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포틀랜드 왔다는 어제 사진이다
만 3세 윤지의 컨디션에 맞춰서 느긋하게 다니는 여행이라서
한 곳에서 며칠씩 머무는 일정이다
어제는
여행 다니는 큰 아이들보다 유준이 생각에 마음이 아릿한 하루였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 일곱 시 지나서 유모차 타고 산책을 다녀와서
(중간에 유모차에서 내려 걷기도 하고)
입주 이모님이 유준이 잘 지내느냐는 며느리의 문자를 받고
아이의 기분이 좋으니 엄마와 영상통화하자고 했단다
휴대폰 화면에서 엄마를 본 유준이가
울먹울먹하더니 눈물을 흘리더라고 그리고는 소리 내어 엉엉 울더라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하고 놀라서 빨리 끊었다는 얘기를 하더라
아이구 세상에~~~~ 왜 그랬냐고
엄마 생각할까 봐
유준이 듣는 자리에서는 엄마 단어도 꺼내지 말라고 주의를 줬건만
그 걸 잊어버리고
엄마와 영상통화를 했냐고 아줌마에게 한 소리했다.
유준이가 말로 표현을 못하지만
가족들이 보이지 않는 허전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을 텐데...
우리가 서울 도착한 1 시에는
낮잠 자고 일어난 유준이에게 점심을 먹이는 중이었다
아침에 서러웠던 감정이 남아 있었는지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자기 옆에 꼭 붙어 있어라고
잠시라도 안 보이면 울음이 터질 듯이 징징거리면서 찾는다
놀이방에서 장난감을 종류별로 가지고 나와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놀이를 하고
또 3단 매트로 3각 아지트를 만들어 그 속에 숨어 있으면 찾는... 놀이도 반복하고
매트로 성벽 기어오르기도 하고
3 시가 넘어가니 할아버지는 필요 없고 할머니만 옆에 있으면 된다네
내 손가락 하나를 꼭 쥐고 이 방 저 방 시찰 다니고
각 방마다 에어컨이 켜져 있는지 꺼졌는지 점검도 하고
마지막 코스로 각종 자동차로 다양한 놀이를 했다
4시 지나서는 목욕시간인데 싫다고 해서
목욕하고 나와서 또 놀자고 유준이와 눈 맞추면서 문 밖에서 기다려 줬다
노느라고 바빠서 간식을 안 먹었더니
출출한 지 냉장고 앞에 가서 먹을 거 꺼내 달란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물만 한 컵 먹이고
다섯 시 지나 빠른 저녁을 먹였다
중간에 간식을 안 먹은 덕분에 저녁밥을 맛있게 다 먹고...
여섯 시가 되어
유준이가 아줌마랑 놀이방으로 간 사이에
할아버지와 나는 몰래 나왔는데
아침에 엄마와 화상통화로 상처를 받은 중에
곁에 있던 사람이 없어지는 걸 알고 슬퍼할 까 봐 저녁 내내 마음이 쓰였다
오늘은 낮잠(11시~1시) 자고 일어나기 전에 서울 도착하도록
일찍 출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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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2022.07.31 11:34 신고
염려했던대로 유준이가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겠네요. 가족 모두 어디 갔는지 정말 이상할테죠. 제가 밴쿠버에 있을 때 며느리가 한 달간 큰손자만 데리고 놀러 왔었어요. 그때 돌쟁이였던 작은 아이가 나중에 사진을 볼 때마다 자긴 왜 안데리고 갔냐고...
답글-
그레이스2022.07.31 12:36
지금 서울 도착했어요
유준이가 성격이 순하고 밝아서 왠만해서는 짜증을 안 냅니다
울어도 금방 그치고요
일주일이 지나도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고... 지냈는데 어제 엄마의 부재를 실감했어요
그래도 금방 잊어버리고 잘 놀았습니다
윤지가 언니 오빠가 여행 간 사진마다 자기는 없다고 항의를 많이 합니다
하와이는 니가 어려서 못 갔다 하고
일본 여행 사진은
윤지 너는 엄마 뱃속에 있었다고 했더니
왜 나는 늦게 꺼냈냐고... 언니 오빠랑 똑같이 낳았어야지 ... 왜 그랬냐고 엄청 따집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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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덩어리 윤지가 이번 여행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까요. 언니오빠보다 좀 늦게 꺼냈지만, ㅎㅎ. 똑같이 큰 인물 될 거예요!
답글-
그레이스2022.07.31 21:52
윤지의 생각으로는
4 명 다 엄마 뱃속에 같이 있다가
오빠와 언니 먼저 꺼내고 그 다음에 윤지 꺼내고 마지막에 유준이가 나왔다고 합니다
니는 그래도 유준이보다 먼저 나왔으니 유준이가 제일 억울하구나 했지요 ㅎㅎ
오늘 유준이와 놀이방에서
내가 재채기가 나와서 손으로 입을 가렸더니 그 걸 보고 똑같이 따라 합디다
이제는 모든 걸 관찰 당하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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