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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혼자 시작하는 하루

by 그레이스 ~ 2022. 12. 6.

용인으로 이사를 온 이후

남편이 낚시 여행 떠나고 혼자 있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정확하게는 2020 년 1 월 교통사고 이후 제대로 장비를 갖춰서 낚시를 갔던 적이 없었다

남편은 일찍 회복되어 낚시를 갈 수 있었는데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두고 차마 낚시하러 떠날 기분이 아니었던 거지

낚시 장비없이 그냥 바다를 보러 밤에 나갔다 오는 건 가끔 있었지만 

딱 1 년 후 2021 년 1월 용인으로 이사를 했고

그 이후로는 낚시가 더욱 어려웠다 (민물낚시는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싫다고 했다)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낚시 열망이

부산 가서 (11 월 24 일) 낚시터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고는 폭발한 것이리라 

돌아와서 지하 주차장에 세워 두었던 카니발을 세차와 정비하고 

매일 2~3 시간씩 낚시 장비도 손보고 필요한 물품은 사 와서 보충하고...

마누라에게는 포드 자동차 혼자서 운전할 수 있는지 동네길에서 왔다 갔다 시켜보고,

시내도 나가보라 하고

나는 1984년 5 월부터 남편 차가 아닌 내 차를 운전했었다

(학교 수업 마친 아이들 교문에서 기다렸다가 수영장으로 스케이트장으로 데리고 다녔던 런던시절)

38 년 경력인데 사고 이후 2 년을 빼더라도 36년을 운전했고

경부고속도로를 혼자서 다녔던 실력이다 

아무리 2년을 쉬었다 한들 동네 운전을 못할까? (옆자리에서 시시콜콜 잔소리가 엄청났었다)

 

어제 오전 치과 다녀오면서

초보자의 마음자세로 운전할 테니 안심하고 낚시 가시라고 했다

언제 오는지 묻지 않았지만 토요일 서울 가야 하니 그 전에는 오겠지 

안전하게 운전하시라고 두 시간마다 휴게소에서 쉬라고 당부했더니 

부산 도착했다고 전화 왔었다

어젯밤부터 바다낚시를 했을 테고 낮에는 쉬고 저녁부터 낚시하는... 반복이겠다

 

거의 24시간을 같이 있다가 집에 혼자 있으니 무척 홀가분하고 편하다 

허리 아픈데 책상에 앉아 노트북 보는 게 아주 나쁘다고 수시로 경고(잔소리)를 받으니

글 쓰고 싶은 순간에도 눈치 보는 때가 많았다가 지금은 맘 편하게 앉아 있다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해서 보고 

졌지만 잘 싸웠다고,체력이 소진되어 무릎을 잡고 서 있는 선수들을 보니 울컥하더라 

그동안 수고한 축구선수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쏟아지는 눈을 보고는 사진도 찍고

머리카락 보호를 위한 헤나 팩도 준비해놓고

일요일 오전 헌책 수거하는 아저씨 오기 전에

책장의 나머지 책을 현관에 내놓으면서 아쉬워서 남겨둔

운전 하면서 이용했던 낡은 런던 시내 지도책을 펼쳐보고 참으로 느긋한 시간이다 

 

이제 일어나서

머리카락 헤나 팩을 하고

빨래를 하고

무를 채 썰어 생채도 만들고 볶아서 나물도 만들고 

멸치볶음도 만들어야겠다 

 

엊그제 정리했던 아들의 성적표 중에서 

전교 일등하는 큰아들의 유명세에 밀려 이웃도 몰랐던 세훈이 성적표와 상장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서부국민학교에서도

5학년 2학기에 전학을 갔던 시내의 신정국민학교의 6 학년 성적표도 올 수를 받았고 

가운데는 성적이 우수하다고 받은 상장들 

왼쪽은 대회 나가서 받은 상장과 표창장들 

 

서류봉투에 넣어서 작은아들 만나면 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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