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식사 후
양치질을 하고 나서 잠옷을 입겠다고 해서
방에 들어가서 서랍을 열고 입고 싶은 잠옷을 가져오라 했더니
아래위 같은 무늬로 가져왔다
니가 입을 수 있어?
난 못해~ 할미가 입혀 줘 한다
낮에 입었던 옷을 벗기고 내복으로 갈아 입힌 후
할미도 잠옷으로 갈아입어야지 하고는 방에 들어 가서 돌아 서서 셔츠를 벗었는데
뒤따라 온 윤지가
등에 길게 상처가 난 수술 자국을 봤다
할미 왜 그래?
왜 다쳤어?
30개월 아이에게 교통사고를 어찌 설명할꼬~~~ 난감하다
차가 두 개 쾅 부딪쳐서 할미가 다쳤어
윤지가 묻는다 - "아팠어?"
"응 피가 나고 많이 아팠어"
근심어린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하는 말이...
" 울었어?"
"으~~ 응" 길게 대답했더니,
잠시 있다가
위로한다는 듯이 "하미 조아해~ " 한다.
윤지의 위로에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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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21.09.14 06:39
걱정스러운 듯이 "울었어?" 묻는 말에 울컥했어요
세살 아이가 서러움을 물어보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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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가 참으로 인정이 많네요
답글
어쩜 아직 애기가 그렇게 이쁨받을 짓을 하는지요
내가 봐도 아주 사랑스럽습니다
손녀에게 저렇게 위로를 받으셨으니 큰 힘을 얻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레이스님 앞으로 문제 없습니다
참으로 든든하시겠어요-
그레이스2021.09.14 06:46
섬세하게 감정표현을 잘 합니다
그 순간에 아들이 방문 밖에 있어서 윤지가 하는 말을 다 들었어요
할머니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모습에 아들도 놀란듯이
어쩜 저렇게 귀여운 짓을 하는지...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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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21.09.14 06:51진짜 뭉클했어요~
그리고,
용인으로 이사 와서 주말마다 아이들 만나면서 우울증 치료가 되었어요
사고 이후 수시로 슬픔에 빠지는 순간들이 있었거던요손녀는 손자 키우는 재미와는 다른 ...
자기 감정을 섬세한 표현으로 설명해서 감동을 주는 일이 있습니다
2년 전 8월에
우리가 서울 가서 아이 셋을 맡아주겠다고,
여름휴가를 큰아들 부부만 다녀오라고 했더랬어요
10일 간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는데...
다섯달 된 윤지는 아줌마가 데리고 자고
윤호 유라는 할아버지가 잠들기 전에 동화책 읽어주고 옛날 이야기도 해주고
그러다가 아이들이 잠들면 침대에서 나오고... 했어요
눈을 감고 할아버지 품에서 유라가 하는 말이,
할아버지가 더 나이가 많아서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면
내가 할아버지를 안아주고 놀아주고 해주께~ 해서 남편이 울컥했다고 했었어요
더 늙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자기가 할아버지를 돌보겠다는 뜻이었어요
손녀들은 감정이입도 잘하고
늙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긴 것도 보기 싫지않다고 괜찮다고 위로할 줄도 알고
아프다고 하면 얼른 약상자를 들고 옵니다
작년에 저는 ...심각하게 우울한 날도 있었어요
그 감정에서 벗어나려고
과거에 즐거워던 글을 찾아서 읽고 블로그에 그 복사글을 올리기도 하고요
씩씩하게 극복하겠다고 다짐을 했으나... 그런 결심이 허물어지는 날도 생기더라구요
남편과 자식들에게 내색하지 말고 조용히 죽는 방법이 없을까 ... 찾아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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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2021.09.14 13:00 신고
저도 유라 윤지 너무 이쁘네요.
답글
사랑 받고 커서
타인의 아픔을 돌볼 줄 아는 따뜻한 인성이 있네요.
그레이스님이 잘 하시니까 가족들도 다 화합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어떻게 하면
품위있게 생을 마감할까..생각하는 떄가 많아요.
친구 시모님이
자식이 다섯인데 가끔 돌아가며 자식들이 들여다봐도 외로우셨는지
수면제를 많이 드시고 했는데
병원에서 만 하루 주무시기만 해고 깨어나셨대요.
의사 왈,
요즘 수면제는 아무리 먹어도 죽지는 않습니다~~그러더래요.
2번 시도했지만 모두 잠만 주무시다 깨어나셨습니다.
Well-Being에 이어 Well- Dying도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레이스2021.09.14 13:55
ㅎㅎㅎ~ 수면제가 그런가요?
이쯤에서 깨끗하게 마무리하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환자가 되어 자식에게 부담되는 존재가 될까봐 ... 그게 제일 큰 걱정일 겁니다
젊은시절부터 만족스럽게 잘 살아왔고
자식도 부모의 희망대로 잘 되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 더 이상의 욕심은 없다
그러니 삶이 더 망가지기 전에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의 수술이 남았다 생각하니 또 어찌 견뎌낼까... 막막하고요
친정아버지께서 식도암으로 봄에 수술을 받으시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셨는데
가을에 폐렴으로 입원하셨다가 상태가 더 나빠져서
3~4 개월 남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는
나중에 혼수상태로 죽기는 싫다고
맑은 정신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고 싶다 하셨어요
아들 딸 여섯명과 며느리 사위 손주들 다 오라고 해서
한명 한명에게 감동적인 말씀도 해주시고
항생제 영양제 진통제를 연결한 링거를 뽑으시고
3일 후에 마지막 인사까지 하고 돌아가셨어요
그 3일동안 자식들과 많은 이야기도 하시고요
삶에 연연하지않고
자신의 죽음을 자기가 택한다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나도 그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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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의 위로에 제마음도 뭉클해지네요..
손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레이스님 건강에 활력소가 되어서 넘 다행이예요..
사고후 많이 아푸고 힘드셨을건데 그레이스님이시 정말 잘 극복해 나가시고계신다고 생각해요 ㅠㅠ솔직히 전 그레이스님과 우울증은 매치가 잘 안되요~
우울증있는사람들에게 조언과 용기를 주실분이 그런생각하심 안되죵^^
저도 해외생활하면서 이런저런 속상한일을 함씩 겪으면서 상당요청을 할까하다가
그레이스님 상황도 안좋으신데 저까지 부담드리기가 그래서 혼자서 극복했어요~
지나고 나니 그런일도 추억이 되었네요~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우울한 일 생기면세상 어디 내놔도 어깨에 힘빵빵 들어갈정도로 잘 키우신 멋진 아들둘과
정하윤외 손주 6명 자라는거 보시면서 좋은 기운 퐉퐉 받으시길바래용^^
답글-
그레이스2021.09.15 15:14
내가 아들과 며느리에게... 솔직하게 표현을 했다
주말마다 아이들과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참으로 고맙다고
힘들고 지칠때도 있는데 그래도 아이들과 지내다 보니 주말이 기다려지고
사는 게 서글프다 싶은 우울증이 없어졌다고
며느리가,
이렇게 도와주시는데 ...저희가 항상 감사한 마음이예요~ 하더라
아들도,
오히려 저희가 감사드려야죠 하고
80%는 잘 견뎌 낸 것 같고 가끔은 우울에 빠지기도 했다
절제력으로도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
자주 웃고 말을 많이 할 대상이 있어야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 대상으로 아이들이 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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