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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4월 1일 + (정희와 통화)

by 그레이스 ~ 2022. 4. 1.

1.4월의 첫날이니 꽃 사진부터 먼저 

 

아마릴리스는 이제야 봉오리가 조금 벌어졌다

싹이 나서 올라온 줄기를 다른 화분에 심었더니

일 년 만에 줄기가 두 개가 되었고 꽃이 핀다 

아래 붉은색도 진즉에 분리해서 다른 곳에 심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대로 두었더니 양쪽 다 줄기가 가늘어졌다 

 

2.금요일은 도수치료하러 가는 날인데

아침에 재활치료실에서 전화가 왔다 

담당 치료사가 새벽에 아이가 아파서 오늘 출근을 못 하니,

오늘 일정은 모두 취소한다는 

대신에

집에서 폼 롤러를 무릎 밑에 받치고 엉덩이를 올리는 동작을

10번 호흡하는 동안 버티기를 3번 반복하고는 중단했다 

재활치료실에서는 힘들어도 (30분 정해진 시간이 아까워서) 다시 시도를 하는데 

혼자서 연습하니 힘들면 쉬게 된다 

 

3. 수요일 밤에 

결혼 전에 한 학교에서 근무했던 정희가 몇 년 만에 전화를 했더라 

소식이 없었던 기간이 5년은 넘었을 듯 

방송국 아나운서로 근무하는 딸과 사위의 근황도 듣고

이미 고등학생 중학생이 된 손자 손녀 소식도 듣고 

딸과 아들이 10분 거리 20분 거리에 살아서 편리하고 좋다는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우리가 노인이구나를 절감하면서 

대화의 내용이 그렇게 흘러가는 게 너무 싫었다 

보고 싶다, 만나자는 말에

오미크론이 잠잠해져서 편하게 다닐 수 있으면 연락하자고 했으나 

만나서 또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할까 봐 피하고 싶다.

이미 칠십이 넘은 나이에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면 되는 거지 재산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나는 손자 손녀 일곱 명이라서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다 

 

  • 키미2022.04.01 10:27 신고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살아갈수록 뭐 필요한 옷도 없고, 먹고 살만하면 공과금 정도 내면 적당하다 싶습니다.
    조금 저축했다가 더 늦기 전에 유럽을 함께 가자. 따로따로 젊을 때 많이 돌아다녔으나 함께 간 적이 없어서.
    남편은 비행기 타기 싫다고 하더니 요즘은 한 번 가볼까 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2.04.01 10:50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으니
      내가 어떻게 사는지 탐색하는 듯 한 느낌이 들었어요
      재작년에 교통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안 했고
      계속 해운대 그 집에서 사냐고 물어서
      작년에 용인으로 이사왔다 하니 또 물어서
      전세로 왔으니 얼마나 여기 있을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다 했어요
      큰아들이 무슨 동에 사냐 작은아들은 어디 사냐 ... 그런 질문에 피곤함을 느끼고
      나는 이런 질문은 처음이라서 당황스럽다고 했어요
      자식들이 부자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고
      그냥 아이들 키우면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하고
      우리는 생활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살고있다 하고요

  • Silky2022.04.01 10:28 신고

    그렇습니다. 요즘 세상에 손자 손녀가 일곱이면 확실히 성공한 삶을 사신 거 맞습니다.
    맞고 말고요.
    저는 4명의 아들 딸이 이제 겨우 4명의 손자와 유일한 손녀 합해서 5명이 되었네요.
    저도 7남매의 5째로 많은 형제자매와 친척들에 둘러 쌓여 자라 났는데도,
    지금도 사람 북적대는 집안 분위기에 익숙해 있어서,
    특히 주말에 아이들이 안 오면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낯선 듯 여겨지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많은 아이들 치닥거리로 뭔가 내가 해야 일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일상이
    많이 미진함을 느꼈었는데, 이제와 보니 내 삶에 가장 확실하게 잘한 일이
    저희들 남매를 그래도 비교적 많이 만들어 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즉 저도 진실로 성공한 삶의 주인공이 된 듯, 느껴지며, 더불어 손주들도
    사촌들을 비롯 남매 간에도 다복한 정을 누릴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01 11:06

      저희는 손자손녀들이 아직 어려서
      또 주말마다 만나니까 더욱 재롱을 많이 봅니다
      윤지가 쓰고싶은 어휘를 기억했다가 적절하게 문장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모습에
      감탄을 하고
      유준이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행동에
      다른 모습을 기대하면서 주말을 기다리고
      하윤이 하영이를 만나서는 예의바름과 반듯함에 놀라고

      그러니 저희 부부는
      사는 즐거움을 손자 손녀들 보는 것에서 느끼고
      매일 양쪽 며느리가 보내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대화하고
      크게 소리내어 웃는 것도 아이들 모습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로움이나 심심함을 느낄 틈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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