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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8 박 9 일만에

by 그레이스 ~ 2024. 4. 24.

남편은 골프 라운딩을 목적으로 부산 가셨다가 

예정보다 이틀 빨리 어제 돌아오셨다

잦은 비 때문에 망쳤구나 예상했었는데,

비 안 오는 날 골라서 필드에 3 번은 나갔다니 그 정도면 흡족했겠다 

 

혼자 가서 잘 놀았으면, 돌아오는 날은 일찍 출발하면 될 텐데

굳이 저녁 기차를 타고 밤 11시가 넘어서 집에 오는 건 

기다리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잔소리했던 이후로 

저녁식사 시간에는 도착할 수 있도록 기차표를 예매하신다

 

목요일 올 거라고 예상하고 청소도 안 하고, 정리도 안 하고 미루어놓고 있다가

오죽 긴장했으면 여섯 시 전에 저절로 일어났을까 

남편 방 청소와 그 옆의 화장실 청소를 해 놓고, 거실 바닥에 누워 쉬다가 

장식대 위의 뽀얀 먼지를 닦고, 진열된 사진들도 닦아놓고 

거실 바닥도 걸레로 닦았다 

 

제법 일을 많이 한 날인데도 저녁을 먹은 후,

누워서 쉬지 않고 곧바로 설거지를 할 수 있겠다 했더니 남편이 놀란다 

그 정도로 근력이 생겼냐고 

하루의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남편 저녁을 차려주고는

나는 30 분쯤 누워 있다가 밥을 먹는 날도 많았는데, 장족의 발전이 있는 거다 

이게 다 당신 덕분이라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몸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영장 가서 걷는 운동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이게 그렇게나 어렵다는 내 푸념에 

용인시 인근 수영장은 다 검색해서 전화하고 알아봐서 찾아낸

지금의 수영장이다 

그러니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거다 

 

수영장에서 걷기 50분씩 일주일에 5번, 6 주를 하고 허벅지 힘이 생기면서

고관절 통증도 줄어들어서 저녁에 파스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날이 많아졌다 

3 개월이 지나면 기구로 하는 허벅지 강화운동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윤이네가 오전 11 시 비행기로 떠났다는 것도 

1 월 이후 남편이 근무하러 파리로 떠난 후 친정부모의 도움이 컸다는 것도 

이태리 시부모님이 파리 놀러 와서 편히 계실 수 있도록  

따로 방을 준비한다는 조카 부부를 칭찬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열고 보니 오늘도 비가 온다 

비 오는 전날 밤에, 파스 하나로 견딜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고

남편이 이틀 당겨서 어제 집에 온 것도 현명한 선택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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