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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드라마 몰아보기

by 그레이스 ~ 2022. 1. 3.

토요일 밤에 옷소매 붉은 끝동 16,17회를 연속으로 방영한다고 해서 

그 시간까지 기다려서 보고는 밤 열두 시가 넘었는데도 잠들지 못하고

드라마 갤러리를 검색해 봤다 

 

주말 드라마인데 토요일은 집에 없으니 중간 중간 건너뛰고 봐서

전체적인 흐름만 알고 넘어가는 식이었다

허리가 아프니 쇼파에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한 시간도 못 보고 중간에 그만두는 날도 있었다

역사가 스포일러라서 이미 다 알고있는 내용이니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았을 수도...

 

침대에 누워서도 볼 수 있는 휴대폰으로

한국사 중에 정조를 전공한 사학도 유투버의 정조실록을 1회부터 정주행 했다 

같은 사건이라도 정조실록에 나와있는 내용과 혜경궁의 한중록 내용이 다를 때는

다른 기록도 참고해서 분석하고 설명해줘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아무튼 기본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보니 

혜경궁이 성덕임을 친정에서 데려와서 심부름시키면서 자신의 딸들과 함께 키웠으니 

정조가 어린시절에 소꿉친구처럼 놀았을 것이고 

사도세자 뒤주사건 이후에

혜경궁도 정조도 폐서인 되어 궁에서 나가 외가에 살았던 3년은 한집에서 살았기에 

3년 후 세손 신분을 회복하고 경희궁에서 영조와 함께 지내면서는

어린 시절에 함께 지냈던 그 아이가 첫사랑으로 남아 있어서

15세 정조가  14세 덕임에게 후궁이 되어달라고 했을 거다 

 

덕임이는

영빈 이씨가 아들이 죽은 후에 얼마나 고통 속에서 사는지 봤었고 

혜경궁의 삶이 어떤 지도 잘 알고

장인이 되는 김시묵이 정조의 반대 당파여서 효의왕후와는 남남처럼 살았다 하니 

자기가 왕의 사랑을 받는 후궁이 된다해도 

그토록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야 하는 고통도 따르니까 

평범한 궁녀로 조용히 살고 싶어서

눈물을 흘리면서 세손의 청을 거절했다는 그 기록이 이해가 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쓴 원작가는 정조가 의빈의 비문에 쓴 

<어제 의빈 묘지명>이 알려기기 전에 쓴 소설이어서 

정조가 얼마나 의빈을 아끼고 사랑했는지를 알지 못하고 추측으로 쓴 글이어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개인의 기록 중에서 역사적 신뢰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된 

황윤석의 <이재난고>에 보면 

원자의 생모 소용 성씨의 부친과 집안 형제들에 관한 내용이 있고 

혜경궁이 소용 성씨를 거두어 친히 길렀고 소용 성씨는 혜경궁을 모셨다 것과 

성씨가 자라자 혜경궁이 임금을 지극히 따르기를 권했다는 내용도 있다 

 

정조는 어제 의빈 묘지명 말고도 

어제 의빈 묘표, 어제 의빈 치제 제문, 어제 의빈 3년 내각 후 제축문 등을 썼으며

3년이 지난 후에도 사랑과 정성이 계속 되었다고 한다.

 

의빈 묘지명의 앞부분을 생략하고 중간부터 읽어보면 

 

이로써 마음 한 가운데가 참 슬프고 애가 타며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 

앞전에 겪은 일과 비교해도 비교할 게 없을 만큼 슬프다 

나는 저승도 갈 수 없다 

너를 생각하면 애통하고 슬프도다 

너는 진짜 이승을 떠나는구나 

사랑하는 너는 어질고, 아는 바가 많고,

총명하고, 슬기롭고, 밝고, 이치를 훤히 알고, 옳고, 예절을 지키는 사람이다 

너는 문효세자를 잃었을 때 쉬지도 못했고 눈물도 그치지 못했다

나는 너의 뱃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

문효세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네가 잘못될까봐 걱정돼서 돌려보냈다

그런데 너의 목숨은 어찌 이리 가느다랗단 말이냐

 

나는 이제 무릇 중요한 일을 접고 너의 장례를 살필 것이다

세자를 너의 옆에 있게 할 테니 편히 쉬어라 

지금 내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구나 

사랑한다 

 

드라마가 끝나고

정조께서 쓰신 비문을 다시 읽어보니 눈물이 줄줄...

예전에,

그러니까 2006년도에 드라마에 깊이 빠져서

디씨 갤러리를 검색해서 들어 갔던 적이 있어서 갤러리를 잘 아는지라  

이번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 디씨 갤러리를 검색해서

먼저 리뷰를 쭉 읽어보고

그 다음에 공감과 추천이 많은 글들을 읽고는 또 울고... 그렇게 어제 하루를 보냈다 

 

월요일이 되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일주일의 첫날을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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