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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객관적인 판단으로

by 그레이스 ~ 2020. 5. 15.

 

나에게 이익이 되느냐 손해가 되느냐 보다,

올바른 판단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댓글을 쓰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남편은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순간부터 아래층 거실의 티비를 켜서

유튜브로 클라식 음악을 듣는다

거실에 아무도 없을 때도 끄지 않고 그냥 계속 켜 두는데...

내 기분이 바닥으로 쳐지니까

그 게 아주 듣기 싫고 왜 저렇게나 몇 시간씩 켜 놓느냐 싶어서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감미로운 음악이 싫다는 내가 정상적이 아니라는 판단에

남편에게 싫다는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귀에 거슬려서 더 짜증이 나고 우울하고...

 

3월 4월에는 수시로 내가 껐었는데 (말 안 하고 끄는 내 행동이 싫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5월 초에 남편에게 말했다.

저렇게나 좋은 음악을 듣기 싫다고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정상이 아니어서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이성적으로는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너무 듣기 싫고 짜증 난다.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그 후로

하루 종일 클래식 음악을 듣는 생활에서 벗어났다.

 

내 위주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일상생활에서도 말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다

 

내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괴로운지 남편에게 되풀이 말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내용을 또 듣는 게 뭐 좋겠나 싶어서

아주 심한 날이 아니면 내색을 안 하게 된다.

 

그레이스님께서 지금도 얼마나 회복을 위해 노력하시며
생활하고 계시는지 알게 되는 글입니다
감미로운 음악도 정말 내가 심신이 편해야 감미롭게 들리고
아무리 좋은 음악도 내가 듣고 싶을때 들어야
좋은음악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음악을 이젠 안들어도 되도록 말씀을 하셨다니 정말 잘됐군요
툴툴 불만만을 할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내맘속이야기를 해야만
상대방이 납득하고 알아준다는...
이부분은 제가 잘 안되는 부분이라 다시한번 내 스스로 깨우쳐봅니다.
요즘 코로나때문에 24시간 남편과 함께하는 공동생활을 하다보니
남편과 뜻이 맞았다 안맞았다...
은퇴후 공동생활에 대한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레이스2020.05.15 12:27

    대부분의 부부가
    은퇴후 남편과 하루종일 같이 있지 않아도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일이 매일 생긴다고 합니다
    아내의 사소한 짜증에
    남편은 이제는 내가 돈을 못버니까 저러나 라는 오해를 하고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어 예민해지고,
    또 남편이 집안일에 사사건건 참견한다고 짜증이 나고요.
    남편이 출근했을 때는,
    집안일을 미뤄놓고 게으럼을 피울 수도 있는데
    남편이 있으면 눈치 보여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지고요.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는,
    불만이 생기더라도
    당신탓이라고 하지않고 서로 생각이 달라서 그런 거라고...에둘러 지적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디다.
    잘못을 직접적으로 잘못했다고 비난하면
    자기 잘못을 인정 안하고 싸움만 되니까요.

    속에 부글부글 불만이 있어도
    그걸 말하는 게 쪼잔하게 생각되어 참는 경우도 많잖아요.
    혼자서 참다가 참다가
    아주 사소한 일에 한꺼번에 폭발한 적도 있었어요.
    남편은 이 게 왠 날벼락인가 했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요령이 생겨서
    기분이 나빠지면 어느 싯점에 예고를 합니다.
    나는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울 만큼 한도에 다다랐다 그러니 그만해라 하는 신호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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