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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하영 하준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 (2018년 8월 14일)

by 그레이스 ~ 2022. 8. 3.

노트북에 표시된 시계가 5시 30분이다.

이제 기차가 출발하겠구나.

하룻밤만 더 자면 안되냐고 안타까워하다가,

짐을 챙겨 나가는 걸 보며 울음을 터트린 하윤이.

엄마가 설명하고,내가 달래고... 계단을 내려가 차를 타면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라서 참고 출발했는데...

 

 지금 남편과 통화해보니,

부산역 주차장에 차를 두고,플랫폼까지 따라 내려가서

헤어지기 섭섭해서 펑펑 우는 손녀를 달래느라 할아버지도 울컥했던 모양이다.

열차가 출발한 후에,

아들의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우는 하윤이와 통화를 하고,

이제 주차장으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3박 4일 인줄 알았더니,2박 3일 일정이다.

3일이 후다닥 지나간 것 같다.

  

청사포 스카이 워크 구경 간다고

외출준비를 한 아이들에게 계단에 앉으라고 시켰더니,

할아버지도 같이 찍어달라고 앉으셨다.

 

 

 

그러더니 준이가 빠졌다고,손자를 안고 다시 한장 더, 요구하시네.

 

 

청사포 스카이 워크에서

바닷가에서 주워 온 조개껍질을 손 세정제로 씻어서 물기를 닦아 서울 가져갈꺼란다.

 

아침마다 잉어들 먹이를 주는 건 중요한 일정이다.

할아버지께 조금씩 받아서 던져주는데 몇번이나 되풀이 주겠다고 반복한다.

그러다가 물고기 배터져서 죽는다고 엄포를 놓으며 말린다.

 

타일바닥에 흙처럼 보이는 건,

하준이가 한바탕 휘저어서 물고기 먹이를 쏟아놓은 걸 대충 치운 모습이다.

안되겠다고 하준이는 데려가라는 누나들 원성에,

며느리가 하준이를 안고있다.

 

이번에는

허리가 아픈중에도 열심히 청소했고,

차근차근 음식준비도 여러가지 해놨었다.

 

4일간 먹을 꺼라고

삼계탕, 미역국, 돼지고기 김치찜,꽃등심구이 전과 나물볶음.

닭백숙 잘게 다지고 당근 호박 양파 다져서 야채죽 끓이고,

큰전복 넉넉히 넣어 식구가 다 먹을만큼 전복죽 끓여놓고,

갈비살 다져서 볶아 쇠고기죽 끓이고.

물김치 담궈서 익혀놓고.

 

3박 4일이라고 생각해서

어제 점심은 호텔에서 먹고, 오늘 저녁에는 외식할 생각이었다.

점심은 콩국수를 먹으려고 준비했었고.

항상 피곤한 아들과

아이 셋 키우느라 야윈 며느리를 몸보신 시켜 보내리라 작정했었다.

 

잘먹고 잘 쉬다가 간다고 인사하는 며느리.

보내놓고나니,

내마음이 많이 허전하다.

 

  • 그레이스2018.08.14 20:56

    헤어질때마다 저토록 서운해하면서 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댁은
    꿈이 펼쳐지는 다락방 같은 곳이겠지요.

    갑자기 피곤이 밀려와서
    부엌 설겆이만 해놓고,
    빨래와 정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누워있어요.

  • 키미2018.08.14 21:28 신고

    어머...3박4일 아니었네요.
    2박3일이면 정말 후딱 지나가죠. 제가 다 아쉽습니다.
    사진이 아주 많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ㅎㅎ
    계단에 앉은 자세를 보니 하영이가 참 여성스럽게 손을 모우고 ..하윤인 여배우 표정입니다.
    부군께서도 참 서운하셨겠습니다.
    혹시 서울에서 함께 사셨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가까이 있으면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자주 볼텐데요.
    아이들이 금방 자라서..
    큰집 아이들도 이제 명절에 가도 제각기 바빠서 남편이랑 이야기할 시간도 잘 없더라구요.
    조개껍질도 성격 따라 모양이 다르네요.
    하윤인 많이, 크게, 갖가지 모양으로
    하영인 독특한 것으로 몇 개만...

