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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서울에서 4박 5일.

by 그레이스 ~ 2013. 3. 11.

1.아들의 생일이라고 서울까지 가는 일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일이 겹쳐서 있었다.

 

하윤이네 이삿날이 금요일이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부탁을 받았고,

마침 그 전날이 큰아들 생일이니, 잘됐다고 했는데,

우연히 동경에서 금희씨가 온다는 소식에 하루를 더 당겨서 6일 오후에 비행기를 탔다.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큰아들 생일에 무엇을 선물할까?

궁리를 해봐도 답이 안나오는...

 

은퇴생활하는 부모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돈 잘버는 아들에게 봉투를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난번에 결혼식 액자를 받고 기뻤던 감정에 힌트를 얻어서,

예전에 명훈이에게 보냈던 편지를 사진관에 가져가서 액자에 넣어달라고 했다.

 

유학생활을 모두 끝내고 졸업하던 그해 여름에 싱가포르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니,

이듬해 3월의 생일은 사회생활 후 첫 생일이었던 셈이고...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싶어서 밤중에 썼다가 7일이 시작되는 시간에 이메일로 보냈었다.

 

2007년 3월 7일의 글.

 

 

며느리도 아들도 좋은 선물이라며 고맙다고 했다.

 

처음 맞이하는 남편의 생일이라고 음식준비를 직접 하겠다며 아무것도 준비해오시지 말라고 하더니,

6시 넘어서 집에 도착해서 보니,

(아들과 며느리의 퇴근은 7시가 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나와서 장을 봐 놨다는 재료가...!!!(아이고~~~! 이걸 언제 어떻게 만든다는 건지? )

밖에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온 시간이 9시가 넘었는데,

그때부터 재료를 다듬고,

프린트해온 레시피를 보면서 내 도움없이 갈비찜 2킬로와 미역국이 완성되었다.(약간의 조언만 해줌)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 맛이 없어도 맛있다고 칭찬해줄 준비를 하고있었는데)아주~ 성공적인 갈비찜이 되었더라구.

너무나 놀라워서 감탄을 하고... "따님의 솜씨를 꼭 맛보셔야 합니다~" 전화 드려서,

저녁에 장모님도(장인어른은 선약이 있어서 못오시고) 함께 축하하는 풍성한 생일파티가 되었다.

 

2. 가정식 한식집에서 금희씨와 점심을 먹으며,

오래된 후배를 만난 듯, 친구를 만난듯~ 사생활 얘기도 하고...

금희씨~^^ 많이 즐거웠어요~

 

3.이삿날 아침에 9시가 되기전에 작은아들집으로 왔고

아들은 아버지께 관리비 정산과 전세금 돌려받을 것과 부탁사항을 상세히 말씀 드리고 출근하고,

며느리는 아기를 데리고 새집으로 가고,

나는 짐을 포장하는 걸 감독하고.

장인 장모님도 새집에서 청소를 도와주시는...(양가 부모님이 다 동원되는 엄청난 프로젝트 였다)

 

포장이사팀이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해서 다른 푸르지오 아파드 단지로 갔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되어서 저녁 9시에 대충 끝이 났었고,

토요일 파출부 두명이 와서 대청소를 하고,

며느리는 하루종일 정리를 하고...

35평에서 58평으로 이사를 할 상상도 못했는데,

일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12월엔 작은 평수의 알맞은 집이 있었는데 살던집이 안나가서 취소가 되고,

기다리다가...

살던집에 임자가 생기니 이사하려는 곳에 전세가 아예 없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는...

은행대출이 없는 집을 구하려니, 그렇게나 어렵더라구.

 

결국,관리비 난방비 전세금 모든게 부담되는 큰집으로 결정하고,

4년후에는 집을 사서 이사하자고 했단다.

 

생일날 밤 11시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아침 7시 까지 회사업무를 하고있는 큰며느리의 집중력에 놀랐는데

작은며느리의,

놀라울 정도로 반듯한 정리정돈과 아줌마들에게 부탁하고 일을처리하는 세밀함과 깔끔함에 또 놀랐다.

 

우와~~~ 진짜 대단한 새댁들이네~~~~~

 

 

 

 

 

 

왼쪽은 붙박이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고, 김치냉장고도, 식기세척기도 있어서 큰 도움이 되겠다.

 

 

뒷베란다에 가스쿠커와 조리대가 있어서 냄새나는 음식이나 빨래를 삶을 때 좋겠더라구.

 

 

                     방이 다섯개나 되니까 남아도는 하나는 운동하는 방이란다.

 

 

                               현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하윤이 사진이...

 

 

 

 

 

요즘 젊은아빠들은 다 그런가?

밤에 ... 목욕 시키기전에 준비물을 다 챙겨놓고,헹구는 물 준비해놓고,

혼자서 목욕도 잘 시키고,맛사지도  옷 입히는 것도 능숙하게 척척 잘한다.

(도와줄까 물어봤더니,혼자서도 잘하니까 필요없단다 )

 

 

 

                      할머니 가시는 데 따라 나간다고 옷입고 대기중인 하윤이.

 

 

 

  • hyesuk2013.03.11 16:57 신고

    큰~ 일 치루셨네요..
    근데 요즘은 카페에서도 보지만 새댁들이 보통 야무진게 아니더라고요..
    결혼 20년차인 제가 얼마나 많이 배우는지 몰라요..

