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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속상함을 내려놓았으나,

by 그레이스 ~ 2020. 3. 5.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로,

자동차보험회사에서 인정하는 비용 이외에  

개인적인 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계산을 해보니, 대략 2천만 원이 들었다.

 

병원비 중에서 2인실 비용은 보험회사에서 인정 안 한다고 개인부담이란다.

그리고 영양제와 무통주사도 개인부담이라고 했다.

퇴원할 때,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인정하는 것 말고 개인이 내어야 하는 액수가 400만 원 정도였다.

그리고 현금 420만 원(문병 온 형제들의 봉투와 내가 세뱃돈으로 가지고 있던 돈)을 다 썼고,

큰아들이 쓴 돈을 합산해보니

간병인 비용과 병원비 중간 정산, 가습기, 허리 보호대, 호텔비, 그리고 현금으로 500만 원...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1000만 원이 넘는다.

사설 엠블란스를 여섯 번 탔었고,

병원에 있을 때 매일 필요한 것들 매점에서 사 왔으니 현금이 많이 필요했겠지

아들이 중간에 정산한 비용을 빼고 카드 결제했는데,

현금과 카드결제, 전부 계산해보니 그 정도 된다.

 

그렇게나 많은 돈이 들었다는 말에,

남편은 또 분노가 치밀어 언성이 높아진다.

졸음운전을 한 그 미친놈 때문에,

1%의 잘못도 없이 이 게 무슨 고생이고 또 손해냐고...

이왕 벌어진 일을 어쩌겠냐고,

마음을 다스리다가도 참을 수가 없다고 화를 내신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통증을 참고 있는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속상함을 내려놓았으나... 울컥 절제가 안될 때도 있다.

 

 

작은아들과 통화 중에,

2월 적자가 몇 천만 원이라고 하면서, 3월도 각오해야 할 테고,

4월도 계속되면 위기라고 한다.

호황일 때 벌어놓은 거 어려운 시기에 까먹고...

그러다 보면 또 좋은 시절이 오고... 사는 건 그렇게 반복되더라.

그런 건 알지만,

자기의 몇 년 계획이 다 틀어진다고 하네.

 

계획하고 목표를 정해놓은데로 살아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몸을 상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지혜다.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인생이라는 거...

내가 이 나이에 

장애인 등급을 받을 만큼 큰 사고를 당할 줄 상상이나 했겠나,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앞으로의 삶에 영향을 줄 거라고... 했다.

 

나는 하루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

통증과 움직임이 불편해서 괴롭더라도,

지난 세월을 보람되게 살아왔다고,

결혼 이후 아이를 낳고 키우고... 지금까지 어느 시기도 후회되는 때가 없으니,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인생이라고,

나를 다독이며, 마음을 다스린다.

 

  • 졸음운전을 한 그 미친놈!
    저도 욕이 막 나오네요
    돈이 그렇게 들었어도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냐는것처럼
    몸이 말짱하다면 그래도 봐줄수는 있지만
    지금도 진통제를 먹어야하고
    지금도 불편하고 통증에 시달려야 하고...
    정말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속상하네요
    더구나 그렇게나 짱짱 건강하신분이 장애인등급이라니...
    속상합니다 그레이스님

    다독이며 마음을 다스리고 계시는 그레이스님께
    제가 이리 흥분하는 마음을 전해도 되는것인지...
    '다시 댓글을 수정해봅니다

    • 그레이스2020.03.05 13:06

      개인비용도 나중에 정산할 때,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대부분 돌려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일부는 합의금으로 계산 될 수도 있고요.
      만약에 현금을 그정도 여윳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사고로 얼마나 쪼들리겠어요?


      들어 간 돈을 전부 내가 감당하고,
      몸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겠어요.
      척추뼈를 여러개 다쳐서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 장애인 등급을 받았어요.
      자동차에 장애인 스티커를 붙이고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두는...
      앞으로 통증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얼마나 될지...그 게 가장 궁금합니다.
      아마도
      꽃구경이나 여행을 가는 것도 자동차로 가는 곳이 아니면 어렵겠지요.
      여름하늘님이 목련꽃 활짝 핀 공원을 산책한 사진을 보고,
      나는 이제 저렇게 걸어 다닐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가슴이 아릿했어요.

  • 키미2020.03.05 14:04 신고

    사실은 요즘 그레이스님 상황에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
    글에 힘이 없으시고, 낙망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실망하시지 마세요.
    저는 그 사고에 그렇게라도 회복하신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섬뜩합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니 이겨내시리라 생각합니다.
    힘 내세요~!!

    • 그레이스2020.03.05 14:56

      이 와중에,
      보름 전에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고 연락이 와서
      남면이 감기몸살로 아파서
      회복이 되면 전문가 불러서 공사를 하겠다고
      했었어요
      어제 또 찾아 왔기에
      사실은 감기뿐 아니라 교통사고를 당해서
      몸이 불편한 중에 감기까지 겹쳐서 정신이 없었다고
      불편을 드려서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난방 파이프에 금이 간 것 같다고
      곧 공사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러니...
      심란함이 겹쳐서 더 힘이 없네요
      공사 전문가에게 연락을 했는데
      아직 찾아오지도 않고요
      안방 옆의 목욕탕이나 거실을 뜯어야 될 것 같아요

    • 키미2020.03.05 15:15 신고

      아이쿠....저런..
      지금 코로나 때문에 사람 부르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꼭 마스크를 쓰고 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감염자인지 알 수도 없고, 불안합니다.
      어제 확진자 인터뷰를 들어보니 부인이 그렇게 마스크를 쓰라고 했는데,
      이 사람이(남편) 괜찮다고 금방 나온다고 하고 결혼식장에 갔다가 10분만에 나왔는데 확진되었답니다.
      부인과 아들은 마스크를 써서 음성이고요.
      부산에도 환자가 꽤 있어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스크 가진게 없으시면 손수건이라도 좀 두껍게 하셔서 두르세요.
      그레이스님은 지금 환자라 큰일납니다.

    • 그레이스2020.03.05 17:59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보다
      누수를 진단해줄 기술자와
      바닥을 뜯고 공사를 해줄 인부를 빨리 못구할까봐
      더 걱정이예요
      알아보고 연락해주겠다더니 소식이 없어요
      아랫집에 피해주는 게 너무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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