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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 정리 (2014 년 10 월 )

by 그레이스 ~ 2022. 9. 23.

책장을 비우는 작업을 한다는 글에

댓글을 읽고 답글을 쓰다가 자식들의 사진을 정리해서 앨범으로 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진첩 정리를 찾아보니 벌써 6 년 전이네

낡은 사진첩에서 전부 떼어내어 연도별로 분류하고

비슷한 사진을 골라 두 아들에게 골고루 나누고...

날마다 작업을 해도 완성하는 데는 거의 한 달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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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큰애가 (결혼하기 전에)

어린 시절의 사진들을 정리해서 컴퓨터에 저장을 하겠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알아서 하겠거니,

그냥 두고 있었는데,

일 년에 한두 번 부산 집에 와서, 그게 쉬운 일도 아니고... 해서,

내방식으로 분류하고 정리해서 두 아들에게

사진을 간추려 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서가에 있는 사진첩들을 다 꺼내서 내용을 살펴봤다.

 

총 29권 중에 다섯 권은 아이들 사진이 아니어서 그냥 두고, (오른쪽의 깨끗한 3권은 큰아들 작은아들 결혼 사진첩이다)

 

 

밑에 새워둔 24권이 전부 신생아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사진들이다.

사진첩이 너무 낡아서 속지가 저절로 떨어지는 것들도 있고...

 

 

연도 표와 내용을 적어서 붙여둔 표시도 다 떨어져 버렸다.

 

 

30년이 넘었으니 종이도 색이 변하고... 다행히 떼어보니 사진 뒤에 날짜와 장소가 적혀있어서 정리하기는 쉽겠다.

 

만삭 사진부터 전부 다 떼어내어, 가장 중요한 것만 간추려 4권으로 만들어서

큰아들 것 두권, 작은아들 것 두권...

이번에 서울 가면서 가져가 선물로 줄 생각이다.

 

사진이 워낙 많아서, 하나하나 살펴보고 그중에서 고르자면,

오늘 시작했으니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네.

 

오늘은 작업을 시작했다기보다, 옛 모습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추억이 꽃구름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네.

 

24권 중에 오른쪽 14권은 영국에서 살 동안 일상생활과 주말여행,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그리고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이태리... 여행 다녔던 기록들이다.

 

한참 동안 사진들을 보고 있다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남편을 불렀다.

내년에 (남편의 70세 되는) 친척들 친구들 불러서 칠순잔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으니,

올해의 결혼 사십 주년과 내년의 칠순을 합쳐서 영국으로 여행 가자고...

 

좋은 호텔에서 있지 말고,

시골에 가게 되면 옛날처럼  B&B(재워주고 아침밥 주는 민박)에서도 자고,

자동차 빌리지 말고 대중교통도 이용하며 추억 찾아 가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도 좋다고 했다.

 

큰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번에 여행경비 주겠다고 한 거,

내년 여름에 영국으로 가겠다고...

통화를 하면서,

너희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이 제일 많은 런던으로 가서 살던 곳, 자주 다니던 곳,

주말여행 갔던 곳을 찾아가고 싶다는...

더 나이가 많아지면 허리와 무릎관절이 아파서 장거리 비행기도

여행도 어려울 테니 아버지 칠순 선물로 영국 보내달라고.

좋은 생각이라고 흔쾌히 대답하는 아들.

 

추가, (월요일 밤)

신생아 사진부터 순서대로 쭉~ 늘어놓으면서,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거나 비슷한 사진은  일차로 버리고...

 

 

 

또 추가(화요일 밤),

앨범은 무거워서,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같이 나가서 4권을 사 왔다.

 

한 권에 사진 300장을 넣을 수 있다고 써놨으니 내가 원하는 사이즈다.

 

 

사진을 정리하려고 보니, 부산으로 이사 온 이후로는 거의 둘이서만 찍은 사진인데.

앨범에 붙이지도 않고 그냥 봉지에 넣어둔 게 문갑 속에서 줄줄이 나온다.

 

그중에서 결혼 25주년 기념으로 제주도에 갔었고,

3일 동안 입은 3벌의 옷 중에 가족사진 속의 그 원피스가 또... 

(그때는 7cm 굽 구두를 신어서 177cm의 남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사진은 앞 포스팅에 덧붙여야 맞는 게 아닌가?

 

 

신라호텔에 묵으면서 아주 유명했던 드라마 촬영 장소에서 똑같은 포즈로 바다를 바라보며...

아마도 옆에 안내 팻말이 있었을 테고, 그걸 보고 그대로 따라한 듯.

 

 

목요일 오후.

닷새만에, 1차로 두권 완성했다.

 

 

신생아 사진부터 5세까지 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를,

300장으로 줄이려니까 88년 올림픽 구경하느라 서울 갔었던 사진 중에서 각각 5장씩 10장으로 줄이고,

 

용인 놀이공원(에버랜드) 갔던 사진도 각각 5장만 뽑아내고...

그런 식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부산 집 사진으로.

 

                                           내가 좋아하는 세훈이 사진

 

 

 

 

 

태워 버리기에는 아까운 아이들 사진,

부부 사진, 각종 행사 사진, 시댁, 친정, 친척들과 찍은 사진들은 따로 정리하려고 두고,

 

 

620장 정도는 태우려고 바구니에 담았다.

 

 

이것으로 1차 사진 정리는 끝~!!!

 

어제도 그제도 사진에 매달려서 운동을 빼먹었으니  오늘은 운동을 해야겠고,

다음 주는 행사가 있어서 월 화 수 3일은 바쁘고, 목요일은 모임이 있고,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속리산쯤에서 하룻밤을 자고 토요일 낮에 서울 도착 예정이니,

영국 생활 사진과 유럽여행 사진은 서울 다녀와서 다음 달에나 펼쳐봐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