      데리고 나갔다 하면 돌아 올때는 꼭 잠이 들어서
      유모차에 둘 다 태우고 오는... 반복이었어요
      요즘처럼 쌍둥이 유모차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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