    애들이 자라고 클때는 큰집이 훨씬 유리한데 부모의 경제력이 안돼서 그게 힘들잖아요..
    근데 어찌된 사정이건 넓은 평수로 이사가서 관리비는 많이 나오겠지만 애들 키울땐 나쁘진 않을것 같아요..
    새댁이 알뜰하니 열심히 모아서 4년후에 내집마련 충분히 가능하실듯해요..

    답글
    • 그레이스2013.03.12 08:08

      어제 저녁에는 9시도 안돼서 잠이 들었나봐.
      으슬으슬 춥다면서 잠시 누워있겠다는게 그냥 그대로...

      선영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예고없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밤샘하는 경우가 수시로 있어서 밤새우는 일이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하더라만 잠시 졸지도않고 그렇게 앉아서 계속 일한다는 게...우와~ 놀랍다~ 싶었다.
      음식은 하나도 못할줄 알았는데,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도 놀랍고...
      찬주는, 정리정돈이 프로급이더라.
      사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짜놓고 착 착 착...
      파출부아줌마 두명에게도 한사람은 무엇을 하시고, 한사람은 어느일을 해주세요~ 그게 끝나면 무엇을 시작하세요~
      나보다 더 잘하는구나~~~ 싶었다.
      이번에 차라리 집을 사 버릴까~ 궁리도 하더라만, 대출이 많으면 어려우니까... 4년후가 좋겠다고 하더군.
      세훈이는 경제적인 면에서 엄청 철저해서 매일 수입과 지출을 액셀로 저장하고, 일목요연하게 자산관리를 하더라구.
      그런점은 명훈이가 동생에게서 많이 배워야겠더라.

  • fish2013.03.12 15:41 신고

    세훈씨네는 집얻느라 고생했나보네요~ 저희는 세입자 찾느라 힘들었는데요...
    아무래도 요즘은 평수 큰집이 잘 안나가다보니 전세값은 턱없이 내리고 세입자는 잘 없고 .. 다행히도 기존에 사시던 분이 많이 양보해 주셔서 집을 비워놓지 않아도 되었답니다.

    요즘 젊은 아빠라고 다 잘하는 건 아닌거 같아요 .. 그동안 보고 배운것들이 묻어나는 거겠죠?

    답글
    • 그레이스2013.03.12 21:24

      이번에 이사 간 집은 몇년 안된 새아파트이고, 집주인이 살다가 처음 세를 놓는거래요.
      서울 근교에 집이 하나 더 있다고 그곳으로 간다면서...
      아무튼 아기랑 3사람 살기에는 청소도 그렇고 너무 넓은데...한편으로는 큰집에 적응될까봐 은근히 걱정도 됩니다.
      2년후가 될지~ 4년후가 될지~ 집을 사서 이사할 때는 줄여서 갈테니까요.
      아기들이 어린 시기에는 걸어서 출근할 수있는 병원옆에서 살다가 유치원 다닐때쯤이면 희망하는 곳으로 갈꺼라는..
      내가 보기에, 좋은 남편 좋은 아빠 될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아 보였어요.

  • 여름하늘2013.03.12 21:37 신고

    우와 정말 대단한 새댁들이네요
    이사가 보통일이 아닌데 야무지게 척척 잘해냈다니...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때와는 달리 아주 계획적이고 더 치밀한것 같아요.
    음식 만드는것 서투를것이라 걱정 하셨는데
    미역국과 갈비찜이 성공적이었다니 이젠 걱정 안하셔도 되겠네요.ㅎ
    뭐니뭐니해도 아빠가 아기 목욕시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참으로 자상한 아빠모습이라 괜스레 제 가슴이 찡해지네요.

    목욕시켜주는 아빠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아기 하윤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기 표정 사진이 정답게 느껴져 참 보기 좋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3.03.13 10:16

      집주인이 그집에서 오래 살 생각이었는지 입주전에 집을 많이 고쳤나봐요.
      붙박이 장이랑 선반들이 많아서 30~40년 결혼생활을 한 짐이라도 다 들어가겠더라구요.
      아기가 있으니까,
      매일 아침 어른 침대,아기침대,놀이매트에 머리카락 하나라도 있을까봐 양복 먼지 털어내는 찍찍이로 구석구석
      먼지랑 머리카락을 찾아내고,소독하고...그렇게 하더군요.

      세훈이는, 결혼전에 먼저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합디다.
      잔소리 듣기싫어서, 아기 봐달라고 맡기는게 싫어서 늦도록 밖에서 친구 만나고 술마시는 친구들도 있엇다고...
      자기는 가족우선으로 살겠다고 다짐을 했답니다.
      일주일에 하루, 혹은 2주일에 하루는 퇴근후에 친구 만나고, 나머지는 집에 일찍 들어가서 아내를 도우겠다고.
      (아기가 더 어릴때,친구 만나고 늦게 들어온 날에는 11시가 넘어서라도 둘이서 함께 목욕 시킨다고 하더군요)

      먼 훗날 하윤이가 커서 저렇게 목욕 시키는 사진이랑 아빠 가슴에 포대기로 매달려있는 모습을 보면 반갑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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