    답글
    • 그레이스2018.08.15 07:38

      일어나보니 일곱시가 넘었네요.
      다섯시에 깨었다가 다시 잠들었어요.
      남편 혼자서 먼저 식사를 했습디다.
      타월 세탁기에 넣고,
      거실에 나와있던 이불들 호청을 뜯어 빨래를 해야하는 것들.
      오늘 못하면 내일 하고...천천히 정리를 해야지요.

      어제는 많이 허전했는데,
      지금은 다음 달에 또 볼텐데 뭘... 그러고 있어요.

  • 여름하늘2018.08.14 21:34 신고

    집안 정리가 다 될때까지는
    곳곳에 아이들의 흔적이 남아있을텐데
    흔적을 볼때마다 아이들이 아른거려서
    정말 허전하시겠네요.
    하지만 수고 많으셨어요
    푹 쉬셔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15 07:45

      천천히 정리하려고 해요.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놀았던 장난감들도 아직 그대로 물에 담겨 있어요.
      아이들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떠나고 나니 피곤이 몰려와서 쓰러지듯이 세수도 안하고 잠들었어요.
      귀찮아서 세수도, 얼굴에 아무것도 안바르고 그냥 요.
      오전에 대충 치워놓고,목욕 가서 뜨거운물에 푹~담그고 와야겠어요.

  • 하늘2018.08.15 02:40 신고

    헤어질때마다 눈물바람인
    하윤이의 여리고 풍성한 감성을 볼 때마다 제가슴이 다 뭉클해진답니다
    그 어린게 얼마나 맘이 아플꼬.. 하구요
    참 이쁘게 클 거 같아요

    평생 살아가며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는 조부모님과의
    따스한 하윤이의 기억에
    잠안오는 이 밤,저도 잠시 눈을 감고 동참해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8.08.15 07:52

      헤어질때마다 눈물바람하는 하윤이 때문에 더 허전하고 울컥합니다.
      첫정이 깊게 들었는데,
      만났다 헤어질때마다 그렇게나 애틋해하니...

      해마다 부산에서 좋은추억 많이 만들기를 바랍니다.
      저도 살면서 힘들때,
      할머니생각,
      시골 할머니댁과 그 동네를 생각하거던요.
      (지금은 흔적도 없어져버려서 더 그리워요. 시골동네가 전부 없어지고 창원시로 변했어요)

  • 소나무 32018.08.15 08:45 신고

    그레이스님이 복이 많으신 분같네요. 손주들도 모두 귀엽게 생겼고 며느님이 착하고 예쁘게 생겼네요. 조용히 두분만 살다가 아이들이 북적이니 생기가 돌면서도 피곤하실 것같아요. 수고 많으셨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15 09:16

      아들가족이 부산 오는게 일년에 한두번이니까
      내가 할수있는한 더 신경쓰고
      잘해줄려고 많이 애씁니다
      며느리가
      진심으로 편하고
      시댁이 아니라 휴가이기를 바라거던요
      그래서 설겆이도 못하게 했어요
      푹 자고
      해주는 밥 먹고
      잘 놀다가 가게 하는게 목표였어요
      같은 도시에 살거나
      자주 오면 그렇게 할 수가 없겠지요
      다른집 시엄마들은 명절때 똑같은 일을 겪는데
      우리집은 명절에 자식들이 오지않으니까
      시엄마의 수고는 비슷할 겁니다

  • christine2018.08.18 00:48 신고

    아직 허리회복중이심에도 손주맞이하시느라 진짜 수고하셨어용~ 자녀를 배려하는 두분의 정성 진짜 감동입니당^^

    답글
    • 그레이스2018.08.18 07:31

      내 몸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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