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서울 갔을 때 세훈이에게 말했었다.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거보다 살아계실 때,
널 반가워하시고 이름을 불러주실 때,
찾아뵙는게 더 좋겠다고...
먼저 약속된게 있고, 다른 일들이 있어서 12월 8일에 내려가겠습니다 그랬었는데
밤에 전화가 왔었다.
아침 8시 30분 비행기로 내려갑니다.
해서 우리 부부도 8시 40 분쯤 집에서 출발해서 김해공항에서 세훈이를 만나 창원으로...
병실에서 아버지를 뵙고나니 오늘 내려오기를 정말 잘했구나 싶었다.
지난 토요일에도 책도 읽으시고,
명훈이, 세훈이 소식도 이것저것 많이 물으셨는데,
목요일부터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셨다며 겨우 몇 마디 말씀만 하시고, 손만 잡아주신다.
우리 모두 마음으로 각오하고있으면서도 애써 내색은 안 하려는 아들, 딸들...
간밤에는 서울 사는 둘째 아들이 밤새워 병실에서 시중들고 간호했다고...
매주 토요일 밤마다 아들들이 번갈아가며 아버지 곁에서 밤을 새우는 것으로 마지막 효도를 하는 셈인가?
아버지께서 자식들의 정성으로 위로를 받으셨으면...
내 자식들이 이렇게나 나를 위하는구나... 그런 위안을 가지시라고
간병인을 구하지 않고 우리들이 돌아가며 시중들기로 결정했었다.
4시 비행기로 다시 올라가는 세훈이를 공항에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찾아본 옛 사진들.
오십 대의 우리 아버지.(명훈이와)
잘생긴 아버지가 어린 딸에겐 큰 자랑이었는데...