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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일본여행중에 다쳤다는 동생의 글과 엄마생각.

by 그레이스 ~ 2018. 8. 9.

 

 

바이크로 일본 일주를 하고있는 막내남동생의 글이 올라왔는데,

제목이 '바보같이 실수하다' 이다.

무슨 실수를 했다는 걸까?

 

바쁘게 글을 읽어내려가니

다카치호 협곡의 풍경이 연이어 나온다.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풍경이다.

큰 호수에서 배를 타고 즐기는 동영상도 나오고...

미치노에키의 멋진 해안도 일품이고.

 

글의 마지막에,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바이크에서 짐을 내리다

바이크가 기우뚱하다가  발위로 덮쳐

발목 바로 아래 살점이 떨어졌단다.

사진을 보니

아이고 우짜꼬~~~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본인은 금방 나을거라고.

어릴 때부터 놀랄만큼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고

허리수술을 하고난 후에도

보통사람이면 몇달 휴직을 했을텐데

나는 일주일만에 출근해서 고 3 수업을 해내어 주변을 놀라게 했던 회복력이라고.

신비한 복원 DNA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써 놨다.

 

일본여행 19일차.

https://blog.naver.com/drink5539/221335401432

 

 

날도 더운데 덧날까봐 걱정된다고,

매일 가까운 병원에 들러 꼭 소독해라고 하고,

그게 엄마를 닮은 거라고,

엄마는 아무리 크게 다쳐도 곧바로 아물고 흉터도 별로 안생기더라

성주사 살 때,

냇가에 빨래하러 가서

빨래터에 물이 많이 고이게 하려고,물밑을 파내다가

깨진 병조각에 뼈가 허옇게 보일 정도로 깊게 손을 다쳤는데,

난닝구 쭉 찢어서 손을 칭칭 감아 매고는

가져간 한다라이 빨래를 다 하셨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집에 가자고 울고...

엄마 옆에서 작은 빨래를 씻는데,

눈은 자꾸 피가 베여나오는 엄마손을 쳐다보며 소리없이 울었다.

그렇게나 다치고도 병원 안가고 났더라.

니는 엄마를 닮았구나.

나는 아버지를 닮아서 조금 다쳐도 물이 들어가면 꼭 덧난다.

모기 물려도 덧나는 나를 보고,

니는 와 살성이 나쁜 아부지를 닮았노 하셨다.

라고 댓글을 썼다.

 

막내동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3층에 있는 교실에서 유리창을 닦다가 밖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나무에 걸렸다가 꽃밭으로 떨어져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날이 5월 8일 어버이날이라서,

유리창을 닦다가 돌아가신 엄마생각에 울었다고...

그러다가 몸의 중심을 잃었던 모양이다.

 

동생이 중학생때 결혼한 나는

울산 살면서 나중에 소식을 들었다.

허리 아프다는 아이를,

부모님이 같이 살았으면 곧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조치를 취했을텐데,

할머니는 약방에서 파스와 먹는약 사오는 걸로 넘어갔던 모양이다.

일년후 고 3이 되어서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허리 디스크 증세로 고생을 심하게 했다.

20대에 첫 허리수술을 했고,

59세 지금까지 여러번 수술을 했다.

다섯번째 수술을 하면서는 심하게 망가진 척추의 한마디를 덜어냈다고 했다.

그래서 180 의 키가 지금은 훨씬 작아졌다.

 

몇번씩 수술을 하고,

통증을 이겨내면서 사는 동생을 보면서,

지난번 허리 수술후에

내가 아픈 정도는 내색도 하면 안된다고... 나를 다스렸다.

 

평소에도 불굴의 의지로 살고,

오토바이 타고 일본 일주여행을 하는 동생을 보면서,

열정과 노력에 대해서,

그 결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본다.

 

 

 

  • 아...어쩌면 그 강인한 정신이라니...
    존경스럽네요. 아무리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해도 고통의 깊이가 있는데..
    참 대단하시네요.
    잘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8.08.09 15:04

      어쩌면...
      몸이 살아남으려고 회복속도가 빨라진 게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수술 할때마다 눈치가 보였을테고
      고 3 담당교사가 장기간 결근하면
      학교를 그만둬야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도 있었을테니까요
      타고난 체질도 있지만
      마음이 절박해지니까,
      몸의 회복이 빨라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렇게 여행다닌 경험을
      교육자료로 활용한다고 합디다

  • 달진맘2018.08.09 15:24 신고

    강인한 정신력에
    상처가 빨리 아무는 살성을 타구 나셨네요
    그래도
    혹시모르니 병원가서
    파상풍 주사 맞으시는게 어떠실지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09 15:34

      카톡으로 내일 병원 가서 주사 맞으라고 할게요.
      오늘은 가고시마에서 규슈의 최남단까지 갔다고 합니다.
      내일은 후쿠오카로 올라오는 중에 여러곳을 들릴꺼라고 생각합니다.

  • 소나무 32018.08.10 10:27 신고

    동생분이 수술을 5번 했다는 말에 말문이 막힙니다. 강인한 의지의 한국인이군요.

    아픈 허리를 가지고 고교 교사로서 서서 수업을 하셨을텐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안되요.

    저도 중학교 교사를 3년을 했는데 그만 둔 이유 중 하나가 서서 수업을 하는게 너무 힘들어서였지요.

    교장이 수시로 순시를 다녀서 마음놓고 앉을 수도 없고. 제 인생에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때였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10 10:48

      허리수술만 3번 했을 꺼예요.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오래가면 목디스크도 생기거던요.
      목디스크 수술도 했고,가슴수술도 한번 했어요.
      신체검사중에 가슴사진에 이상한 게 있다고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서울 갔더니...
      나쁜 병일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술을 해보니 다행이도 양성종양이었어요.
      가슴을 절개했는데,
      그때도 놀랄만큼 회복이 빨랐고,또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수술하고 10일만에 출근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술한 환자이니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할 때도 있었겠지요.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양호실에 가서 누워있었다고 합디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아서
      20년 넘게 고 3 입시생 담당을 하고있어요.

      오늘은,
      가고시마 여행기가 올라와서
      그 글을 읽어보니,
      2016년 큰아들과 우리부부 세사람이 여행 갔었던 추억이 펼쳐져서
      나도 추억에 대한 글을 써 볼까~ 머리속에서 생각하고 있어요.

  • 여름하늘2018.08.10 22:34 신고

    바이크로 일본일주
    더구나 요즘같은 폭염에 정말 큰일하셨네요
    이제 곧 끝이 보이니 흐믓 뿌듯 하실것 같습니다
    마지막 남은 50대를 보내면서 훌륭한 기념 추억을 남기신것 같습니다
    누님의 입장으로서 흐믓하시지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11 06:04

      정말 멋진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밤에 올려준 사진을 보니까 다쳤던 발을 3일만에 거의 다 나았어요.
      참으로 놀라운 회복력이네요.
      어제는 가고시마에서 올라오는 중이었으니까 주말이 지나면 끝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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