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제발 형 집에서 뭘쫌 가져오지 마세요."
월드컵 16강전을 기다리면서 먹을 것들을 테이블에 차리면서 세훈이가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에 갖다놓으신 베이컨이 안먹어서 버리게 생겼다는 말까지 덧붙여서...
각자 독립된 살림살이이니 사소한 무엇이라도 가져오지 말라는 부탁을 덧붙인다.
싱가포르 출장갔다오면서 생으로 먹는 베이컨을 10팩이나 사왔는데,아주 비싼 거라길래
세훈이도 먹이고 싶어서 몇개 챙겨서 신촌으로 가져왔더니,세훈이 입맛에는 안맞더란다.
그냥 먹기가 싫으면 구워먹으면 되잖아? 그랬더니... 명훈이가 한마디 한다.
"2년간 숙성시켜서 만든 비싼 베이컨을 왜 구워먹어요?"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건데..."
사실 그동안 ,
명훈이가 선물 받았다면서 안먹고 냉동실에 넣어둔 먹거리들을 그냥 두면 버릴까봐 아까워서,
혹은 출장갔다가 사온 초코렛이나 간식거리들,
명훈이가 백화점에서 사다놓은 일본과자들 등등...
이촌동에서 신촌으로 올때는 항상 이것저것 먹을 것들을 챙겨왔었다.
그러니 할말도 없고,내가 약간 무안쩍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남편이 아예 쐐기를 박는 소리를 했다.
두 아들이 결혼후에도 이집꺼 저집 가져가고...저집꺼 이집 가져오고...
딱 그림이 나오네, 주책바가지 시어머니~
아이구 참! 이양반~ 사람 꼴 한순간에 망가뜨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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