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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관한 작은 tip

이럴 땐 어떻게 해요? (답변 첨부)

by 그레이스 ~ 2015. 7. 21.

학교 갔다 온 아들이 많이 속상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하는 말이,

A 가 주말에 자기집에 놀러 오라고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평소에 같이 운동하고 같이 놀던 친구들중에서 나만 빼고 다른 애들은 다 초대를 했더라.

(둘 다 공부도 잘하고,운동도 잘하고,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으면서 서로 친한 사이였음)

 

저번에 엄마가 그애 엄마랑 말다툼을 해서 그애 엄마가 나랑 놀지 말라고 했나 봐.

(전화가 왔을 때 마침 아들이 옆에서 들었음.어머니회 일로 무례하고 강압적인 말을 해서 발끈 화를 냈다고)

 

그집에 못가는 건 괜찮은데,앞으로 A 가 나랑 안놀까봐서 걱정 되고 많이 속상해.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그런 말을 했다면,

엄마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들에게는 무슨 말을 할 것이며 또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A는 그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고,상담자는 다른 곳에서 이사를 온 지 2년 되어 이제야 적응이 됨)

 

비밀을 지켜야 하는 어느 엄마의 상담내용입니다만,

아들이든,딸이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비슷한 일을 겪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아서

내용을 간추려서 소개하고,내가 들려 준 의견도 공개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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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엄마라도,

아들이 울먹이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심장이 쿵~ 내려앉고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을 꺼에요.

자녀에게 위의 사례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는,

제일 먼저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큰일 아니라고 잘 해결 될꺼라고...아이의 마음을 진정 시키고,

그다음 해결방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을 것.

 

그렇게 설명하고는,

A의 엄마는 학교의 자모회 회장을 맡아,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로 부터 형님 대접을 받는 게 익숙해서

새로운 사람에게도 약간 무례하게 지시하는 게 버릇이 되었을텐데,

고분고분 고개 숙이지않고 원칙과 투명한 계산을 따지는 걸 괘심하게 생각하고  

아들을 왕따 시키면 엄마가 놀라서 굽혀 올꺼라고 계산을 했던 모양이니,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당신 아들에게 잘 일러줘라.

 

엄마가 A의 엄마와 다툰 건 잘못한 일이지만,

그 아줌마가 원칙에 어긋난 요구를 해서 엄마가 동의를 못한다고 했고,

무례한 말에 화를 냈던 것이다.

 

형제간에도 친구끼리도 의견이 안맞으면 다툴 일이 있지않느냐,

엄마들의 한 번 다툼 때문에 너희들이 서먹해 질 이유는 없다.

월요일 학교가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예전과 똑같이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놀아라.

 

그리고, 방학을 하기 전에 친한 친구들을 우리집으로 초대해라.

그때는 오고싶은 친구는 누구라도 오라고 하자... 라고.

A의 엄마와는 다른,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현명한 엄마의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줘라고 부탁했어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지난주에 아들이 학교에 가서(방학전에 우리집에서 놀자고) 친구들에게 초대한다고 말했답니다.

A에게도 오라고 했더니 엄청 좋아하더니,

다음날 학교에 와서는 할머니집에 가야해서 못간다고 하더랍니다. 

서운해하는 아들에게, 상황이 안되면 못 올 수도 있는거라고 말해줬다고.

 

그런데, 당일 하루 전날 저녁 늦게 A에게서 너희집에 가고싶다고 문자가 왔고...

토요일에 그 엄마가 롤케익을 사서 그아이에게 들려 보냈더랍니다.

아이들은 축구도 하고,보드게임도 하고, 아주 재미있게 실컷 놀다가 갔다고 하네요.

 

 

글의 마지막에

그레이스님 덕분에 그때 다급한 제가 감정적으로 휘둘리지않고 중심을 잘 잡았고,잘 해결이 되었어요.

아직 제 개인적으로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절실히 깨달았어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아이 엄마로서의 저의 행동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과

좀 더 지혜롭고 포용력이 있어야 겠다는 ... 내용의 글을 남겨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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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인연중에 직접 만나고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사람은 많지 않은데,

위의 글, 아이 엄마는 직접 만난 사람중의 한명이예요.

아이의 말을 듣고,

그날 저녁에 곧장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화를 했더군요.

 

위에 소개했던 내용은 1차 방법이고,

 

그래도 안되면 2차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지요.

