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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과거 남편이 했었던 일.2

by 그레이스 ~ 2020. 8. 4.

외국 선주회사에서 필요한 배를 주문할 때는 대형 회사에 발주를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현대 삼성 대우처럼 큰 회사에서는 이미 주문받은 물량 때문에

새로운 계약이 성사되어도

완성된 배를 가져 가는 시기가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급하게 새로운 배가 필요한 선주측에서 빨리 가져가는 조건으로

기술을 제공하고 여러 조건을 합의한 후에 작은 조선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 예정대로 잘 이행되겠지만,

가끔은 엉뚱한 이유로 사고가 나기도 한다.

 

배가 건조되는 단계에 따라 선주측에서 선수금을 입금해 주는데,

조선소 측에서 그 돈을 배를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고

회사가 사업확장하면서 빌린 급한 은행돈을 갚는데 써 버렸던 모양이다.

받을 돈을 제 때에 받지 못한 하청업체와 자재납품 회사들이 작업을 중단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선주 측에서 남편에게 기술담당과 해결사 역할을 의뢰했던 사건이다.

 

2008년 추석 하루 전에 쓴 글.

 

어제 은행 마감하기 전 4시에,

하청업체들,자재납품 회사들, 작은 용역업체들...

(회사 경영자와 의견충돌을 해가면서도) 두 달씩 밀려있던 대금30억 정도를 통장으로 다 넣어줬다며

술 한잔을 마시며 얘기한다.(외국에서 이번 선수금이 남편에게로 입금되어서)

하청업체의 하소연을 내게 들려주며,

사람답게 사는 게 뭐냐고?

남 가슴 아프게는 하지 말아야지 그런다.

 

남편의 의견은 신랄하다

평소에도 누가 열심히 일 한다,고 하면,

열심히 하면 뭘해? 잘해야지! 그게 대답이었다.

똑같은 인형 눈붙이기 일을 누구는 두세 시간을 꼼짝없이 앉아서 잰 동작으로 10시간을 한 것과,

누구는 10분마다 물먹고, 10분마다 화장실 가고... 밤을 새우며 열심히 했다고 한다면,

그 결과가 엄연히 다른데도,

그 성과를 똑 같이 아니 시간만큼 더 평가해달라고 떼쓰는 게 요즘의 근로 현실이란다.

 

근무 중에 인터넷 하고, 몰래 증권시황 알아보고, 메신저 하고, 사적인 전화하고...

그러고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야근한다는 사람들...

그게 일반적인 근무자세더라 - 무슨 경쟁력이 있겠냐?

그러면서도 인원감축에는 결사반대하는 근로자들.

이혼 전문 변호사가 온갖 나쁜 사례를 다 알고 있듯이...

남편은 참~ 비판적이네.

 

또 기업 하는 사람들 과욕이 문제라며...

사업 확장, 토지매입...

무리한 회사 키우기로 자금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

선수금을 다른 용도로 쓰고 싶은 유혹이 생기겠지 - 그래서 이번 일이 터진 거고.

회사 오너에 대한 불만도 강도 높게 터뜨리고...

 

 

다음 주에도 줄줄이 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양쪽 회사의,

국내지불보증 은행 - 외국회사의 보증은행 간의 의견 조율.

이쪽 회사의 대주주 - 외국회사의 주주 대행.

 

 

조금 전 낚시도구를 챙겨 들고 밤바다에 나가셨다.

바위에 걸터앉아 밤바다를 바라보며 수백억 살려볼 묘수풀이를 연구하겠지?

아마도 새벽녘 까지...

 

 

 

저 선박의 발주 가격이 300억 정도였을 겁니다.
계약이 성사 된 싯점에 30% 정도의 선수금을 받아 자재를 확보하고 배를 만드는 인부를 확보하는데
배가 만들어지는 단계별로 10%씩 선수금이 들어 옵니다.
완성되면 마지막 대금이 들어오고요.
선수금을 다른 곳에 사용한 시기는
배가 완성 중반이 지난 즈음이었을 겁니다.
하청업체에서 작업을 중단한 이후에 남편에게 의뢰가 들어왔으니
남편은 선주 대행이어서 조선소가 을의 입장이었어요.
두달치 월급을 못받은 하청업체 사장의 하소연을 듣고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
선주측에 추석 전에 돈을 보내달라고 해서,
명절 잘 보내라고 전부 입금 시켜줬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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