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많아서
먼저 유준이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야겠다
토요일 저녁
엄마 아빠는 모임에 참석하느라 나가고 아이 넷은 거실에서 다 같이 놀고 있었다
7 시 40 분즈음
유준이가 슬며시 일어나서
치카해야지~ 아이패드 볼 꺼믄 치카해야지~~~ 하고는 목욕탕으로 간다
할아버지와 나는 놀란 표정으로 서로 쳐다보고
저녁마다 양치질하고 잠옷 갈아입고 나서
자기 전 30 분 아이패드를 보는데
양치질을 안 했으면 아이패드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유준이가
아이패드를 보기 위해서 제일 먼저 일어났던 거다
유준이의 행동을 보고 다른 아이들도 아차~ 싶은지 서둘러 목욕탕으로 간다
유준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큰애들은 잠옷으로 바꿔 입지도 못하고 운동복 그대로 앉았다
윤호 유라는 1 학년이 되었다고 교육용으로 아이패드를 사 줬는데
그걸 공부한다고 이해할 수가 없는 윤지가 엄마 아이패드를 빼앗아 뽀로로를 보기 시작했고
둘이서 같이 보는 건 싫다고 울고 떼쓰던 유준이는 아빠의 아이패드를 획득했다
놀이터에서 나뭇잎 몇 개를 약초라면서 가져와서 놀다가
말라서 부스러지니까 쓰레기통에 버리러 갔다가
바닥에 떨어진 조각을 빗자루로 쓸어 담는 걸 보고 잘한다고 칭찬을 쏟았더니
세탁기 안에도 빗자루를 넣어 청소하는 시늉을 한다
문을 닫고는 밖에도 쓸고
칭찬을 들은 김에 뒤쪽에 있는 건조기도 한바탕 청소(?)했다
유준이 뒤에 보이는 나뭇잎은 쓰레기통에 들어가지도 못했구나
최소한 하루에 다섯 번 이상 킥보드 타러 나간다
입주이모님이 토요일 오전에 퇴근하면서 명심해야 할 주의사항은
순식간에 유준이 혼자 현관문 열고 나가서 킥보드 끌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상황이 생긴다고
아이 잘 지켜보시라는 당부를 했었다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은 윤호는
지구에 대한 공부에 열심이다
에베레스트산이 있는 위치를 할머니에게 설명하면서
자기가 산맥을 알았는데 잠깐 기억이 안 난다면서 나에게 묻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나도 생각이 안 나네
너무나 놀라서 순간적으로 눈앞이 하얗게 되는 줄...
문제집을 보고 있는 아이의 눈을 피해 얼른 휴대폰으로 검색을 했다
히말라야 산맥
이게 우찌 생각이 안 날 수가 있냐고?
아무래도 내가 바보가 된 모양이다
자전거 타는 윤호 유라와 킥보드 타는 윤지와 유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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