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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by 그레이스 ~ 2014. 6. 16.

6월 15일이 결혼 2주년이 되는 날인데,

특별한 계획이라도 있냐면서 큰며느리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저녁에 공연을 보러 갈 것이고,

지금은 집에서 쉬고 있다는...

 

영국의 어느 가정집(한국사람이 사는)의 정원이 너무나 예뻐서 사진을 찍어뒀는데,

그걸 명훈이에게 보여주려고 전송하려다가

별장 사고 싶다는 아들을 더 자극할까 봐  그만뒀다 고, 경주에서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함께 웃었다.

 

지금 전셋집에 살면서,

생애 첫 집을 사고 싶다거나, 아니면 투자 목적으로 땅이나 상가를 산다거나,

여윳돈이 있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적일 텐데,

제일 먼저 별장을 사고 싶어 하는

(재산을 불리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큰아들을 보면서 어이없어하는 아버지.

 

아무리 좋은 별장이라도,

구매하는 그 이후부터 골칫덩이가 된다는... 이유를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쉬고 싶을 때마다,

가고 싶은 지역을 바꿔가면서 여행을 떠나고, 시설 좋은 호텔에서 편하게 놀다가 오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했었다.

 

15년 전쯤 큰 요트를 사고 싶어 하셨던 아버지의

요트를 보러 다니고 가격을 알아보고 - 그 당시 행동과 똑같은 게 아닐까 싶네.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마음속에 간직한 희망사항 같은 것~

 

특이한 사항은,

남편이 엉뚱한 생각을 하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내들이 반대를 하고,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다툼을 하지 않는가?

 

그런데, 큰며느리는 아들의 생각을 반대하지 않고 지켜보는 모양이다.

가루이자와, 경주, 제주, 강원도... 원하는 곳에 따라다니면서.

 

아마도... 실컷 구경하고 따져보고,

결국엔 제풀에 포기할 거라고 판단하고, 싫은 소리 안 하고 기다리는 듯.

아무런 설명을 안 들었지만,

내 짐작으로 그렇게 생각하니... 큰 며느리의 현명함이 돋보였다.

 

얼마 전에,

작은며느리의 생일이어서,

전화를 해서 축하하고 선물을 고르기가 어려워서 돈으로 보냈다고 하고,

근황을 물었더니, 생일을 앞두고 일요일에 친정을 다녀왔단다.

 

어머님이 부탁하신 대로 ,

친정부모님께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자기 생일에 '내 자식으로 태어나서 고맙다'라고 부모님께 축하받고 선물 받는 날이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낳아주신 부모님께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번 니 생일에는 친정어머니께 꼭 말씀드려라~라고, 몇 달 전에 말했었다.

아마도 큰아들 생일 직후였던 모양이다.

 

"어머니~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는데,

그 순간에 코끝이 찡 해지고 뭉클~하더라.

자식에게 그런 말을 듣는 건, 해마다 들어도 그때마다 뭉클해진단다.라고 덧부치면서...

 

시어머니의 말을 기억했다가, 친정부모님께 그렇게 말씀드린 것도 예쁜데,

시어머니께서 꼭 그렇게 하라고 시키셨어요~라고 했다는...(친정부모님께 시엄마를 포장해주네)

 

"항상 잘 이끌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며느리에게,

"반듯하게 잘 자란 너를 며느리로 맞아서 나도 고맙다"라고 덕담을 했다.

 

 

 

  • 아름다운 가정 이십니다.
    지혜 로운 며느리 현명하신 시모님
    부럽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4.06.16 19:06

      감사합니다~ 옥향씨~^^
      요즈음 들어서,자식들 때문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두 아들이 자기 일을 잘해줘서 고맙고,사이좋은 부부로 사는 게 예쁘고,
      며느리들이 시부모를 공경하고 잘 따라줘서 더욱 고맙고...하루 하루가 소중합니다.

  • 여름하늘2014.06.16 11:14 신고

    잘 이끌어주시는 어머님과 잘 따라와 주는 며느리
    참 흐믓하고 좋은 풍경이라 글 읽는 저도 즐거워집니다.
    남편이 엉뚱한 생각을 하면 반대하고 다툼하는것 저도 그런편이거든요
    그런데 큰며느리님은 기다려 주는것 같다니 참으로 현명하네요
    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참 많이 배우고 있어요
    참 지헤롭구나 하면서요.

    오늘은 냉장고 청소도 하고 베란다 청소도 하고...
    계획을 해 두었건만 왜이리 몸이 안따라 주는지...
    예전처럼 빠릿빠릿이 안되네요 아이구

    답글
    • 그레이스2014.06.16 19:22

      별장을 사고싶다는 게 구체적이거나 심각한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들어주는 걸 꺼에요.
      정말 살 생각이라면 세밀하게 따져보고 의논을 할테니까요.
      별장을 보러 다닌다고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주말에 자주 여행을 다니니까,
      가는 곳마다 여기에 별장이 있으면 어떨까~ 그런 소리를 하는거지요.
      당장 집 살 생각은 없다면서 왠 별장은???

      그래~~~ 냉장고 청소는 했어요?
      습도가 높은 날씨탓인지 나도 나른해서 일을 미루게 됩니다.
      서울과 대구는 엄청난 더위라고 하던데,여기는 바닷가는 아직도 25도 정도여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나도 내일은 반찬도 만들고... 할 일이 많은데...

    • 여름하늘2014.06.17 09:20 신고

      냉장고 청소 못했어요
      일단 베란다와 현관쪽부터 싹싹 세제 풀어 닦았어요
      실은 이번 토요일 이사해요 같은 단지내라서 큰 부담은 없어요
      남편이 웃었어요 이사가는데 왠청소는? 하면서요
      내 삶의 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일단 집청소부터...ㅎㅎ

      오늘은 커텐과 침대보 다 뜯어서 세탁할 예정이예요
      내일 또 비가 온다니-

    • 그레이스2014.06.17 11:09

      아~ 이사를 하시는구나.
      떠나면서 살던집을 정리해놓고 가는 깔끔한 그 마음~!!!

      30년 전에 영국에서 살다가 귀국 발령을 받아서 돌아올 때,
      살던집을 깨끗이 청소해놓고 가야 하는 걸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만약에 그냥 떠나면 어마한 벌금을 물게 되더라구요.
      벌금 물기도 싫고,나때문에 한국사람 욕먹는 것도 싫고...미련스럽게 일주일간 청소를 했어요.
      그 이후에는 한국에서 이사할 때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됩디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가정이 이사 들어가는 집에 도배를 하고,페인트칠을 하기 때문에
      제 나름의 방식으로,이사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파출부 비용을 줬더니,무척 놀라더군요.
      요즘은,
      깔끔한 성격의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까무러칠만큼 지저분하게 삽니다.
      작은며느리에게 통화하면서 그랬어요.
      만약에 지금 니가 와서 본다면,쇼크를 받아서 다시는 안오고싶을꺼라고...그말을 듣고 웃더라구요.

  • 하야니2014.08.28 08:16 신고

    지혜로움이 가장 큰 여인의 덕목인데
    그런.아내. 그런.엄니로 참 부족한 삶을 살았는데 잘 배워갑니다
    앞으로 지혜론 시엄니 되게 해 달라구
    지혜를 달라구 간구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4.08.29 18:42

      칭찬해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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