초등학교 4,5학년 남자아이라면  1차 방법으로 해결이 될 꺼라고 믿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에게 (우리엄마는 너그럽고 현명하다는)믿음을 얻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엄마가 당황하고 흔들리면,
그런 모습을 본 아이는 똑같이 자신감이 없어지고 위축되게 됩니다.
너는 우리집에 오지말라 는 말을 들었으니,
월요일에 학교에 가서 서먹해 하거나 눈치를 보거나...했으면,
지금까지 동등한 관계였던 친구사이라도, 곧바로 균형이 깨어지고
다른 아이들도 그 분위기를 따라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나때문에 아들이 왕따를 당하게 될까~ 얼마나 고민이 되겠어요.
차라리 A의 엄마를 만나볼까~ 갈등도 생길테고요.

살다보면 무수히 많은 갈등도 생기고,억울한 일도 당하고,뜻하지않게 실수도 하고,난감한 일도 있지만,
그게 자녀와 관계가 되는 일이라면,
화가 끓어오르더라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어떻게 하는 게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되겠지요.
그리고,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엄마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는다는 믿음을 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하야니2015.07.21 21:08 신고

아 맞네요
참으로 저렇게 지혜롭게 대처해 아이도 엄마도
마음 다치지 않는 방법이네요
우리를 살아오면서 감정에 먼저 치우쳐
더 망쳐버린 경우도 여러번 있었거든요

잘 배우고 갑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5.07.22 12:17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엄마가 당황하고 흔들리면,
    그런 모습을 본 아이는 똑같이 자신감이 없어지고 위축되게 됩니다.
    너는 우리집에 오지말라 는 말을 들었으니,
    월요일에 학교에 가서 서먹해 하거나 눈치를 보거나...했으면,
    지금까지 동등한 관계였던 친구사이라도, 곧바로 균형이 깨어지고
    다른 아이들도 그 분위기를 따라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나때문에 아들이 왕따를 당하게 될까~ 얼마나 고민이 되겠어요.
    차라리 A의 엄마를 만나볼까~ 갈등도 생길테고요.

    살다보면 무수히 많은 갈등도 생기고,억울한 일도 당하고,뜻하지않게 실수도 하고,난감한 일도 있지만,
    그게 자녀와 관계가 되는 일이라면,
    화가 끓어오르더라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어떻게 하는 게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되겠지요.
    그리고,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엄마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는다는 믿음을 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 미소2015.07.21 22:02 신고

    많은 생각을했습니다~조금은 편안하고 많이 든든한 기분입니다..
    참 다행이고, 제가 운이 좋아서 이런 좋은분을 알게됐구나~앞으로도 바르게 살아야지..했습니다^^
    두번째 방법도 무척 궁금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5.07.22 12:28

      인격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과 부딪칠 일이 생기면,
      언성을 높이는 말에 같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차근차근 내 의견을 분명이 말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는.
      그런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고쳐지는 게 아니니까요.

      자기 아들을 이용해서 왕따 시키고 그 엄마를 굴복 시킬려고 했다가,
      망신만 당한 꼴이 되었지요.
      A는 엄마에게 얼마나 원망했겠어요.

  • 2015.07.21 23:26 신고

    그레이스님 감탄했습니다.. 

    답글
  • 여름하늘2015.07.22 10:59 신고

    심장이 쿵-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다들 그 기분 이해가 갈것 같아요
    상대는 그 지역 토박이이고 상담자는 이사온지 2년 됐다니
    텃새도 큰 작용을 했겠네요
    아이가 왕따 당하지 않고 주눅들지 않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셔서
    좋게 해결이 되었다니 제마음이 휴-하고 한시름 놓이는듯 해요 ㅎ

    답글
    • 그레이스2015.07.22 12:39

      아이가 어릴 때 낯선 곳으로 이사를 했던 경험이 있는 부모는 더욱 더 공감이 되지요?
      내생각에는,
      텃세 부리는 심술에다가,
      이사 온 엄마가 똑똑하고 예뻐서, 선생님과 엄마들의 관심을 받으니 기를 꺾어놓으려고 더 그랬던 것 같아요.

  • 지윤2015.07.22 17:06 신고

    정말. 올때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아직 두돌이 안된 아가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몇번이고 읽으면서 마음에 담아두었어요.
    고맙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5.07.23 07:41

      인사글 남겨줘서 반갑고 고마워요~
      아기는,
      이제 20개월이 된 하영이랑 비슷하겠어요.
      어제 며느리와 통화하는중에 하영이도 말이 많이 늘었다고,자기 의사표현을 제법 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