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일 (토요일)
윤호 유라는 학교에서 주최하는 수영대회에 나가느라 일찍 집에서 나간다고 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5 월 초에 있었던 수영대회에서 각 반마다 잘했던 아이들 8명씩 뽑아서
이번에 1, 2 학년을 섞어서 팀을 나누어 단체 경기를 했단다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을 한 명씩 릴레이로 해서
여섯 팀 중에 3등을 했다고(윤호는 마지막 주자로 접영)
저녁 내내 메달을 목에 걸고 있었다
메달을 빙빙 돌리면 옆에 있는 사람이 맞아서 다칠 수 있다고 강제로 벗겨서 책장 위에 뒀는데
다음 날 일어나서 또 목에 걸고 있더라
개인전도 수영장 끝에서 턴 할 때마다 종목을 바꿔서
메들리로 경기를 했는데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못 받았다고
그렇게나 수영을 많이 했으면 배가 고팠겠다 하니
수영장에서 곧장 생일파티하는 집에 가서 많이 먹어서 괜찮다네
저녁밥을 빨리 안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며느리가 설명하기를
여학생 남학생 따로 경기를 했는데
유라네 반에는 접영을 할 줄 아는 아이가 두 명뿐이라서
네 종목이 갖춰져야 단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단다
같이 팀으로 출전한 다른 아이의 엄마가
유라 덕분에 시합에 나가고 또 메달도 받아서 너무나 고맙다고 하더란다
유라는 동메달을 받은 게 윤호만큼 기쁘지 않은지 좀 시들하다
오전에 윤지의 열이 거의 40도가 되었단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해열제를 먹고 정상 컨디션이 되었는지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는 노래를 들려주겠다고
4 월 22 일 보낸 동영상에는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하더니
이번에는 정확하게 끝까지 다 부르네
아기공룡 둘리, 문어의 꿈, 피카추가 요즘 좋아하는 노래이고
더 불러보라고 하면 그다음에 동요를 부른다
4 월 22 일 받은 동영상
유준이 낮잠 재우려고 할아버지가 유모차에 태워 나가려고 하니
윤지가 자기는 파리 바게트에 가서 빵도 사고 케이크도 사겠다고 해서
둘 다 유모차에 태워 방수 커버를 씌워서 나가셨다
유준이는 파리 바게트 매장에 가기도 전에 잠이 들었고
조각 케이크를 사겠다는 윤지의 의견에 맞춰
아이가 원하는 여섯 조각을 담아 한 판을 만들어 담아 오셨다
유준이는 방에 재우고
윤지에게 먹고 싶은 조각을 고르라고 접시에 담아 줬더니
한 입을 먹자마자 곧바로 토하고 싶다 해서 중단하고
밥을 반공기 덜어서
계란죽을 끓여 참기름 조금 넣고 간을 약간 해서 몇 숟가락 먹였다
낮잠 자고 일어난 유준이는 핑크색 케이크를 혼자서 다 먹을 만큼 좋아했다
윤지는 노래 부르고 잘 놀다가도
열이 나고 기운이 없어지면 베개와 이불을 들고 나와 저렇게 엎드리고 있다
얼른 체온계로 재어보면 39도가 넘는다
해열제 먹일 시간을 넘겼구나 하고 놀라는 어른들
어린이집에서 후두염이 유행이라는데
유준이가 옮아와서 윤지에게 옮겼다
유준이는 미열이 있으나 가볍게 지나가는 것 같고
윤지는 기관지가 약해서
가족 중에 누군가 감기 걸리면 직통으로 윤지가 옮아서 고생이다
다행히 해열제만 먹으면 다시 생생해져서
저지레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오빠 피아노 연습하는 옆에 가서 뚱땅 거리며 화음도 넣어보고
아이패드로 더하기 공부도 하고
날마다 바쁘게 보낸다
유라 소품통에 있는 걸 꺼내서 가위로 조각조각 잘라놨다
뒤늦게 유라가 보고 조각을 맞춰 보면서 짜증이 났는데
엄마가 수습하느라 똑같은 거 새로 사 줄게~ 얼른 약속을 해서 불상사를 막았다
원래대로 맞춰보는 유라의 손
언니 꺼는 전부 자기 맘대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윤지는
아직도 그 심각성을 모르는 듯 딴소리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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